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 - 최후의

2020. 3. 7. 21: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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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예고를 봤는데 꽤 흥미롭게 느껴졌다. 분명히 심각한 영화로 보였는데 예고를 무슨 이유로 그 장면으로 뽑았는지 몰라도 웃겼다. 태영역의 정우성이 붕어역의 박지환을 꼬시는 장면이었다. 거기서 태영이 붕어에게 서로 사촌지간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 있다. 태영에게 우리 서로 닮았다고 꼬신다. 함께 뭔가를 하자며 하는 모습이었는데 저절로 웃게 만들었다. 어지간한 사람에게 정우성이 그런 말을 해도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을텐데 붕어캐릭터한 박지환에게 말하다니 말이다.

내용으 전체적으로 무겁다. 최근에는 무슨 유행처럼 과거와 현재를 오갈 때 불친절하다. 가장 유명한 영화로 <덩케르크><덩케르크>가 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갔는데 관객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고 보여준다. 그 후로 꽤 많은 작품이 이런 식으로 구성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현재가 과거인지 현재인지 구분도 못하고 보게 된다. 나중에 알게 되기는 하는데 굳이 그렇게 편집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짐승들>도 그런 식으로 편집을 구성했다.

초반에 나온 내용이 당연히 현재라 생각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가서 첫 장면에 나온 내용들이 처음이 아닌 마지막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이런 걸 다소 불친절하게 전혀 알려주지 않으니 말이다. 그나마 좋은 건 영화 초반에 만든 사람들에게 대한 크레딧이 나올 때였다. 한국 영화는 이상하게 제작사와 공동제작사들이 잔뜩 나온다. 자본을 댄 사람들이 중요한 것은 알겠는데 오히려 그보다는 영화에서 주요 연출팀이 더 중요한 거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깔끔하게 그런 식으로 구성했다.

분명히 누가 뭐래도 주인공을 인식하는 것은 정우성과 연희역의 전도연이다. 초반부터 정우성은 극을 이끌지만 전도연은 전혀 나오질 않는다. 아마도 극의 3분의1인지 2분의 1 정도가 지난 후부터 나온다. 영화 자체도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도연이 나오기 전 내용 전개과 그 후로 분위기와 상황이 변하면서 급격하게 빨라진다. 태영은 출입국 행정관인데 빚을 크게 졌다. 연희와 함께 한 것이 잘 못되었는데 연희가 도망가며 혼자 책임져야 한다. 여기에 박사장(정만식)이 고리대금업자다.

또 다른 인물은 미란(신현빈)으로 역시나 빚을 지고 부부가 사이도 나뻐지고 본인은 술집에서 일을 한다. 끝으로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중만(배성우)은 집이 힘들어 스파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뜻하지 않게 손님이 가져가지 않은 물건을 보게 된다. 그 가방부터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이 시작되고 끝난다. 여기에 끝으로 윤제문이 형사 역할을 했는데 상당히 능글맞게 돌아다니는데 약간 의아한 것은 정말로 형사인지 여부다. 중간에 경찰이 찾는 장면이 나와서다.

 

어떻게 보면 내용의 처음과 끝이 전부 돈과 관련되어있다. 영화 시작부터 빚을 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에게 전부 돈이 없다. 살아가는 것은 빽빽하고 딱히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하루를 살아가는데 딱히 이렇다 할 한 방은 커녕 일을 해도 딱히 좋아질 가망도 없다. 이럴 때 누구라도 큰 돈이 생긴다면 눈이 뒤집히는 것은 당연하다. 영화에서 정확한 금액은 내가 놓쳤을 수도 있는데 사망보험금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서로 그 가방으로 엮인 사람들이다.

만약 내가 그렇게 큰 돈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면 나라도 그렇다. 딱히 이 돈을 가져간다고 누가 알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런 상황에서 그 돈을 탐내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몇 억이나 되는 돈이니 말이다. 차라리 몇 백 정도라면 쿨하게 분신실고를 경찰하게 하겠지만. 영화에서 좀 답답한 것은 그 큰 돈을 왜들 그렇게 가방 하나에 넣고 다니냐. 중만은 거의 유일하게 집으로 갖고 가는데 나라면 그 돈을 여러 군데에 분산해서 놓았을 듯하다. 그도 아니면 잽싸게 뭔가 자산같은 걸로 변경하거나.

꽤 많은 인물이 영화에 출연한다. 청불영화답게 수위도 꽤 높다.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심지어 영호 포스터에 나온 인물 중에 과연 몇 명이나 살아남았을까를 맞추는 것도 재미있다. 보기 전에 몰랐는데 보고 나서 영화 포스터를 보니 퀴즈로 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 다소 아쉽게도 정우성과 전도연의 중간 이후에 나오는데 그마저도 좀 짧다. 주인공 2명이 서로 연인관계이자 상대방 등쳐먹는 관계인데 함께 정우성의 집에서 있는 장면이 유일하다.

전도연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전부 좀 무거워 아쉽다. 워낙 카리스카와 존재감이 있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겠지만 말이다. 배우가 작품이 들어오지 않으면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어도 다소 가벼운 것도 부담없이 막 했으면 어떨까한다. 신현빈은 나름 주목하는 배우인데 아직까지 생각보다 크질 못했다. 곧 잘 될것이라 본다. 원작이 따로 있던 작품인데 마무리는 다소 아쉬웠다. 내용이 진행되고 전개될 수록 흥미로웠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우연이 많이 결합된다.

다소 허무하거나 허망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청난 돈을 갖고 서로 욕망으로 한껏 부딪치는 내용이라 그런 전개가 나쁠 것도 없지만 꽤 농밀도 있게 진행되다 마지막에 거의 순삭으로 급작스럽게 모든 전개가 끝을 맺는다. 거기에 영화 자체가 권선징악은 아니라 기대할 것은 없지만 다소 생뚱맞게 끝난다. 어떻게 보면 결자해지와 같은 구조기도 하지만. 누군가 대박으로 끝맺는다. 제목처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이라면 실제로 무엇이든 못할까라는 생각은 든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전도연과 정우성이 윤제문과 이야기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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