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7. 09:00ㆍ영화
한국에서 만들어졌던 영화가 또 다시 한국에서 리메이크 되는 경우는 드물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뫘을테니 얼마나 사람들이 다시 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오래된 영화가 이런 경우가 있지만 쉽지는 않다. 대부분 유명한 영화는 어느 정도 내용이 전부 공개되어 있으니 쉽지 않다. 아무리 내용을 알고 봐도 재미있다고 해도 그렇지 않다. 오래된 영화는 스포라고 할 것도 없이 거의 대부분 내용이 공개되어 알고 있으니 김이 좀 샌다는 건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동감>이 동명 제목으로 다시 제작되어 개봉했다. 유명한 소재는 햄이다. 햄으로 통해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과 서로 연락을 한다. 전화가 없던 시절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연락하는 수단이었다. 워낙 오래된 물건이라 어딘지 추억이 있고, 느낌이 있는 물건이다. 이제는 핸드폰이라는 기계가 있어 누구도 햄같은 걸 굳이 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 햄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 가장 큰 특징은 아마도 동시에 말 할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한다.
한 쪽이 말 할 때 다른 쪽은 말하고 싶어도 말 할 수도 없는 구조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는 장점이 있다. 95학번인 용(여진구)는 어느 날 햄을 갖게 된다. 햄을 쓰려고 하는데 찌지직 소리가 난다. 무늬(조이현)에게 온 연락으로 둘은 생전 처음으로 햄을 했다.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둘 다 신기한 마음으로 연락은 한다. 서로 상대방이 어떤 상황인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우연히 같은 대학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둘은 만나기로 한다.
용은 학기 초에 신입생으로 들어온 한솔(김혜윤)에게 학교 구경을 시켜주게 된다. 한솔은 1학년으로 과수석으로 입학했다. 여자가 무척이나 드문 기계과라서 남학생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았다. 용은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여기저기 같이 다니고 영화도 보면서 마음을 품는다. 무늬와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한다. 처음에 무늬는 용과 만나려 했지만 서로 속았다고 생각하지만 이상한 점을 깨닫는다. 둘 다 이야기하는데 뭔가 안 맞는 점이 있었다.
서로 쓰는 단어가 달랐다. 묘사하는 것도 달라 물어보니 21학번인 무늬와 95학번인 용이 현재 99년도에서 서로 대화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점은 서로가 무시하고 친하게 지내며 무늬에게 코칭을 받는다. 어떻게 해야 한솔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다. 자신이 세웠던 데이트 코스에 대한 지적을 받고 수정하며 한솔과 더욱 친해진다. 용이 고등학교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인 김은성(배인혁)은 사고를 당해 목발을 짚고 다녔다. 학교에서도 용이 신경써야 했다.
용은 자신이 감정을 품고 있는 한솔에 대한 걸 은성에게도 다 이야기한다. 그 후에 무늬와 용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영화는 이전 영화와 달리 리메이크 만의 세계로 새롭게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여진구가 주인공이다. 생각해보니 여진구는 주요 작품에서 늘 주인공이었는데 한가지 깨달았다. 지금까지 딱히 로맨스 드라마를 한 적이 없던 듯하다. 대부분 무겁고 진지한 작품에서 역할도 똑같이 비슷하게 무거웠다.
이번 작품은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역할로 비슷한 또래와 함께 출연했다. 그런 적이 거의 없던 걸로 기억되는데 오히려 좋았다. 앞으로고 이런 류의 작품을 여진구가 더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감>은 특이한게 남녀 주인공이 서로 만나는 씬이 거의 없다. 서로 각자 영역에서 각자 생활을 하며 서로 햄을 통해 이야기만 할 뿐이다. 각자 살아가는 세계가 다르니 만나질 못한다. 마지막에 가서 둘이 만나면서 영화가 끝나는 걸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부분에서 다르다.
나는 이전 작품보다는 이 작품이 더 괜찮았다. 영화사이트에서 별점은 그다지 좋지 못했는데 난 괜찮게 봤다. 현대에서 무늬 남사친으로 나인우의 영지역할을 한다. 서로 어릴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로 뒤늦게 상대방을 인식하는 전개다. 이전과 달리 남자가 과거이고 여자가 현대로 설정은 변경되었다. 대부분 내용은 99년인 여진구가 있는 세계가 중심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99년에 벌어진 일로 인해 21년이 변할 수 있다. 영화를 보면 이게 운명인가...
햄으로 서로 연결되지 않았으면 완전히 다른 현실이 존재할 수도 있어 보였다. 미래를 알게된 사람이 이를 바꾸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존재한다. 몰랐으면 최선을 다했겠지만 이미 결론난 사실을 알았으니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게 된다. 영화는 잔잔하게 특별한 감정의 고조는 없다. 그게 난 좋았다. 용이 혼란스러워하고 감정을 크게 드러내긴 하지만. 최근 로맨스 영화의 흐름과는 다소 결이 다르긴 해도 풋풋한 사랑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난 늘 네게 동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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