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 감정

2022. 6. 30.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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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 감독인데 너무 오랫만에 영화를 보게 되었다. 박찬욱 감동은 현재 전 세계에서도 유명하다. 지금까지 만든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까지 있는데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본 것은 <올드 보이>다. 그 이후로 <친절한 금자씨> 정도를 봤던 듯하다. 그 후로도 여러 작품을 세상에 선 보였지만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하다보니 보지 않다 이번에 다시 보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번에 칸느에서 감독상을 받았기 때문에 보기로 한 것은 아니다.


차라리 탕웨이가 나와서 봤다고 하면 그건 인정하겠다. 제목이 <헤어질 결심>이다. 영화를 다보면 제목이 역설이다. 절대로 헤어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송서래(탕웨이)는 한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이다. 어느날 송서래의 남편이 암벽 타기 하다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다. 목격자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일단은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것이 아닌가 한다. 장해준(박해일)이 담당형사로 사건을 맡게 된다. 자살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자세한 것은 조사를 해 봐야 안다.


송서래를 불러 알아보니 현재 송서래는 돌봄케어를 하면서 할머니들을 케어하고 있다. 병원에서 송서래는 폭력을 당한 흔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폭력 남편을 살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장해준은 늘 잠을 못자고 불면증에 잠복근무가 일상이다. 송서래의 알리바이는 확인이 되어 의심을 거두게 된다. 동료 형사인 오수완(고경표)는 의심을 하지만 사건은 종결된다. 장해준은 송서래를 조사할 때 초밥을 시켜준다. 보통 그런 음식은 주지 않는다.


동료가 놀랄 정도였다. 아주 비싼 음식을 시켜 줬는데 신기하게도 다 먹은 후의 행동이었다. 송서래와 장해준은 커플처럼 서로 아주 능숙하게 각자의 역할로 먹은 도시락을 치운다. 아주 깔끔하게 치우는데 둘은 전혀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지만 완벽하게 한다. 더 신가한 것은 늘 불명증에 시달리는 장해준은 송서래를 잠복하면서 보는 와중에 잠을 잔다. 그것도 평소와 달리 완전히 숙면을 취해서 본인 스스로 놀란다. 이 모습을 송서래가 찍는데도 모를 정도다.


송서래는 국어가 어느 정도 익숙하지만 중요한 말을 하고 싶을 때는 중국어로 한 후에 이를 번역기로 돌려 전달한다. 이럴 때 초반에는 번역기의 목소리는 남자다. 후반분에 또 다시 자신의 의사전달을 확실히 하기 위해 중국어로 말 한후에 번역기를 돌릴 때 이번에는 여자 목소리로 나온다. 그 사이에 둘 사이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고 송서래가 처음과 달리 장해준에게 마음이 변했다는 뜻이다. 장해준은 자신이 송서래와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자신이 생소하다.


부산 집으로 가서 아내인 안정안(이정현)과 있을 때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집에 갔을 때는 늘 밥도 해준다. 안정안은 둘 사이는 서로 좋을 때뿐만 아니라 싸우고 안 좋을 때에도 잠자리 관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해준은 그런 순간에도 사건을 생각할 정도다. 송서래가 마음 편해 장해준은 최종적으로 사건이 종결되었다고 알리러 간다. 아주 미묘하게 둘은 감정이 교환된다. 아마도 영화 안에서 의도적으로 연출된 장면이겠지만 탕웨이가 매력적으로 나온다.


심문을 받을 때에도 자신의 할 말은 다하고 순간 웃음을 지을 때 등은 저절로 호감이 갈 수밖에 없게 만든다. 장해준은 약간 의심쩍은 것이 있었지만 더 조사하지 않는다. 송서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통하는 것이 있다는 점이 즐겁다. 살인범을 쫓는 장면에서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다. 산오(박정민)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남편이 때렸다는 이유로 살해한다. 장해준은 이해를 못하지만 송서래는 말한다. 한국은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을 한다고 좋아하지 않냐고.


상대방이 결혼을 했어도 좋아하는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순히 이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긴 하다. 짧다고 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장해준과 송서래는 만난다. 만남을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헤어진다. 둘은 서로 사랑하고 헤어진 것일까. 사랑하기 전에 헤어진 것일까. 이 부분은 서로 엇갈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서로 헤어진다고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서 영화는 아니라고 말한다. 잠시 마음 속에 묻어놓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도 한다.


언제든지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헤어질 결심을 하는 것은 단어처럼 결심이다. 결심을 한다고 마음이 뜻대로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헤어지는 것이 어쩔 수없는 선택이라면 자신을 상대방에게 각인시키는 방법도 있다. 헤어졌지만 헤어지지 않는 방법. 영화는 그런 식으로 헤어졌지만 헤어질 수 없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게 과연 좋은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이다. 어차피 해답이 없는 인간이 살아가는 다양한 삶이 우리에게 남아 있을 뿐이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감정은 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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