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6. 17:24ㆍ드라마
예고편에서 최우식과 김다미가 나온다는 사실만 보고 무조건 보기로 결정했다.
예고편을 보기만해도 풋풋한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 딱 내 느낌이라고 할까.
최근 로맨스 드라마는 너무 판타지스럽거나 애절하면서 잔잔한 느낌이 거의 없다.
흔히 이야기하는 90년대 느낌의 로맨스 드라마가 한국에서는 거의 전멸했었다.
그 느낌을 2020년대로 살리는 드라마가 거의 나오질 못했다.
90년대로 가는 것도 이제는 다소 촌스럽다는 뉘앙스가 있어 드라마가 나오질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그 해 우리는>는 잔잔하면서도 일상을 잘 그리면서 재미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절묘하게 경계선을 오고가며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에게 빠지게 만들었다.
딱히 집중해야 할 장면이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는데도 계속 다른 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빌런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그것마저도 없었다.
빌런이 등장해서 극을 더 재미있게 만들수도 있겠지만 굳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한다.
착한 드라마는 다소 밍밍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전교 1등과 골찌가 다큐멘터리로 나왔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EBS에서 했었다.
드라마처럼 남녀가 아닌 남남으로 나왔다는 점이 다르긴 했다.
아주 어색하고 이상한 조합으로 드라마 소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둘의 성격과 가정환경을 볼 때는 이마저도 다소 판타지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무엇보다 최웅(최우식)은 난 참으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다.
문제는 현실에서 그런 캐릭터로 살아가는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녹록치않다.
딱히 성장지향적인 삶을 추구하지 않고 남에게 양보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걸 그저 할 뿐이다.
그림 실력이 있어 화가까지 되었는데도 다소 무덤덤하지만 자신의 작업에는 진심으로 전력을 다한다.
국연수(김다미)는 자신의 가정 형편을 이겨내기 위해서 남들이 볼 때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오로지 공부만으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서 취직하고 일도 잘해낸다.
속 마음을 늘 감추지만 유일하게 최웅에게만 살짝 보여주지만 자존심을 지킨다.
이런 상황 때문에 둘은 사귀다가 얼마되지 않아 헤어지게 된다.
국연수 입장에서는 헤어짐을 선택했고, 최웅 입장에서는 받아들여야 했다.
우연히 고등학생 시절에 찍은 다큐가 다시 화제가 되면서 성인이 된 둘을 찍으려 한다.
친구였던 김지웅(김성철)이 다큐를 찍기로 했는데 원래 국연수를 짝사랑했었다.
최웅에게도 엔제이(노정의)라는 인기 스타가 좋아하면서 만나며 쿨한 연애를 시도한다.
여기에 음식점을 하는 이솔(박진주)와 최웅 매니저인 구은호(안동구)가 캐미를 보여준다.
이 드라마에서는 무엇보다 대사가 참 러블리하고 가슴에 와 닿는게 많았다.
그로 인해 드라마가 끝난 후에 인터넷에서 꽤 화제가 많이 되었다.
매 회마다 드라마 방영 후에 인터넷에 기사가 많이 도배될 정도였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지만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면서 봤다고 할까.
아마도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사람들이 또 보고 싶어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본다.
유치하지 않고 세련되게 내용이 전개되고 국연수와 최웅이 서로 마음을 숨기면서 다가가는 모습도 좋았다.
엔제이 같은 경우에 인기스타라 그럴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 젊은 세대의 느낌을 보여줬다.
재미있는 것은 최우식과 김다미는 <마녀> 영화에서 서로 적으로 만나 으르릉거리고 상대방을 죽이려 했다.
그런 관계였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알콩달콩 풋풋한 사랑을 보여주다니 엄청난 반전이었다.
드라마를 여름부터 찍은 것은 너무 훌륭해서 제목이 '그 해 여름 우리는'이라고 나도 모르게 읽게 된다.
무엇보다 내 취향에 딱 맞는 한국드라마가 나와 무척이나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했다.
(최근에는 대만드라마가 이런 류가 많아 늘 아쉽다고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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