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 동지

2020. 11. 26. 09:59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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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인가에 개봉했어야 하는 영화인데 이제서 개봉한 <이웃사촌>. 현재는 무죄가 되었다고 하는데 오달수가 성추행으로 영화가 연기되었다. 당시에 오달수 최초의 주연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던 걸로 기억한다. 천만배우라고 하여 출연한 영화마다 천만명이 본 영화가 다수라 붙여진 별명이었다. 그 영화들이 대부분 오달수가 주인공보다는 서브역할이었다. 이 영화는 정확히 이야기하면 주인공과 서브의 중간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 정우와 나눠갔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이의식(오달수)는 공항에 도착했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누군가에게 잡혀간다. 그 후에 가택연금을 당해 집에서만 머물러야 했다. 안기부는 의식을 빨갱이로 몰아간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옆 집에 도청장치를 한 정보원을 심어놓는다. 대권(정우)이 팀장으로 동식(김병철)과 영철(조현철)과 함께 24시간 감시를 한다. 의식과 똑같은 생활을 하며 패턴까지도 습득하려 한다. 의식은 집에서 하루 종일 있으면서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바로 옆 집에 머물고 있으니 대권은 저절로 의식에게 노출된다. 그저 이웃사촌이라 생각하고 의식은 대권을 대한다. 담배를 빌려달라고도 하고 함께 목욕탕에도 가면서 우정도 쌓는다. 동지라는 표현을 대권에게 하면서 친근함을 표한다. 대권은 오로지 빨갱이를 잡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의식을 감시하지만 조금씩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동질감을 느낀다. 여기에 게속 감시를 하면서 대권의 팀원들도 자연스럽게 의시의 가족들에게 친밀감을 느끼며 정감을 갖는다.

영화의 배경은 1985년 정도다. 당시는 아직까지 군사정권이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을 당시였다. 영화에서 의식은 누굴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비슷하게 유추할 수 있지만 연관성 자체를 거의 없애버렸다. 가족구성원도 비슷한 경우가 없다. 당시로 김대중과 김영삼이 가까운데 둘 다 딸은 없으니 말이다. 여기서는 이유비가 은진역의 딸역할이다. 중간까지는 그저 출연한 배우 중 한 명으로 중요도가 없지만 뒤에 가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당시에는 권력을 갖기 위해 어떤 짓도 서슴치 않고 했던 때였다. 그 역할을 김희원이 김실장으로 안기부 실세로 나온다. 대놓고 사람 죽이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모든 것은 국가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 믿는다. 애국을 위해서 구가에 도움되지 않는 인물은 죽여도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실제로 죽이려는 노력뿐만 아니라 죽이기도 한다.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서는 정확히 대통령이 누군인지도 나오지 않고 비슷한 인물도 노출되지 않는다.

감독은 전작인 <7번방의 선물>에서도 억울하게 특정 공간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 영화에서도 똑같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의 물리력에 갇혀있다. 나갈 수 없는 상황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잘 지낸다.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중요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로 한다. 엄청난 감동을 영화가 주는 것은 아닌데 중후반부터 뭔가 건드리는 감정을 준다. 그것은 아마도 영화가 이끌어내는 것도 있겠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정서가 아닐까한다.

아마도 지금의 60대 중반 이상의 연령대는 한국을 지금처럼 먹고 살 수 있게 만들었다는 자긍심이 있다. 50대에서 60대 중반까지는 한국이 지금처럼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이런 모든 것은 전부 시대를 살아가며 함께 만들어 낸 한국이다. 현재 이런 한국 사회는 무척이나 혼란스럽고 각자 자신의 주장이 맞다는 의견만이 팽배하게 맞서고 있는 듯하다. 과도기적인 현상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한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낸 한국을 자랑스러워 할 필요는 있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은 그런 분들의 노력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건 사실이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도 얻으려 했던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 바로 아래세대라 그 정도로 내가 만들었다는 감정은 좀 적다. 아마도 영화에서 내세우는 감정은 그런 정서라 본다. 그렇기에 20대 정도의 세대가 이 영화를 어떤 식으로 볼련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영화는 자체적으로 잘 만들었기에 물컹하는 감정은 생긴다.

이상하게도 나쁜 놈인데도 엄청나게 악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점이 영화의 장점같다. 그저 우리 주변의 친숙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행동했어야 했던. 보면서 푸~~하고 웃을 수 있는 장면도 있었다. 아마도 영화가 정상적으로 개봉했다면 훨씬 더 많은 흥행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은 코로나 시대라 개봉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시기라서. 확실히 오달수와 정우의 연기가 영화를 끌어가는 감정선을 잘 연결하면서 관객들을 유도한다. 꽤 긴 러닝타임인데 재미있었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은진에게 벌어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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