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12. 09:00ㆍ영화
한 때 싱크홀이 화제가 되었다. 송파 잠실 쪽에 커다란 싱크홀이 생겼었다. 당시 롯데에서 L타워를 건축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9호선을 뚫으며 생긴 현상이라는 말도 있었다. 거기에 석촌호수의 물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꽤 시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당시에 돌았던 이야기는 꽤 사람을 현혹시켰다. 석촌호수의 물은 아직도 잘 있었고 L타워와 9호선은 뚫렸는데 아직까지 더이상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없으니 당시에 생긴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천 2호선을 공사할 때도 바닥이 가라 앉은 일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생각보다 바닥이 가라앉아 꽤 큰 구멍이 생겼던 적이 있었다.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은 곳 중에 하나가 지하다. 지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른다. 싱크홀이 생기니 그 이유는 잘 모르고 공포가 먼저 오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당시에 강남 쪽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더 화제가 되었던 듯하다. 바로 그 싱크홀을 소재로 만든 영화가 <싱크홀>인데 호기심이 생겼다.
출연 배우가 차승원, 이광수, 김성균이었다. 여기에 함께 고생을 하는 인물로 김혜준과 남다름까지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도로에 차가 가며 표지판 등에 배우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이 난 인상적이었다. 보통 한국에서 배우 이름이 자막으로 나올 때 다소 경직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천편일률적인데 무척 자연스럽게 이름이 나오면서 오히려 찾는 재미가 있었다.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은 소동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코믹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웃게 만든다.
포스터 등을 볼 때 재난 영화처럼 보였고, 실제로도 재난 영화다. 어딘지 엄숙하고 진지하며 다소 무거울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영화는 3분의 2 정도가 코믹하게 진행된다. 동원(김성균)이 오랜 기간을 거쳐 드디어 서울에 자가로 입성하게 된다. 아내인 영이(권소현)와 아들이 함께 기뻐하며 입주하는데 만수(차승원)의 차가 가로막고 있어 작은 실갱이를 벌인다. 뭔가 괜히 기분 나쁜 만수와 동원은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하며 같은 빌라에 살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신축 빌라인데 구술을 방바닥에 올렸더니 저절로 굴러가서 다소 찜찜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사한 기념으로 동원은 회사 동료인 김대리(이광수)와 은주(김혜준)을 비롯해 부른다. 그 후에 빌라가 싱크홀이 생기며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그 이후에 여기서 펼쳐지는 내용이 전체 얼개다. 영화를 보면서 의례히 한국 재난 영화에서 언제나 다소 뻔하다면 뻔할 수 있는 산파가 언제 나올지에 대한 궁금도 했다. 거의 3분의 2 정도를 지난 후에 산파로 관객을 울리니 말이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무겁기 보다는 코믹해서 시종일관 웃으면서 볼 수 있게 만든다. 이런 역할은 거의 대부분 이광수가 아닌 차승원이 맡았다. 초반에 진상 이웃처럼 인상을 남긴다. 그 후에 여러 곳에서 계속 차승원이 나온다. 꼭 어디서든 누군가 부르면 언제든지 나타난다라는 표현처럼 항상 차승원이 초반에는 나온다. 다양한 인물로 등장하니 이게 코믹영화라는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들었다. 결코 진지한 장면은 싱크홀이 될 때까지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다.
이런 모든 걸 거의 대부분 차승원이 맡았다. 이광수가 나오니 이광수가 그 역할을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차승원은 연기로 시나리오에 나온 배역을 잘 해내며 웃게 만든다. 이광수는 특유의 너스레와 함께 웃음을 주긴 한다. 영화를 보다 생각난 게 이광수는 언제 제대로 된 로맨스를 할까였다. 그런 역을 제대로 한 적은 없는 듯하다. 그런 생각을 하니 또다시 차승원도 로맨스 작품이나 본인의 캐릭터가 제대로 된 로맨스를 한 적은 없는 듯하다. 본인의 선택이었겠지만 깨닫고 좀 신기했다.
영화는 싱크홀이 생긴 후에 본격적으로 내용이 전개되는 것은 맞다. 그런 부분은 어느 정도 익숙하기에 어떤 식으로 재난 상황에서 합심해서 탈출하느냐가 가장 관전 포인트다. 그 부분에 있어 영화적 장치이긴 해도 너무 싱크홀이 깊다보니 현실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거의 400~500미터 정도까지 내려 간 듯하다. 그 안에서 이번에도 차승원이 지금까지 코믹을 담당했지만 싱크홀로 빠진 후에는 감정 전달을 통한 감동역할을 한다. 아들과 함께 빠졌기에 너무 자연스러운 전개이긴 하다.
탈출 장면이 살짝 억지스럽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별 부담없이 무리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영화에서 혼자 있는 아들이 빌라에 있어 슬퍼하는 엄마 역할을 한 배우가 있는데 슬퍼 오열하는 연기를 그토록 애절하게 한 배우는 처음이었다. 한국에서는 가장 잘 하지 않나싶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다. 한국 재난 영화가 그러하듯이 모든 요소가 다 골고루 섞여 있어 이번 여름에 가족 영화로 좋은데 현 상황이 아쉬울 따름이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가족 영화로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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