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4. 09:00ㆍ영화
상당히 정신 없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알고보면 별 거 아닐 수도 있지만 워낙 혼란스러운 세계관이 계속 펼쳐진다. 언제부터 다중 우주를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대부분 영화를 통해 친숙해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다른 차원도 있다는 개념이다. 워낙 수많은 우주가 있다. 그곳에도 내가 존재하고 살아간다. 나는 똑같지만 다른 세상에서 내가 다른 직업이나 성격으로 살아간다. 이런 개념이 다중우주다. 사실 말도 안 되는 걸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나와 똑같은 존재가 다른 세계에 있다는 점이 너무 말도 안 된다. 나와 똑같은 DNA를 갖고 있는데 살아간다. 내가 죽을 때 그도 죽는다는 개념이 되어 버린다. 다른 차원에 내가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있을 확률보다는 없을 확률이 훨씬 많다. 그래도 다중우주라는 개념은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참 재미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바로 그 다중개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심지어 다른 차원의 나에게 능력까지 이어받는다.
예고편을 봤을 때 이게 뭔가 했었다. 양자경이 나오는데 그가 뭔가 중대한 역할이고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나온다. 막상 영화를 보니 맞기도 하지만 뉘앙스는 좀 달랐다. 빨래방을 하고 있는 애블린(양자경)은 삶에 찌들었다. 딱히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고 하루 하루 고단하게 눈 앞에 닥친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웨이먼드(케 후이 콴)과 결혼하며 미국으로 떠날 때 아빠인 공공(제임스 홍)은 잡지 않았고 호적에서 파버린다고 말하며 관계가 끊어졌었다.
나이를 먹어 어쩔 수 없이 공공은 미국으로 와 살게 되었다. 딸인 조이(스테파니 수)와 관계가 안 좋은데 여자친구인 베키(탤리 메델)과 사귀는 사이로 탐탐치 않게 여긴다. 공공이 알까봐 비밀로 하고 있다. 더구나 세무당국에서 탈세를 했다며 사무실로 와서 증명하라는 중이었다. 영어가 완전하지 않아 조이와 함께 가야하나 서로 싸우면서 빼고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세무공무원 디어드리 보베어드라(제미이 리 커터스)는 아주 깐깐하게 추궁하며 곤란하게 만든다.
이때부터 갑자기 이상한 일이 생기며 남편인 웨이먼드가 이상한 짓을 한다. 뜬금없이 엘리베이터 CCTV를 가리더니 이어폰을 애블린 양 귀에 꼽는다. 자신은 다른 차원에서 온 웨이먼드라고 한다. 현재 조부 투파키라는 절대적인 악이 모든 우주를 멸망시키려 한다. 이를 막는 인물로 애블린을 지목되었다. 모든 우주에 있는 애블린을 찾아다니며 죽이고 있다고 알려준다. 웨이먼드는 여러 우주를 가면서 애블린에게 이야기를 하며 이를 막으려 하는데 실패했다.
만난 애블린이 전부 조부 투파카를 막을 잠재력을 갖지 않았다. 이번에 만난 애블린에게 기대를 걸고 능력을 알려준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아주 이상한 짓을 하면 다른 차원의 애블린이 갖고 있는 능력을 순간적으로 흡수해서 해낼 수 있다. 당순히 능력만 흡수하는 것이 아닌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도 함께 습득한다. 애블린은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삶을 보게 된다. 미국으로 떠나지 않았을 때 얻게 되는 환호와 인기를 보면서 큰 실망을 한다.
조부 투파카는 드디어 애블린을 찾아내고 자신이 직접 차지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애블린이 엉뚱한 생각을 하자 같은 차원의 사람들에게 이어폰을 끼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애블린을 막게 한다. 그 과정에서 코메디로 웃음을 그려낸다. 키포인트는 바로 이상한 짓이다. 이상한 짓을 해야만 다른 차원의 나에게 능력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프로그램한 것이 바로 다른 차원에서 이를 발견한 애블린이었다. 이런 과정이 계속 이어지면서 다른 차원에서 능력을 받아 싸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양자경이 없었다면 실현불가능하지 않았을까한다. 전 세계에서 양자경만이 그 나이에 액션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 젊은 여성으로 가면 있겠지만 중년도 넘어 노년의 여배우 중에서는 유일하게 생각된다. 남편인 에드먼드 역할인 케 후이 콴은 <인디에나 존스>와 <구니스>에 나왔던 걸 영화보고 찾아봐서 알게 되었다. 한 가지 의문은 왜 헐리우드 영화인데 굳이 중국 가족을 택했을까 했는데 역시나 양자경이 아니면 이 내용을 연기할 배우가 없었을 듯하다.
그런 이유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이야기도 나오는데 내 생각에는 오히려 케 후이 콴의 연기가 더 좋았다. 러닝타임이 무려 139분이나 되는데 1,2,3부로 구성되었다. 너무 길게 만든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10분에서 20분정도는 편집해도 되었을 듯한데. 감독도 2명인데 지금까지 모든 영화를 둘이 함께 만들었다. 영화는 뒤로 갈수록 액션이 폭발하긴 하는데 뜻하지 않게 가족영화였다. 이 모든 소동의 결과는 애블린 가족과 연관이 있다는 걸로 끝난다. 호불호가 꽤 있을 듯한 영화인데 상상력은 무척이나 기발한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냥 지금의 내 인생을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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