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 아이

2022. 6. 12.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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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의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이번이 세번째다. 상당히 많은 영화를 만들었는데 흥미가 가는 작품이 꽤 있었다. 구분은 무의미하지만 작품성 있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소재가 늘 호기심이 일었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그럴 때마다 보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일본 영화였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한국영화나 헐리우드 영화 위주로 보고 관심도 더 많이 가니 말이다. 이번에는 감독을 제외하면 전부 한국제작진과 배우가 만든 영화다.

 

보통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라고 한다. 감독이 아주 많은 부분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는 주로 배우를 위주로 보지만 그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것은 감독이다.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려 작품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볼 때 이 영화는 일본인의 시선이 어느 정도 들어갔다고 본다. 한국에서 갓난아이를 박스에 넣는 기사를 읽었다고 한다. 이를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었다. 외국에서도 그런 일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분명히 벌어지는 일이고 아마 지금도 그런 걸로 안다.

 

따로 아이가 아무 문제없도록 놓을 수 있는 기구를 설치까지 했다니 말이다. 소영(이지은)은 교회 앞에 아이를 놓고 가버린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형사 수진(배두나)과 이형사(이주영)는 아이 인신매매를 잡는 중이다. 교회에서 동수(강동원)는 이런 아이 중에 아무도 없는 날을 골라 상현(송강호)와 함께 브로커 역할을 한다. 주변에 아이를 입양시키고 싶지만 불가능한 부부에게 돈을 받고 준다. 소영은 다시 아이를 찾으러 오지만 교회에 없는 걸 발견한다.

 

동수가 이걸 알고 경찰에 신고할까봐 자신이 데리고 있음을 알리고 함께 아이 부모를 찾기로 한다. 연결이 되면 받는 돈은 서로 나눠갖기로 한다. 그 와중에 동수가 어릴 때 있었던 고아원에 들렸는데 나올 때 한 녀석이 동참을 하게 된다. 5명이 함께 이제부터 돌아다니는데 아이에게 새로운 부모를 찾아주는 여행이 시작된다. 5명은 그 자체로 가족처럼 보이며 서로가 상대방을 알아간다. 서로 뭔가 함께 할 때 동질감을 느끼는데 영화에서는 세차하는 장면이 그렇다.

 

주유를 하고 세차할 때 닫혀 있는 창문을 꼬마가 열어버리자 비누거품과 물이 차 안으로 다 들어온다. 다들 깜짝 놀라지만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서로가 웃고 떠들며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수진과 이형사는 이들을 쫓아다니며 현장을 덮치려 하는데 쉽지 않다. 매정한 소영이라 생각했는데 사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아이 인신매매라고 생각하고 쫓지만 연민도 갖게 된다. 아이를 구심점으로 서로 생판이었던 사람들이 다양하게 묶이고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간다.

 

 

영화는 각자의 사연이 하나씩 나온다. 여기에 진짜로 아이를 필요로 하는 부부도 나온다. 또한 아이를 과연 자신이 키우는 것이 올바른지 여부. 아이가 친부와모를 몰라도 입양되어 잘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서 베이비박스라고 불리는 것까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미혼모에 대한 시선 아닐까한다. 그나마 과거와 달리 임신중절 수술에 대해 변화가 되긴 했다. 아직도 법이 미진해서 현실에서는 좀 다르다는 이야기도 한다.

 

과연 아이를 전혀 키울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낳는 것이 맞는지. 무조건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라도 그렇게 주장할까. 이상과 현실은 어디까지나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어릴 때 불행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보다는 잘 키워줄 수 있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아이가 자라면서 사랑을 받고 자랄 때 더 사회가 좋아지지 않을까. 자신의 친부모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도 그게 더 맞는 선택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다.

 

아이 자신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난 후에 겪는 일이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내 생각에 아무런 사회적 합의도 없다. 어떻게 보면 외면하려 하고 이상적인 것만 내세우려 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자신의 주장을 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그런 환경과 무관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정답이라는 것이 있을리는 없다. 좀 더 낫은 선택을 하는 것만으로도 각자의 인생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한다.

 

영화 <브로커>는 송강호가 칸느에서 남자주연상을 받아 더욱 화제가 되었다. 송강호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다. 한국에서 흥행 보증 수표기도 하다. 한국에서 명감독이라는 불리는 감독과 다 작품을 만들었다. 누구도 송강호의 연기를 뭐라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맡은 캐릭터를 확실히 연기한다. 이러다보니 송강호를 바라보는 시선의 기준이 다소 높다. 어지간한 연기는 너무 당연하게 바라본다. 이번에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니 확실히 한국에서는 탑 오브 탑이 된 것이 아닐까한다.

 

가수일 때 아이유와 배우일 때 이지은은 같은 사람이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가수일 때는 여신같은 분위기와 노래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연기자일 때는 여신같은 느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TV와 달리 극장 화면에서 보니 약간 기분이 다르긴 했다. 무엇보다 아이를 안고 있을 때 이지은의 모습은 뭔가 진짜 아이가 아이를 안고 있는 느낌도 들었다. 감독의 전작과 비슷하게 여러 생각을 만들어준다. 영화에서 구심점이 아이인데 모든 사람들이 전부 연결된다는 느낌이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삶은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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