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 - 찐 사귐

2021. 11. 26.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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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국에서만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나온다. 내용만 봐도 전 세계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겠지만 한국이라는 곳에서 살아온 사람만이 느끼는 정서가 있다. 여기에 그 당시를 살아가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이런 걸 잘 살리면 재미있다. 웃음의 포인트나 영화에서 나오는 내용이 한국에서 살고 있기에 느낄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좁히면 한국인이라 느낄 수 있다. 이 영화 <연애 보다 로맨스>로 보면 기본적으로 성인이 되어야만 한다.

 

여기에 과거와 달라진 현재의 시대상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해야 웃을 수도 있다. 아무리 한국에서 거주하고 살아간다 하더라도 동 떨어진 정체성과 가치관을 가지면 불편할 수도 있다. 이걸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질 수 있다.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쓰려고 살펴보니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아주 재미있다. 그동안 단편영화나 독립영화를 찍은 듯하다. 그 중에는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도 있다. 꽤 화제가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이를 보고 영화를 떠올리니 아하~~했다.

 

영화 내용을 볼 때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만들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다소 통통 튀는 느낌을 만들려면 흔히 이야기하는 젊은 감각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내용이 나와 있다고 해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비슷한 나이대를 살고 있는 사람의 정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감독의 90년 생이니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갔다. 영화 내내 29살을 꽤 많이 외친다. 자영(전종서)가 29살인데 엄마가 돌아가신 나이가 30살이다. 해서 더욱 그 나이를 스스로는 의미를 부여한다.

 

영화는 지금 다시보니 15세이상 관람가이다. 내용은 19금에 해당하는 것들이 있다. 이것이 내용이 야한 것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아니다. 예전 예능에서 유명해진 개념인 그린라이트가 나오고 섹드립 표현같은 것들의 대화가 이어진다. 이런 대화가 그다지 야하지도 않고 오히려 알콩달콩하면서 맛을 돋구워준다. 대화가 없으면 이 영화의 재미가 한 반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꽤 신경을 많이 써서 대사를 만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영은 아빠의 와플 가게를 도와주며 팟빵 채널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얼마전 남자에게 차이면서 데이트 앱에 충동적으로 가입한다. 우리(손석구)는 잡지사를 다니고 있다. 그곳에서 섹스칼럼으로 대박난 친구가 독립을 하며 새로운 걸 모색하다 우리에게 시킨다. 문창과도 나오고 소설도 쓰려고 했으니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면서. 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다 강제로 친구가 데이트 앱에 가입시킨다. 그렇게 둘은 우연히 앱을 통해 연결된다.

 

여기서 둘이 만나서 온갖 사건들이 생기고 둘의 대화가 이뤄진다. 그 내용이 재미있고 다소 참신했고 내가 볼 때는 오히려 통통 튀었다. 없지 않아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보다 나이가 훨씬 더 많아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이름을 들었는데 아주 재미있게 작명을 했다. 자영은 성이 함이다. 함자영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이름을 들었다. 무엇이든지 의미를 부여할 때부터 그걸 자각하게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해준다.

 

우리는 성이 박이다. 합치면 박우리다. 이게 지금 글로 봐서 별 감흥이 없을테지만 귀로 들으면 확실히 달라진다. 한국어가 갖고 있는 연음 등과 함께 재미있게 들린다. 빠구리, 함~~자영..이 된다. 실제로 둘은 처음 만났을 때 명확하게 관계를 설정한다. 둘이 사귀는 것도 아니고 처음 만난 날이 설이었다. 설에 이렇게 만나 이야기도 하고 서로 즐기면 그걸로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상대방에게 구속되지 않고 만나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런 말은 거의 대부분 우리가 아닌 자영이 이야기한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섹+스까지 하자는 자영의 말에 우리는 동의한다. 자영의 그런 말과 행동은 우리에게 좋은 글쓰기 소재가 된다. 그런 걸 볼 때 글을 쓰는 사람에게 주변에 벌어지는 모든 것은 다 글쓰기 소재가 된다. 이런 상황을 글로 써서 대박이 난다. 무려 50만도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우리는 잡지사에서 인정을 받는다. 요렇게 내용이 진행되면서 둘의 연애 빠진 로맨스가 진행되는데 이걸 또 로맨스라고 하기도 뭐하다.

 

둘은 로맨스도 아니고 연애도 아닌 관계를 이어간다. 그럼에도 상대방에게 아무런 구속도 부담감도 없이 만나고 즐긴다. 현재 청춘들에게 어쩌면 가장 원하는 관계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관계가 현실에서 무척 어렵긴 하겠지만 나는 괜찮아 보였다. 영화는 자영 역의 전종서가 거의 하드캐리한다고 느껴진다. 기존 영화에서 볼 때는 난 그저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손석구도 기존 이미지 중 로맨스한 면을 많이 보여준다. 꽤 많이 웃으면서 봤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말로 하는 재미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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