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를 세는 운동은 기회를 다시 얻는다

2023. 2. 23.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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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조연을 하던 배우가 주연으로 발돋움할 때 첫번째 작품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 흥행이 되어야 주연으로 계속 작품활동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연기는 입증되었지만 흥행이 입증되지 못하면 힘들다. 최근에 조연하던 배우가 주연으로 만든 작품이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에는 진선규다. 영화 <카운트>로 첫 주연작품을 찍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실화를 모티브로 한 후에 내용은 완전히 달리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나도 기억은 나는데 88올림픽 때 권투에서 금메달을 얻었다.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 선수가 잘 한것 같지는 않은데 금메달을 따서 홈어드벤티지가 적용한 게 아닌가 했다. 서울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했더라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거다. 사실 권투를 보던 대부분 사람들은 권투 경기의 룰을 잘 모른다. KO가 아니라면 좀 더 상대방에 펀치를 날리는 사람이 잘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볼 때 잽을 날리던지 하면서 관객이 보는 눈과 심판이 보는 눈은 다를 수 있다.


더구나 워낙 한국은 의외로 그런 것에 대해 무척이나 엄격하다. 한국 내에서 벌어지는 짜고 치는 건 용인하면서도 국제 대회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 창피한게 당연하지만 유독 그런 표현을 더 많이 한다. 뭔가 깔끔하고 확실히 이기지 않알 때면 더욱 그렇다. 지역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시합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정작 다음 라운드를 통과해서는 전국에서 알아주지 못해도 지역에서라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된다. 무엇보다 대부분 스포츠 시합에서 심판의 재량이 꽤 크다.


어지간한 경기에서 실력차가 크면 굳이 심판의 재량 따위가 들어가지 않는다. 별 차이가 없을 때 심판의 재량에 따라 승부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럴 때 관객이나 자신의 편이 피해를 입었다는 쪽은 더욱 그 상황을 크게 받아들인다. 협회 등에서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데 한국에서 외국 대회에서 이런 건 못하는 듯하다. 안 한다기보다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뭔가 편파판정으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만든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며 해당 선수는 욕을 먹었다.


영화 <카운트>는 바로 그 선수에 대한 이야기다. 정확히는 그 후의 이야기다. 권투에서 올림픽 준우승만해도 엄청난 일이다. 금메달이니 엄청난 것인데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고 오히려 깔본다. 시헌(진선규)도 권투는 완전히 잊고 고등학교에서 체육선생으로 일할 뿐이다. 주변에서 다들 금메달 딴 걸 알지만. 그래도 금메달리스트니 권투시합에 초대받아 갔을 때 편파판정으로 시합에서 진 윤우(성유빈)이 마음에 걸린다. 집에서는 아들이 아빠는 진짜 금메달리스트냐고 묻는다.


마침 윤우도 시헌의 학교로 전학오고 뜬금없이 말썽장이인 환주(장동주)도 권투를 하게 해달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은 사회에서 쓰레기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이 부분은 정말로 너무 뜬금없이 이상한데 그렇게 권투부를 다시 만든다. 아이들과 열심히 기초체력부터 시작해서 실력을 쌓고 지역대회에 참석을 한다. 여기서 지금까지 힘겹게 감추고 피하려 했던 시헌의 과거와 다시 마주치며 곤란을 겪는다. 자신만이 아닌 학생들까지 피해입는다는 사실에 다시 절망한다.


사실 영화를 볼까하는 고민을 했다. 진선규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사실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냥 끌리지 않았다. 그래도 현재 유일하게 볼 영화라 택했다. 막상 보고나니 잘했다. 생각보다 잘 만들었다.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영화인데 이런 면에서 한국에서 이제는 영화를 만드는 제작진의 능력이 확실히 올라간 듯하다. 어떻게 해야 관객이 좋아하고 유치해도 그렇지 않게 관람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심지어 이 영화는 감동도 주고 있어 살짝 눈물도 핑돌게 한다.


더구나 극장에서 마지막 씬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아마도 주인공인 시헌이 실제 인물이라 좀 더 감정이입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근데, 영화는 진선규가 주인공이지만 어떻게 보면 또 주인공이 아니다. 권투부에서 성장하는 윤우가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렇게 볼 때 2명의 주인공이 있다. 또한 <육사오>에서도 진지해서 더 코믹했던 복안역의 김민호가 여기서도 똑같이 진지하게 웃음을 선사한다. 아마도 없었으면 영화의 재미가 최소한 10 이상은 낮아졌을 듯하다.


실제로 금메달리스트였던 박시헌 선수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자막으로 보여준다. 한국 권투에서 절대로 없으면 안 될 인물이었다. 이제 사람들이 권투에 별로 관심이 없어 그렇지 대부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코치나 감독으로 출전했다. 지금은 제주도에 있는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온가족이 보기에 지장도 없어서 생각보다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 좋겠다. 참, 만덕역의 고규필도 씬스틸러로 재미를 선사하는데 덕분에 영화가 더욱 풍성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시헌은 누가 뭐래도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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