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25. 09:00ㆍ영화
처음 도입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윤계상이 열린 차 문에 기대 앉아 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고 누구인지 잘 모르는 상태였다.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영화가 시작한다. 노숙자(박지환이 역할을 하는데 이름도 없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가 그에게 다가서며 차를 좀 턴거 같은데 사람이 죽었는지 알았다며 구급차를 불렀으니 얌전히 있으라고 한다. 화면이 컷되면서 병원 응급실에서 눈을 뜬다.
총상이 있는 것 같은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이름도 모르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거울을 통해 본 나는 내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게 볼 때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는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초반에는 영화 <메멘토>같은 느낌이었다. 자신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오마쥬인가싶었다. 어느 오피스텔이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갑자기 장면 전환이 된다. 그저 앉아 있었을 뿐인데 배경이 변한다.
나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을 뿐인데 뒷배경이 달라지면서 이번에는 또 다른 사람이 된다. 그 장면 전환되는 화면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초반에 그 장면때문에 집중도가 확 올라갔다. 처음부터 이 영화의 지식은 주인공인 윤계상이 타인의 몸에 영혼이 가는 듯한 뉘앙스였다. 흡사 미국에도 리메이크가 예정된 <뷰티 인사이드>같은 느낌이었다. 다만 이 영화 <유체 이탈자>는 액션 영화라는 걸 얼핏 알고 있어서 어떤 식으로 진행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있었다.
초반에는 그런 편견이라고 할 수 있는 생각을 갖고 의문이 들었다. 영화가 시작된 후에 나오는 배우 이름에 윤계상, 박용우, 임진연이 있었다. 영화는 윤계상이 다양한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 벌어지는 내용으로 보였는데 굳이 박용우도 그저 그렇게 빙의되는 사람 중 한 명일 듯했다. 그렇다면 인지도가 있긴 해도 배우 이름 3명이 나올 때 그럴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보통 주연급 정도가 되어야 나오는 이름이니 말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유를 알게 된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영화가 시작된다. 주인공인 윤계상(그가 누구인지는 중반 이후에 알게 된다)이 갖고 있는 정보가 전혀 없다. 영화를 보는 관객도 똑같이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빙의가 되지만 여전히 그 영혼은 윤계상이다. 무엇때문에 타인에게 빙의되는지 모르지만 서서히 패턴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정확히 12시간 마다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간다. 들어간 사람들의 몸에도 특징이 있었다. 아주 작은 단서를 갖고 하나씩 찾아간다.
여기서 노숙자가 무척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처음 만난 것이 노숙자라 그를 찾아간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지만 오히려 노숙자라서 이를 다 받아준다. 그러면서 아무 것도 모르면 처음부터 시작하라는 충고를 한다. 이를 근거로 자신이 처음 기억하는 자동차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 외에도 노숙자는 거의 현인처럼 적재적소의 중요한 조언을 해준다. 이 영화가 <범죄도시>제작진이 만들었다고 하던데 그래서 유일하게 박진환이 다시 캐스팅 된 듯한데 너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
알고보니 만나는 사람과 빙의되는 사람들이 전부 국정원 요원이었다. 자신들의 동료였다. 국정원 요원이긴 하지만 또 다들 함께 군대 생활을 했던 인물인 듯했다. 상대방을 부를 때 군대시절의 호칭으로 서로 부른다. 자신의 갖고 있던 사진에서 성당에서 사진을 찍은 여인을 발견한다. 무작정 해당 성당에 갔다가 사진의 주인공인 문진아(임지연)을 만난다. 만나자 마다 둘은 서로 싸우면서 누군가를 호칭한다. 그가 바로 윤계상의 진짜 이름이자 찾는 인물이다.
영화가 내용을 이야기하면 안 되는 느낌이다. 흡사 <식스센스>처럼 자신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찾는 과정에서 나는 누구이며 왜 무엇때문에 이렇게 되었는지 하나씩 추리식으로 풀어낸다. 분명히 액션영화인데 초반에는 꽤 철학적이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누구인지 모르니 철학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자아를 찾는다는 것은 내가 만든 것인지 주변에서 나를 만든 것인지 여부이다. 서로간의 간극이 있을 지라도 중간 어디이지 않을까싶다. 분명히 이 영화는 액션영화라는 점이다.
영화가 상당히 재미있다. 한 사람씩 빙의 되어 벌어지는 현상이 꽤 긴장을 높여준다. 더구나 시간이 갈수록 나라는 사람이 갖는 특징을 빙의가 되었어도 보여주는 걸 보면서 이상하다는 자각을 상대방이 한다.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되는데 액션도 적당히 나오면서 마지막 씬에는 아꼈던 모든 액션을 퍼 붓는다. 대신에 뭔가 강렬한 빌런이지 않을까하는 인물이 다소 허무하게 사라져서 그런 건 아쉬웠다. 캐릭터를 만들어 놓고 제대로 살리지 못해 스쳐가는 인물이 되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박용우는 이번 영화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역할이고 모든 설계의 중심이다. 서현우는 이번 영화에서 특히 무게감을 갖고 존재감을 보여줘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에서 가장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키지 않았나한다. 그동안 다소 연기에 비해서 두드러지지 못했는데 말이다. 임지연은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려 노력하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윤계상은 초반에는 다소 톤이 이상했는데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그랬을 듯하다. 전체적으로 영화가 흡인력있게 재미있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긴장을 계속 유지하며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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