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서 대외비는 언제나 히든카드로 쓰인다

2023. 3. 3.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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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가 나올 때는 언제나 정의가 없다. 정치 관련 영화를 볼 때 단 한 번도 정의라는 걸 초점으로 이야기가 구성되는 걸 본 적이 없다. 너무 단정적인 표현으로 들리겠지만 실제로 그렇다. 뭔가 정의로운 내용이 전개된다 할지라도 마지막에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허를 찌르면서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국가와 정의 등을 주장한다. 내가 잘 살겠습니라라면서 정치에 입문한 사람을 본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오히려 가진 자가 정치하는 걸 더 반긴다. 정치하는 사람 중에 가난한 사람을 본 기억도 없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정치를 하면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차라리 돈 많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최소한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통념까지 갖고 있다. 유럽 일부 나라에서는 정치도 단순히 직업의 하나로 여기기도 한다. 한국은 정치하는 사람은 무척이나 거룩하고 국가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운다. 정작 그들이 하는 행동은 별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정치하는 사람은 언제나 국민이 아닌 이해당사자를 위해 움직인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모든 정치하는 사람은 결국에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 누가 자신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지에 따라 움직인다. 이번 한 번만 정치판에 뛰어 들어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그만두겠다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러고 싶어도 할 수도 없다. 정치라는 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이 속한 집단과 함께 해야 한다. 그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도 없다.


이러다보니 저절로 정치하는 사람은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긴 힘들다. 아마도 그럴 것이라라고 생각만 할 뿐 이런 실체를 정확히 판단내리기 너무 힘들다. 심지어 뭔가 비리를 저질렀을 때도 정적의 모함이라고 한다. 꼭 틀린 것도 아닌듯해서 판단하기도 애매할 때도 있다. 잘못한 것 맞지만 그에 따른 정의라는 개념이 동일한 잣대로 들이대지 않기 때문이다. <대외비>는 영어로 하면 탑시크릿인데 한글로 보다보니 비용이라는 착각을 좀 더 많이 하면서 처음에 관람했다.


언제나 영화에서 정치와 관련되었을 때 설계자가 존재한다. 설계자가 판을 만들고 그에 따라 전략을 짠 후에 여론 등을 만들어낸다. 누가 더 그럴싸한 여론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당선 여부가 결정된다. 최소한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이런 사실이 많이 나온다. 지금도 그런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훨씬 더 정교하고 세련되게 하지 않을까한다. 영화의 주요 배경은 부산이고 시대적 상황은 92년이다. 90년대 초반이면 적당히 과거와 현재가 결부된 때가 아닌가한다.


과거처럼 하려면 힘들지만 여전히 금권, 관권 선거가 어느 정도 통용되던 시대. 전해웅(조진웅)은 부산 해운대구에서 출마하는데 지역에서 입후보하면 무조건 당선인데 갑자기 서울에서 내려온 특급 지령에 의해 변한다. 해운대구를 새로운 재개발 사업으로 비자금을 만들려는 사업인데 이를 위해 권순태(이성민)이 내린 결정이다. 권순태는 부산의 설계자로 그가 찍은 사람은 무조건 당선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시킨다. 이미 모든 텃밭을 다져놓은 권순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돈이 부족하니 건달인 김필도(김무열)를 끌어들인다. 이미 김필도에게 돈을 빌린 상태였는데 해운대구 개발사업을 보여주며 당선되면 무조건 참여시켜준다고 한다. 살짝 이해 안 되는건 전해웅은 그다지 부유하지도 않고 약간 빈민촌 같은 곳에서 아내가 미용실을 운영한다. 한마디로 돈이 없는 듯한데 정치인으로 살아간다는 점이다. 둘이 손을 잡고 노력한 끝에 여론조사에서는 1등을 하지만 결국에는 낙선한다. 영화는 정치이야기라서 선거과정이 대다수라 생각했다.


막상 영화가 전개되면서 선거이야기는 중반도 아니고 전체에서 3분의 1 밖에 안 된다. 모든 걸 걸었던 전해웅은 단순하고 정직하게 정치 판에서 뛰었지만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권모술수와 판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짜놓은 권순태에게 힘도 쓰지 못했다. 중요한 건 이 사실을 전해웅은 1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 사실을 안 후부터 본격적으로 더러워지기로 결심한다.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다. 정의가 아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모든 걸 자기 편으로 만들어 이용하려 한다.


정치에서 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느냐 여부만 있을 뿐이다. 어제의 적이라도 오늘은 이득된다면 언제든지 손을 잡는다.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이 결코 허구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이런 내용을 조진웅과 이성님이 팽팽한 힘으로 서로 지지않으며 연기해낸다. 김무열은 중간에서 건달역할이라 다른 느낌으로 긴장감을 준다. 영화 끝까지 과연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 궁금했다. 솔직히 마음에 드는 건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결단코 악인이 꼭 처벌받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정치는 이득이되면 뭐든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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