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6. 09:00ㆍ영화
처음 <마녀>를 봤을 때 상당히 놀라웠다. 한국에서 이런 장르는 지금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어느 정도 좀 심각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영화에 녹여내는 편이다. 장르 영화를 만들어도 그건 변하지 않는다. 마블 같은 영화를 만드는 건 기술도 부족하지만 그런 종류를 정작 만들었을 때 한국에서 잘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그런 순간에 나온 마녀는 상당히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다. 전혀 유치하지도 않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영화도 다음 편을 만들 것처럼 part1으로 시작했다. 당연히 2편이 곧장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안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뉘앙스도 어느 정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1편의 주인공인 김다미가 나오지 않는다는 뉴스가 나왔다. 아니 이 영화에서 핵심은 누가 뭐래도 김다미인데 그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세계관만 빌려온 다른 이야기는 재미있다면 상관없지만 싫었다.
1편에서 엄청나게 많은 떡밥과 펼쳐놓고 그걸 제대로 수습하지도 않고 다른 내용으로 넘어가다니 말이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실망이었다. 정작 영화가 제작되고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보겠다는 결심을 이미 하고 있었다. 일단은 마녀의 세계관이 흥미로웠고 더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전편의 마지막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실험실 큐브같은 곳에 다들 죽어있고 소녀(신시아)가 죽어있는 것같았다. 잠시 후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밖은 온통 눈으로 덮여있어 한국느낌보다는 외국인 듯했다. 소녀가 걷자 도로변이 나오면서 제주도인 느낌이 들었다. 어느 승합차가 지나가다 멈추고 소녀를 태운다. 태운 이유는 친절이 아니고 자신들의 차 넘버를 봤기 때문이었다. 그 차에는 경희(박은빈)이 타고 있었는데 납치 중이었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함께 하게 되었는데 소녀는 자신을 무례하고 대하는 일당을 박살낸다. 경희는 그런 소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함께 자기 집에서 있자고 제안을 한다.
이 사실은 즉시 본사에 알려지고 백총괄(조민수)에게도 전달된다. 분명히 자윤이 이런 일을 벌였을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백총괄에게 갔던 장(이종석)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 직업군인처럼 활동하는 조현(서은수)를 불러 해결하라고 지시한다. 여기에 납치를 했던 우두머리인 용두(진구)는 또다시 경희에게 찾아가고 아직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된 팀이 몰려간다. 원래 소녀가 있던 아크는 소녀가 목표였는데 놓쳤으니 다시 쫓는데 모두가 제주도로 몰려든다.
<마녀 2>의 부제는 'part2. the other one'이다. 초반에 세계관만 빌려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 그건 아니었다. 분명히 거대한 세계관을 펼치지기 위한 떡밥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볼 때 part 1편과 2편이 둘 다 세계관의 도입부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펼쳐질 세계관의 큰 그림을 전부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직도 여전히 이 세계관의 중심 세력과 무엇때문에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다. 그러니 도입부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나는 출연진이 다 새롭게 좀 놀랐다. 어떻게 보면 의표를 찌른다고 할까. 전작에도 좀 신선한 인물이 많이 나왔다. 이번에는 주인공인 신시아도 그렇지만 박은빈, 서은수, 진구 등은 다소 예상 밖의 출연으로 보였다. 특히나 서은수는 이전의 캐릭터와는 완전히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거칠고 욕도 아주 잘하는 캐릭터다. 이종석은 특별출연이 아닐까하는 비중인데 후속편을 위한 나온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인 신시아는 사실 김다미에 비해서는 그다지 연기를 보여줄 게 없는 역할이었다. 대부분 말이 없고 마지막에 대활약을 하는데 그건 연기보다는 전체적인 맥락과 전투(?)장면에서 보여주는 임팩트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처럼 중간까지 힘을 계속 숨겼다가 막판에 특히 응축해서 보여주는게 압권이었다. 역시 기술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이럴 어떻게 잘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중국에서 온 인물들의 활약일 때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일부로 눈이 쫓아가지 못하게 한다.
이정도 속도면 외국 빌런과 싸워도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후에 소녀가 자각을 한 후에 그들의 속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쓴다. 액션 장면은 확실히 한국도 이제는 이 정도의 속도감있는 볼거리를 보여줄 수 있구나..하는 감탄이 들게 만든다. 다소 압도적인 능력을 소녀가 보여주는데 한국도 그런 영웅물이 있는 것도 좋다. 영화라는 게 너무 진지한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 영화처럼 가볍게 팝콘 영화도 있어야 풍성해 질 수 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음 편을 기다려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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