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8. 09:32ㆍ영화
이창동감독은 시인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다소 특이 케이스다.
그가 만든 작품은 다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도 받고 화제도 잘 되었다.
그에 반해 흥행은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작품이 거꾸로 볼 때 대다수다.
아마도 일반인이 볼 때에 다소 난해한 점이 그런 것이 아닐까도 싶다.
예전에는 마스터피스라고 하여 작품성 있는 영화가 평단을 환호를 받으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흥행에는 다소 안 좋은 결과를 보이더라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에는 그런 시대가 아닌지 몰라도 흥행을 배제하고 일반인 보기에 난해하면 안 되는듯하다.
실제로 몇 십년 전에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도 모를 작품을 보면서 졸기도 하며 본 기억은 있다.
<버닝>도 역시나 작품이 세상에 나온 후에는 평단과 영화제에서 화제가 되었다.
나는 보면서 이 영화는 꼰대 아저씨가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봤다.
꼰대라는 표현 자체가 다소 부정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세상의 변화에 대해 거부하거나 흐름을 못 쫓는다는 뜻도 된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걸 근거로만 세상을 바라본다.
지금의 세상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보다는 자신의 경험만이 최고다.
과거에 갇혀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를 올곧게 잘 만들어도 사람들의 평가를 잘 받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이미 세상 많은 평가를 하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기득권이자 꼰대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바라보는 시선이 흔히 이야기하는 꽤 높은 자리에 있다면 그가 하는 건 전부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아무 의미없이 이야기를 해도 상대방은 거기서 의미를 찾으려한다.
생각지도 못하게 내가 보여준 걸 근거로 의미를 부여하고 감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나는 일단 <버닝>이라는 영화를 그런 관점으로 다소 삐딱하게 봤다.
영화에서 나오는 청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소 옆이 아닌 위에서 본다는 느낌이었다.
종수(유아인)은 파주 쪽에서 잡일을 하며 소설을 쓰려 노력하는 젊은이다.
우연히 시내에서 (배경은 이수역 근처였다) 해미(전종서)를 만난다.
둘은 아주 간만에 만났는데 해미가 종수에게 반가워하면서 집으로 초대를 한다.
둘은 원룸에서 사랑을 나누고 친해지지만 해미가 해외여행을 돈을 탈탈 털어 떠난다.
그 사이에 종수는 해미 집에 가서 창밖으로 보이는 남산을 보면서 자위를 한다.
해미가 다시 왔을 때 옆에는 벤(스티브 연)이 있었는데 그는 일을 하지도 되는 부잣집 젊은이였다.
해미는 벤과 친하게 지내며 붙어다니지만 종수는 그 모습이 별로 좋지도 못할 뿐더러 해미를 사랑한다.
이유는 모르나 벤은 해매와 함께 다닐 때 종수도 스스럼 없이 초청하며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도 논다.
그 후에 벤과 해미는 친하게 지내지만 어느날 해미가 사라지고 종수는 찾으려 노력한다.
벤은 비닐하우스를 불태워버리는 게 취미라고 말하면서 대략 2달에 한 번은 불태운다고 말한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비닐하우스를 방치되어 있고, 누구도 관심없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한 후에 해미가 사라졌는데 해미는 종수가 아니었다면 누구도 관심없었을 아이였다.
가족이랑은 완전히 관계를 끊은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고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직업도 길거리에서 하는 도우미 일이라 그때마다 연락오면 할 뿐이었다.
해미가 사라진 후 벤 옆에는 비슷한 느낌의 다른 여자가 여친으로 만나고 있었다.
이런 내용으로 전개되는 영화에서 나오는 몇몇 상징이라면 상징은 다소 뻔하게 느껴졌다.
영화가 말하려는 것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일 듯하다.
확실하게 대비하려 가장 밑바닥의 청춘과 빈둥거려도 지장없는 청춘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 청춘이 어떤지에 대해 설명하려한다는 건 알겠는데 압축과 생략이 많고 난 별로였다.
거장이라 불리는 분의 작품이니 내가 잘 못 보거나 삐딱하게 봤겠지만 난 그랬다.
영화가 좋긴 했지만 그가 그려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가 꼰대스럽게 느껴졌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근데 왜???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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