영화 드림으로 바닥에서 희망을 쏘다

2023. 4. 27.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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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철 역에서 나오면 언제부터 핵심 지역에는 잡지를 파는 사람들이 서 있었습니다. '빅이슈'라는 잡지로 노숙자가 판매하는데 재활을 위한 일환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빅이슈는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잡지입니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연예인도 좋은 취지라는 걸 알고 무료로 하는 걸로 알고요. 이런 노숙자들이 모여 축구시합을 합니다. 한국도 여기에 첫 참여를 했던 걸 모티브로 만든 영화가 <드림>입니다.


드림에 나온 배우는 박서준과 아이유입니다. 아이유 같은 경우 배우로 출연할 때는 이지은이라는 진짜 이름을 씁니다. 여기서는 가수 이름인 아이유를 써서 오히려 친숙하면서도 어색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윤홍대(박서준)이 프로 팀에서 시합을 합니다. 이 날 시합은 팀 에이스가 유럽 팀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인데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려 있었죠. 윤홍대는 최선을 다하지만 쉽지 않았고 오히려 방해마저 하는 꼴을 보이게 되어 화제가 되고 뜻하지 않은 주목을 받습니다.


시합이 끝난 후 나오는 길에 한 기자가 질문을 합니다. 홍대의 엄마가 사기 사건으로 도망 중인데 알고 있느냐면서 숨기고 있는 건 아니냐고요. 특정 기자가 집요하게 물어봐서 참지 못한 홍대는 그만 큰 일을 저질르고 맙니다. 해당 기자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찔러 버립니다. 모든 기자가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나 해당 사건은 전국적으로 퍼집니다. 각종 밈을 만들어 사람들은 윤홍대를 알게 되죠. 선수로 생명도 끝날 위기에 처했지만 얼굴이 잘생겨 연예 기획사에서 스카웃하려 합니다.


마침 노숙자 축구 대회가 있어 이곳에 코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기획사는 그곳에 가서 이미지를 좋게 만든 후 연예쪽으로 데뷔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마침 해당 이벤트는 방송국에서 다큐로 만들 예정이라 출연하면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죠. 해당 다큐는 이소민(아이유)이 연출하는데 그동안 시청률이 좋지 않아 이 다큐에 목숨걸었습니다. 둘은 서로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하며 으르렁거렸습니다.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홍대와 열심히 해야 하는데 따라주지 않는 홍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소민.


다큐는 다큐지만 역시나 사연이 없다면 보는 재미가 없겠죠. 이를 위해서 소민은 노숙자 대회에 참가할 사람을 자신이 미리 뽑아 놓았습니다. 잘 나가는 사장에서 노숙자가 된 김환동(김종수). 너무 잘해 빌려준 돈도 못받아 이혼당해 바닥까지 간 전효봉(고창석). 어찌어찌 하다 노숙자가 되었지만 자신을 따뜻하게 해준 진주(이지현)을 좋아한 손범수(정승길). 조폭 출신이지만 너무 감성이 풍부한 전문수(양현민). 말이 거의 없어 이유를 잘 모르지만 노숙자가 된 조영진(홍완표). 끝으로 사랑하던 연인을 잃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김인선(이현우).


생전 처음으로 축구를 했는지 단 한 명도 제대로 공차는 사람이 없습니다. 노숙자였으니 체력은 더욱 없는 상태였고요. 모든 걸 바닥부터 전부 해내야 하니 홍대는 거의 절망이죠. 이 팀을 이끌고 노숙자 대회에 참가하려는 황인국(허준석)은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힘듭니다. 노숙자라는 점이 아무래도 꺼려지는 가장 큰 이유겠죠. 심지어 공을 제대로 때리지 못해 골대 안으로 넣는 사람도 없을 정도입니다. 다큐 촬영하는 소민은 홍대를 윽박지르며 그럴싸한 화면을 만들기 원하기도 하고요.


첩첩산중으로 연습 중에 부상자까지 나오며 가득이나 선수도 없는 데 어려움에 처합니다. 이들이 과연 출전이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반전이고요. 후반전은 실제로 대회에 나가 시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후반전입니다. 똑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전반전에는 각 캐릭터에게 서사를 부여하고 각자 감정이입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야 후반전에 가서 감정 공유를 하며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니 말이죠. 공감을 넘어 눈물까지 나오게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이병헌으로 <극한직업>으로 한국에서 무려 1,600만 명을 동원한 엄청난 흥행을 했죠. 가장 큰 특징은 언어유희가 아닐까해요. 이건 극히 로컬적으로 한국에서만 통할 성질이기도 하죠. 한국어의 맛을 알아야만 그 묘미를 느끼며 웃을 수 있거든요. 이번에도 초반에는 그런 재미있는 언어유회로 서로 대사를 치며 웃게 만드는 장면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소민과 홍대가 아옹다옹하며 상대방을 웃으면서 무시하죠. 그럴 때에 소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아이유가 하는 연기는 기존에는 아이유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라고 할까요.


보통 영화는 조연과 주연으로 나눠지죠. 주연이 가장 많은 출연과 영화를 대표하고 내용을 이끌어갑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주연이 조연이고, 조연이 주연인 영화입니다. 초반에는 홍대와 소민이 주도하며 이 팀을 이끌어가지만 뒤로 갈수록 보조 역할이 됩니다. 축구 시합을 하면 저절로 뛰고 있는 선수 위주로 연출이 되고 내용이 이어지니까요. 거꾸로 볼 때 그만큼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고 앙상블을 이뤄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할 수 있는데 출연한 배우의 연기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원래도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더욱 돋보이더라고요. 그렇게 볼 때 그런 걸 알고서도 출연한 박서준과 아이유가 대단해보이기도 했고요. 노숙자라는 표현처럼 다들 바닥에 있는 인물입니다. 소민과 홍대도 완전히 바닥이 상황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고요. 그런 상황에서 시합을 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이 감동스러웠어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엄청 고생했다는 인터뷰를 봤습니다. 노숙자가 나오는 영화라니 투자를 받기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영화도 보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찍느라 힘들었고요. 시합 장면은 헝가리에 가서 찍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한 달동안 찍었다고 하니 꽤 고생하며 찍은 듯해요. 원래 박서준이 축구를 좋아하는 건 알았는데 영화를 보니 잘하더라고요. 최근 한국에서 스포츠 영화가 많이 개봉했는데 볼때마다 전부 만족스럽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영화도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더욱 감정몰입이 되었고요. 최근 풋살이 유행인데 영화보니 저도 풋살을 간만에 다시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고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바닥은 올라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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