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폰 - 전화기 너머

2022. 9. 7. 09:12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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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피니 쇼(메이슨 템즈)가 투수로 하나 하나 신중하게 공을 던진다. 상대 타자는 헛스윙을 하며 골라내고 있다. 피니가 던진 공을 상대타자가 힘차게 휘두르자 공은 멀리 멀리 날아간다. 결국에는 끝내기 홈런으로 피니는 여동생 그웬 쇼(매들린 맥그로)의 응원에도 지고 말았다. 멋진 경기였다며 서로 인사를 하며 헤어진다. 그 후에 상대 타자였던 아이는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피니는 장난감 미사일을 만들어 하늘에 쏘아 성공시킨다.



이 모습이 그려지면서 음악이 나오는데 더할나위 없이 경쾌하고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밝았다. 뭔가 사춘기 소년의 우정과 성장기가 아름답게 펼쳐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이를테면 <스탠바이 미>와 같은 영화를 생각할 찰나에 그 즉시 타자였던 아이는 알 수 없는 인물에게 납치를 당한다. 피니는 학교에서 그다지 인싸나 잘 나가는 아이는 아니다. 보통 학교에서 투수를 할 정도면 인기 폭발이고 싸움도 잘 할 것같은데도 그렇다. 그다지 기가 죽은 모습은 아닌데도.



학교에서 잘 나가는 피니의 친구는 어느 날 아이들을 좀 괴롭히는 친구와 맞짱을 떠서 뭉개버린다. 피니를 괴롭히는 3명의 놈들이 있다. 이유없이 피니를 쫓아다니며 괴롭힌다. 그들마저도 일짱이 된 피니의 친구는 건들리지도 못한다. 그 친구마저 어느날 사라진다. 기껏해야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실종된다. 피니의 동생 그웬은 엄마때부터 꿈을 꿀 때 미래를 다소 본다. 실종된 아이 중 한 명과 관련된 꿈을 꿔 이야기를 했더니 경찰이 찾아올 정도다.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은 현장에 대한 내용을 그웬이 이야기한 것이다. 경찰은 의심을 하지만 아직 초등학생인 그웬의 이야기를 일단 믿어준다. 피니의 아버지는 다소 폭력적이다. 집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혼낸다. 게다가 말을 듣지 않으면 혁띠를 풀어 매질을 한다. 그것도 여자 아이인 그웬에게도 그런다. 영화 배경이 아마도 80년대 같은데 당시에는 그런 훈육이 어느 정도는 용인되는 폭력이 다소 난무하던 시대다. 우리 생각과 달리 갈수록 폭력은 줄어들고 있다.

영화가 진행될 때는 아이들이 실종되는 것이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실종되는 아이들의 특징이 학교에서 잘나가는 녀석들이다. 어느 정도 인싸에다 싸움도 잘하는 아이들이다. 그런 녀석들을 일부러 노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승합차를 몰고 야간 삐에로처럼 가면을 쓰고 검은 풍선을 갖고 다니는 인물이 아이들을 납치한다. 그러던 어느 날 피니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피에로같은 얼굴을 한 인물이 다가와서 물건을 떨어뜨려 도와주려고 한다.



그가 바로 아이들을 납치했던 인물이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봤다. 영화 포스터만 보고서는 사회 문제제기를 하는 영화가 아닌가했다. 얼핏 함께 보는 사람이 공포영화라는 정보를 흘렸다. 피니가 납치를 당하는 순간까지도 전혀 공포와 연관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영화 분위기가 달라지냐하면 그것도 딱히 아니었다. 전혀 공포같은 느낌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 초반의 화면 질감이 너무 좋았다.



영화의 배경이 80년대라 그런지 그런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 몰라도 화면 톤이 나는 너무 좋았다. 초반의 그 화면 질감은 피니가 감금이 되면서부터 다른 느낌으로 변하긴 한다. 갇혀 있는 환경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테니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니 역할을 한 메이슨 템즈다. 확인해보니 이 영화를 제외하고는 다른 작품을 한 적이 없는 걸로 나온다. 그럼에도 아주 훌륭하게 연기를 해낸다. 아직 아역연기자일텐데도 극을 이끌어간다.



물론 이런 분위기와 느낌을 선사하는 것은 더 그래브다. 그래브는 언제나 가면을 쓰고 있다. 자신의 존재를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가면도 전부 철저하게 익살스러운 것도 아닌 흉악스럽고 상대방의 기를 죽이는 괴기스럽다. 여기에 목소리마저도 일부러 본인이 아닌 억지로 짜낸 목소리로 누구인지 예측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브가 영화를 지배하며 어떻게 물리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공한다면 제목인 <블랙폰>은 바로 전혀 연결되지 않은 감금된 곳에 있는 폰이다.



그 폰은 벽에 걸려있지만 연결선은 끊겨 있다. 처음에 폰에서 소리가 날 때 피지는 깜짝 놀라지만 곧 끊긴다. 그래브는 폰을 보면서 자신이 끊어버렸다고 알려준다. 피지가 실제로 폰을 들었을 때 아무런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폰 벨소리가 날 때 처음에는 환청인가 했지만 실제로 폰에서 나는 소리였다. 전화기 너머로 알려주는 내용이 바로 영화를 관통한다. 하나씩 뭔가를 알려주는데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막판에 전부 연결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구조가 잘 짜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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