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7. 09:00ㆍ영화
정치는 어지간해서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생판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정치 이야기다. 당장 인터넷 정치 관련 기사 등을 봐도 치열하게 서로 토론(?)하는데 상대방을 모르는 상태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대체적으로 정치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한 번 정해지면 계속 같은 개념을 갖는다. 한 번 내가 정한 정당이 있다면 변경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때마다 달라진다면 보통 정치적으로 그런 개념이 없다는 뜻이다.
아쉬운 점은 내가 속한 정당이 있다면 (해당 정당 당원이 아니라도) 다른 정당의 이야기는 완전히 눈과 귀를 가려버린다. 상대 정당의 후보가 하는 것은 무조건 거짓말이고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될 수 있는 한 객관적으로 볼 수는 없어도 최소한 욕하거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는 생각보다 우리 삶과 생활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이를 무관심할 수는 없다. 이런 정치 관련 영화는 한편으로는 늘 편향에 시달리게 되는 것도 자신의 스펙트럼으로 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현대 역사와 정치 관련 영화를 보면 무척이나 재미있게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조금은 한 발 물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면서 본다. 분명히 그 영화도 해당 국가에서는 다른 쪽에서는 별로 좋게 평가하지 않을텐데 말이다. 이와 같이 한국 영화에서 정치 관련된 걸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한다. 이 부분은 반대 진영에서는 무척이나 껄끄럽고 싫어하겠다. 가끔은 영화를 보다 누군가 '거짓말'하고 외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때가 있다.
그만큼 정치 관련해서는 타협이 불가능한 걸로 여겨진다. 정작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서로 싸우다가도 웃으면서 술도 나눠 마시고 친하게도 지내던데 말이다. 정치하는 걸 보면 욕을 하고 저렇게 해서 되겠냐는 이야기를 한다. 또 다르게 생각하면 과거에는 정적은 독이나 온갖 음모로 죽여버렸다. 반면에 지금은 그정도까지는 아니니 오히려 양반이라 생각하면 뉴스로 보는 정치 화제는 볼 만한 생각도 든다. 최소한 지금은 내 적을 살해하진 않으니 말이다.
정치를 하는 모든 사람은 누구나 대통령을 꿈꾼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하진 않을지라도 정치를 하다보면 너무 자연스럽게 꾸는 꿈이다. 과거에는 책사라고 있었다. 자신의 주군을 위해 온갖 전략을 짜고 큰 그림을 그리고 상대편을 이기기 위한 머리 역할을 한다. 꽤 중요한 역할을 해서 각 진영마다 선거때가 되면 이런 사람들이 음지에서 활동을 하다 시간이 지나 유명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런 인물이 별로 보이질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복잡다단해졌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과거에는 보다 단순하고 선명하게 현혹(?)시키면 되었다. 지금은 그렇게 쉽게 설득하는 시대가 아니다. 더구나 온갖 데이터를 근거로 전략을 짜기 때문에 한 명의 대단한 책사보다는 무슨 연구소라는 이름의 전략소가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런 면에서 <킹메이커> 아주 예전에 책사라는 역할을 했던 사람의 이야기다. 영화가 시작할 때 진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는 자막이 나오는데 영화의 주인공인 김운범(설경구)은 누가 봐도 김대중역할이다.
여기서 책사 역할을 하는 서창대(이선균)은 진짜 있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이유는 딱히 나오지 않는데 오로지 김운범을 존경해서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밑으로 들어간다. 북에서 내려온 출신성분이 있어 전면에 나서지 않고 그림자처럼 전략을 짠다. 수단과 방법을 전혀 가리지 않고 오로지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지 한다. 영화를 본다면 이걸 딱히 좋게 평가했다고 하기도 힘들다. 김운범 자신은 알았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기상천외하지만 안 좋은 방법을 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옷과 완장을 차고 그쪽 진영 사람처럼 행동하며 나쁜 평가를 받게 한다. 심지어 상대진영에서 뿌린 금품을 다시 찾아가서 받은 다음에 우리 쪽에서 그대로 뿌린다. 이런 걸 볼 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는 걸 알 수 있다. 이걸 상대진영에서 폭록하자 김운범은 실제로 그렇다고 하더라도라면서 연설을 이어간다. 이런 식으로 서창대는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모든 걸 한다. 캠프에서도 이를 탐탐치 않게 여기며 전면에 나서지 못한다.
무엇보다 영화의 고증을 잘했다. 진짜 그 당시로 간 것 같은 느낌으로 배경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실제 인물의 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지만 누구나가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정치에서 겉으로 볼 때와 달리 실제로는 그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자신의 원하는 걸 얻으려 한다는 걸 안다. 더구나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는 모든 것이 자신이 옳다는 판단으로 행동한다. 영화에서도 어떤 진영인지를 막론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그게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정치는 원래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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