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5. 19:54ㆍ드라마
아주 가끔 드라마 1회부터 보지 못하고 중간부터 보는 경우가 있다.
내 의지랑 상관없이 아이들이 보자고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본다.
<구미호뎐>같은 경우도 그렇게 보게 된 드라마다.
원래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데 수요일 시청시간이 맞지 않아 보지 않으려 했다.
5회 정도부터인가에 갑자기 봐야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드라마다.
정확하게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집에 들어오니 드라마가 나오고 있으니 선택이 없었다.
막상 보니 꽤 한국의 전통 전래동화급의 이야기를 갖고 현대적으로 잘 해석했다.
아주 친숙한 캐릭터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 것이 특히 그랬다.
구미호나 이무기는 이 드라마에서 핵심이니 그렇다해도 우렁각시까지 나올줄이야.
이연(이동욱)은 구미호로 신급에 해당하는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이무기(이태리)는 구미호의 몸을 필요로 하면서 그를 먹으려 한다.
워낙 대단한 존재라 실행하지 못하는데 남지아(조보아)를 이용하려한다.
이연과 남지아는 과거부터 사랑했던 사이라 현대에 들어 환생한 인물이 남지아다.
이랑(김범)은 이연의 동생으로 둘은 찐 형제처럼 티격태격이다.
남지아는 방송국 피디인데 다소 신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내용 전체는 로맨틱하게 이연과 남지아가 사랑하는 이야기다.
이무기의 몸 일부가 남지아 속으로 들어가 이연은 어찌할바를 모른다.
이런 상황이 역설적으로 극을 좀 더 흥미롭고 애절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아마도 이 드라마를 보면 다들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한다.
그것은 바로 <도깨비>를 보는 기시감같은 거 말이다.
저승사자에서 구미호가 되었지만 불사의 신이라는 사실.
좀 더 활동적이고 익사이팅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렇게 보였다.
주인공인 이동욱이 그 사실을 몰랐으리 없을테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한국인에게는 정서적으로 흐르는 그 전통을 현대로 잘 갖고 왔다.
재미있는 점은 과거는 모르겠으나 현대 들어와서 굳이 인간이 되어야 할 이유는 모르겠다.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인간이 되려고 발버둥치려 한다는 점에서 의아하다.
드라마에 나온 그 누구도 더 인간다우면서 능력까지 갖고 생활하니 내 입장에서는 완전 부러운데.
언제나 유한한 존재는 무한한 존재를 부러워하고, 무한한 존재도 유한한 존재를 그리 본다.
이런 서로 상대방 존재에 대한 갈급은 영원한 인류의 화두일지도 모르겠다.
그 덕분에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여전히 시장에 나오고 사람들은 좋아한다.
얼마나 사람들에게 그럴싸하고 색다르고 새롭게 다가가느냐에 따라 공감을 얻게 된다.
<구미호 뎐>은 그런 면에서 마지막 이랑만 제외하면 전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딱히 이렇다 할 배우가 없었지만 다들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기에 드라마가 재미있었다.
온갖 인간군상이 나오지만 제대로 된 인간은 거의 없다는 사실도 이 드라마에서 재미있는 요소였다.
대부분 전생에서 다시 환생한 인물이니 영원히 살거나, 다시 살거나 둘 중에 하나로 보인다.
비록 중간부터 보긴 했지만 꽤 집중하며 재미있게 본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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