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 패밀리맨

2023. 1. 5.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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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는 이제 확실히 캐릭터를 영화에서는 잡은 듯하다. 예전에는 멋지고 매력적이면서 액션을 잘 하는 배우로 포지션을 잡았다. 분명히 그건 맞는데 뭔가 작품 운이 없는지 잘 안 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그 이미지는 그대로 갖고 오면서 코믹을 가미한 순간부터 대중의 선택을 받게 되었다. 아마도 그 작품은 <명탐정>이 아닐까 한다. 이번 작품인 <스위치>의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덕분에 권상우는 이제 영화를 볼 때 나름 예측가능할 수 있는 배우가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 한국에서 이런 배우가 드물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려 연기하는 건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칭찬할 일이다. 권상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작품과 캐릭터가 있다. 특히나 권상우가 하는 역할은 대부분 소시민이지만 감춰진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은 권상우의 몸에서 나온다. 권상우가 갖고 있는 몸 덕분에 현재의 캐릭터가 구축되었다. 이번 작품도 그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다른 점은 리메이크라는 것이다.


미국 영화인 <패밀리 맨>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영화인데 내가 참 좋아하는 영화다. 판타지를 섞어 따뜻한 영화인데 크리스마스 정도에 보면 딱 좋다. 처음에 <스위치>를 볼 때는 그저 권상우가 자신의 상상으로 가는 영화구나 했다. 영화를 보다보니 일부가 아닌 전체를 전부 차용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해서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정도로 내용이 똑같은데 제작사가 모를도 없을테니 말이다. 한국적 상황에 맞게 변화를 했다.


무엇보다 패밀리 맨은 아주 잘 나가는 CEO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간 내용이었다면 <스위치>는 최고 배우에서 평범한 재연배우로 힘들게 살아가는 걸로 변경되었다. 박강(권상우)는 대한민국에서 아마도 제일 잘 나가는 배우다. 인기 뿐만 아니라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다. 비록 수상할 때 초심을 잃겠다는 실수 아닌 본심을 말해버리긴 해도. 실제로 안하무인에 작품에서도 자기 마음대로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낼 정도로 거칠 게 없다.


조윤(오정세)는 박강의 매니저지만 친구다. 둘 다 대학로에서 함께 연극을 하다 어느 오디션에서 박강이 선택되면서 끝까지 갔던 조윤이 먹고 살기 위해 매니저 활동을 한다. 모든 걸 다 가졌지만 박강은 좀 외롭긴 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만날 사람은 없고 집에 가야 할 조윤이나 붙잡고 식사나 한다. 집으로 가는 택시에서 운전기사가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지 않냐는 말을 한다. 박강이 눈을 뜬 후 달라진 세상이 되었다. 자신의 집이 아닌 엉뚱한 집에서 눈을 떴다.


그곳에는 예전에 사귀었지만 배우가 되기 위해 포기했던 수현(이민정)과 쌍둥이인 로희(박소이)와 로하(김준)이 있다.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이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자신의 진짜 집으로 갔지만 다른 사람이 이미 살고 있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도 누구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고 이곳에서 자신은 재연배우일 뿐이다. 일은 하지 않고 수현이 버는 수입으로 먹고 살고 있다. 알고보니 조윤이 자신을 대신하고 있었다. 최고 배우가 되어 인기도 절정이었다.


집에서 먹고 살기 위해 조윤이 제안한 매니저 일을 시작한다. 한 때 최고 배우였던 박강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매니저 역할을 그렇게 훌륭히 해낸다. 전개는 패밀리 맨과 비슷하고 각론에서 다르다. 이 영화는 상당히 유쾌하고 유머가 넘친다. 무엇보다 박소이와 김준이 나올 때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신기하게도 이민정이 나올 때는 이미 기혼에 아이가 있는데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전히 신선한 느낌이 드는 건 작품 출연이 적어서 그런듯하다.


어떤 작품을 볼 때 함께 보는 사람이 참 중요하다. 극장에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젊은 사람들보다는 아주머니들이 많은 듯했다. 그러다보니 워낙 극의 흐름에 따라 호응을 잘한다. 웃음 코드에서는 깔깔 웃고 놀라는 장면에서는 함께 놀란다. 이러다보니 더 재미있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사람들과 상관없이 나혼자 웃을 때도 있긴 했지만. 또한 막판에는 자연스럽게 울음 코드가 발동을 한다. 박강의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고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할 때 말이다.


그런 순간에 훌쩍 하는 소리가 들리니 영화가 더욱 재미있었다. 볼까하고 좀 고민을 하다 보게 되었는데 보길 잘했다. 아쉬운 건 이런 영화는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개봉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그래도 가족들이 함께 어떤 영화를 볼까하고 고민한다면 이 영화를 선택하면 만족하지 않을까한다. 유치한 장면도 없어서 괜찮다. 권상우는 확실히 이제 대체불가능한 캐릭터를 갖고 있는데 오정세도 코믹에서는 빠지지 않으니 둘의 캐미가 무척이나 돋보이는 영화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따뜻한 영화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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