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8. 10:49ㆍ드라마
상당히 독특한 드라마가 한국에도 탄생했다.
야구 드라마인데 정작 야구는 배경일 뿐 주인공이 전혀 아니다.
드라마에서 아마도 야구 경기를 하는 장면은 전체에서 10%도 안 되지 않았을까.
분명히 스포츠 드라마라고 해야 하는데도 정작 스포츠 장면이 나오지 않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역설적으로 스포츠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아 크게 성공한 드라마다.
이런 작품과 비슷하다면 그나마 <머니볼>이 있는데 그 마저도 야구 경기가 꽤 많이 나온다.
제목인 <스토브리그>처럼 내용이 겨울에 야구단이 새롭게 팀을 구성하고 새시즌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린다.
야구가 한국에서 인기 스포츠이긴 해도 정작 겨울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하진 않다.
한국에서 국가적으로 축구가 더 인기 있지만 시즌을 놓고 볼 때 야구가 좀 더 인기있는 건 사실이다.
매일 열리는 스포츠면서 광고도 많이 송출할 수 있어 방송국도 좋아하는 스포츠이기도하다.
야구 룰은 사실 무척이나 복잡하고 야구를 제대로 이해하는 건 막상 쉽지도 않다.
거기에 최근에는 데이터가 많이 융합되면서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과거와 또다른 면이 생겼다.
이런 점은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낯설고 넘사벽처럼 느껴진다.
공 던지고 치고 달리고 1,2,3루를 거쳐 홈까지 들어오면 점수를 내는 시합이 야구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은 재미있게도 이 드라마를 보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비록 어려운 용어가 야구 드라마라 많이 나오긴 해도 시청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꼴찌를 밥먹듯이 하는 드림즈라는 팀이 있다.
안 되는 팀에는 다 그 이유가 있고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드림즈 팀은 코치진도 서로 파벌이 있고,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그렇다.
새로운 단장이 오는데 가는데 마다 우승팀으로 만들지만 그 팀이 해체되는 요상한 인물이 들어온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스토브리그가 시작되며 새로운 드림즈 팀을 만들어 나간다.
백승수(남궁민)이 단장으로 입성하고 드림즈 운영에 의지가 없는 모회사와 사장과 권경민(오정세)고문이라 할 수 있는 인물.
여기에 운영 팀장인 이세영(박은빈)은 함께 팀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한다.
여기에 드림즈였던 강두기(하도권)투수와 간판타자였던 임동규(조한선)의 선을 넘나들며 팀에 남게 된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야구를 전혀 모른다고 하던 백승수가 어지간한 데이터는 전부 이미 섭렵한다.
처음에는 다소 억지라고 생각했는데 동생이 야구선수였던 설정이 나오면서 이해가 되었다.
모래알같은 팀을 하나씩 하나씩 한 팀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때로는 단호하게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며 드림즈 팀에 가장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를 해낸다.
뜻하지 않게 이번 진짜 스토브리그는 무척이나 조용한데 정작 드라마는 대박이 났다.
이번 겨울 스토브리브는 류현진으로 인해 메이저리그는 떠들썩하게 뉴스가 난리였는데 한국 스토브리그는 조용했다.
더구나 스토브리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드라마 자체를 즐겁게 봤다.
생각해보면 장르드라마고 할 수 있는 건 철저하게 장르에 충실하게 만들어 흥행에 성공한다.
최근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며 한국 드라마도 어설픈 로맨스를 넣었을 때 어김없이 흥행에 실패했다.
야구 드라마답게 선수 한 명, 한 명을 조명하면서 야구 팀에 선수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부각한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야구 팀을 운영할 때 뒤에서 뒷받침해주는 프런트의 존재를 제대로 보여준다.
물론, 솔직히 한국에서 모든 야구 팀은 터무니없게도 해마다 새 시즌이 시작될 때 우승을 부르짖는다.
이처럼 이 드라마에서도 꼴찌를 매년했던 드림즈의 새시즌 목표도 우승이라는 건 너무 가당치 않기는 하다.
실제로 드라마를 보면 기껏해야 보강은 투수 2명이 새롭게 되었는데 이를 근거로 우승하는건 현실을 모르는 판단이다.
작가가 엄청난 자료조사와 준비를 통해 현실감 돋는 드라마를 제작진과 함께 만들었다는 점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특히나 갓두기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드라마에 등장하는 선수들이 현실처럼 느껴질 정도로 연기를 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중박이상을 무조건 떠트리는 남궁민의 존재감과 원톱이면서도 극을 이끌어가는 절제된 연기는 당연 으뜸이다.
시간 도둑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라서 다음 시즌이 또 되기를 기대한다.
주인공이 백승수라 드림즈와 함께 할련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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