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 살아 남아야 한다

2020. 6. 27. 22:47영화

728x90
반응형

코로나로 인해 몇 개월동안 전혀 극장을 가지 못했다. 극장이 문닫은 건 아니지만 대부분 재개봉이라 갈 생각이 없었다. 드디어 극장을 가야 할 영화가 개봉했다. 무엇보다 유아인과 박신혜가 주인공이라 하니 간만에 극장에서 보는 영화로 더할 나위 없다. 아무리 작품성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고 해도 역시나 스타의 파워는 영화를 고르는데 있어 다른 생각할 필요 없을 정도다. 한동안 극장을 안 가서 불만이 폭발했는지 평일 낮 극장에 사람들이 많았다.

보통 그 정도 인원이면 대박 영화일 때 그랬는데 <#살아있다>가 그렇게 될련지는 두고봐야 한다. 그럼에도 극장 내에 노인 층부터 사춘기까지 골고루 있었다. 실제로 현재 당일에 10만 명 넘게 관람했다고 한다. 딱히 볼 거 없는 극장에 간만에 스타 파워에 볼 만한 영화가 개봉하니 몰린 듯도 하다. 영화는 시작하자마 여의도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이유를 잘 몰랐다. 영화 끝난 시점에 여의도로 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배경은 아파트인데 아마도 목화아파트가 아닐까 한다.

준우(유아인)은 늦잠을 자고 일어나 곧장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한다. 같은 팀원끼리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군가 밖에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를 한다. 즉시 게임을 멈추고 아파트 밖을 보니 사람들끼리 물고 물리는 상황이다. 여기서 좀비라고 해야 하는 것 맞아 보인다. 워낙 좀비도 종류가 다양해졌다. 한국형 좀비라는 표현까지 있다. 여기서 나오는 좀비는 정확히 그 이유는 모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를 겪으면서 이런 상황이 익숙해졌다.

과거에는 그 원인을 알려주지 않으면 다소 찜찜했는데 이제는 코로나가 어디서 어떻게 발병했는지 모르는 현실이 있다 보니 그러려니 하게 된다. 준우는 밖의 상황을 깨닫자마자 냉장고로 문을 막고 버티기 시작한다. SNS에 자신의 살고 있는 주소를 글자로 써서 올리고 기다린다. 인터넷 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있다. 준우는 그나마 전기와 물이 나와 버틸 수 있었다. 갖고 있는 음식은 서서히 다 먹어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날이 20일이 되도록 변함이 없다.

희망이 없어지려 할 찰나에 유빈(박신혜)가 반대 동에서 레이저 빔을 쏴서 존재를 알린다. 둘은 서로 음식과 물을 나눠가지며 며칠을 더 버틴다.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둘 다 새로운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 이런 식으로 영화 내용은 흘러간다. 둘 다 한정된 공간에서 머물고 있어 영화의 3분의 2는 각자의 방에서 하는 것이 전부다. 영화의 3분의 1정도까지는 유아인이 혼자 원맨쇼로 극을 이끌어 간다. 갇혀 있는 공간에서 서서히 활력을 잃어가며 희망이 없는 모습으로.

영화는 중간에 너무 자연스러운 PPL을 한다. TV를 보고 있는데 광고가 나온다. 바로 진라면을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쉽게도 광고에 나오는 모델이 유명배우가 아니다. 이왕이면 우정 출연으로 최고 스타가 나왔으면 훨씬 더 재미있고 기억에 많이 남았을텐데 말이다. 최근에 진라면이 신라면의 매출을 이겼다는 뉴스도 봤다. 진라면의 이처럼 대단한 홍보는 놀랍다. 그 광고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준우가 최후의 보루인 컵라면을 먹는 걸 보니 영화 본 후에 진라면 먹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누텔라도 나오니 몇몇 음식은 좀 땡기는 게 사실이다. 쓰고 보니 괜히 먹고 싶다. 이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딱히 특별한 걸 보여주는 것도 아닌데 다소 긴장된 연출을 얼마나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무엇보다 좀비가 나오니 더욱 그랬다. 예측대로 여기서 관객을 놀라게 하겠구나..하는 포인트에서는 어김없이 놀라게 만든다. 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좀비였다. 워낙 좀비가 다양하게 진화(?)했는데 특성은 있다. 여기서 좀비로 변하는 모습과 특성을 보여주긴 한다.

대신에 좀비가 무엇에 반응을 하는지 여부는 소리다. 냄새도 있고 다양할텐데 오로지 소리에 반응하는 걸로 보인다. 소리에 반응하는데 그것도 아주 큰 소리에만 반응하나 보다. 준우가 집 밖을 나갔을 때 좀비를 마주치는데 숨을 죽인다. 아무리 그래도 좀비가 완전 옆을 지나가는데 그 정도 소리를 못 듣는다는건 다소 이상했다. 영화적 허용이겠지만 준우와 유빈이 함께 대탈출을 할 때 액션은 그렇다해도 그토록 좀비가 몰려오고 잡히는데도 단 한 군데도 물리지 않는 점은 어색했다.

영화를 보면서 저 멀리 건물에서 불이 켜져 있었다. 거기에 다리에 차들이 움직이는 것도 보였다. 영화를 보면서 속으로 세상이 이렇게 되었는데 왜 저런 걸 보여주는 건지 의아했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영화의 특성상 그런 장면은 충분히 삭제할 수 있는데 이상했다. 심지어 영화 마지막에 한국에서 겨우 5만 명 정도만 좀비가 되었다고 발표한다. 아파트라는 특성때문에 주로 아파트에 많이 발생했다는 말도 한다. 영화 중간에 비행기가 떠서 폭발하는 장면도 보여준다.

영화 끝에 깨달은 것은 장소가 여의도라서 다리를 끊어버렸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다보니 여의도만 좀비가 갇혀 있어 더이상 피해를 입지 않았다. 아울러 복도식 아파트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계단식이면 피할 곳도 없고 꼼짝없이 당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살려면 저층보다는 고층일수록 안전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유아인과 박신혜 둘만 나오는 영화다. 특이하게 시나리오를 외국인이 쓴 걸로 보였다. 끝이 다소 김이 새긴 하지만 볼 만했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준우와 유빈이 무전기 사용할 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