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5. 09:00ㆍ영화
2018년에 데드풀2가 나온 후 이렇게 오래도록 못 나올지는 몰랐던 데드풀. 원래 데드풀은 금방 나올 수 있었는데 20세기 폭스가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모든 제작이 거의 중단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나눠져 있던 마블의 모든 캐릭터가 전부 모일 수 있었죠. 당시에 기대가 컸습니다. X맨에 나오는 여러 히어로를 모두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서요. 그런 이후로 오랜 시간동안 소문만 무성했지만 특별한 액션이 전혀 나오질 않았죠. 이와 함께 데드풀 제작도 연기가 되었고요.
무엇보다 마블 영화가 예전만큼 인기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뭔가 인기가 있어야 다양한 시도를 하며 제작비를 투입할 수 있는데요. 최근 마블이 만든 영화가 흥행에서 좋지 못했죠. 거기에 디즈니플러스 통해 소개되는 마블 드라마와 연계성까지 갖추면서 이해하기 살짝 힘들어지기도 하고요. 생판 모르는 사람이 봐도 큰 지장이 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게 만들었죠. 다른 연계 드라마 등을 본 사람은 관련성을 찾아가며 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별로였죠.
원래부터 마블 영화에 호불호가 있었는데 안 보던 사람은 더욱 안 보게 되었고요. 그래도 데드풀은 이와 상관없는 캐릭터이긴 했는데요. 데드풀 캐릭터가 디즈니에 살짝 안 맞는 점이 우려스럽긴했습니다. 보통 디즈니는 가족을 추구하니까요. 데드풀은 19세 이상으로 거친 없는 입담과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어떨까했습니다. 진작에 이번 데드풀에는 울버린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은 했습니다. 데드풀 2 마지막 쿠키에 나오면서 기대감을 높였으니까요. 그러던 중에 울버린은 은퇴를 해버렸습니다. 여기서 반전은 바로 마블 유니버스를 뛰어넘는 차원을 뛰어넘는 것에 마블이 그동안 너무 치중했죠.
멀티버스를 밀다보니 오히려 내용이 복잡해지면서 재미가 적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이번 데드풀에서는 원래 관객과 이야기도 하고 스스로 셀프 비판도 하는 캐릭터다운 말을 합니다. 아예 이번 편을 통해 멀티버스를 이제는 자제하겠다는 느낌도 주죠. 차원이 다른 존재를 데리고 오면서 뭐가 뭔지 모를 이상한 마블 유니버스가 되었으니까요.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도 마블 유니버스와 멀티버스를 동시에 다루고 있습니다. 마블 유니버스가 확장되어 모든 캐릭터가 다 나올 정도로요.
데드풀이 나오자마자 울버린 묘를 파고 있습니다. 자신의 세계가 위험하다며 이를 구할 존재가 바로 울버린이라서요. 다양한 차원을 이동하며 울버린을 찾습니다. 그 중에서 데드풀에게 딱 맞춤인 울버린이 나타나 그와 함께 데드풀 세계를 구하려고 할 때 일이 벌어집니다. 이를 방해 요소로 생각한 패러독스가 보이드라는 곳으로 보내버립니다. 그곳에는 카산드라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X맨의 자비에 여동생입니다. 똑같이 염력을 쓸 수 있어 절대자로 존재하죠.
카산드라 역의 엠마 코린은 성소수자라고 하네요. 어쩐지 역할이 잘 어울리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가장 크게 놀란 점은 출연진입니다. 울버린으로 다시 컴백한 휴 잭맨이 제일 놀랍지만요. 생각지도 못한 캐릭터가 어마어마하게 나옵니다. 근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마블 유니버스에 속하지만 20세기 폭스에서 영화로 만든 히어로 캐릭터라는거죠. 대체적으로 흥행에서 망해 사람들에게 잊혀진 캐릭터입니다. 성공한 히어로도 있는데 워낙 오래되어 잊혀졌거나요.
심지어 크리스 에반스가 나옵니다. 누구나 어셈블을 외치는 캡틴 아메리카를 생각할 때 다른 캐릭터입니다. 데드풀에 나오는 캐릭터 대부분이 20세기 폭스사에서 만들었다 실패한 히어로거든요. 바로 판타스틱 포에서 나온 캐릭터입니다. 몸이 불덩이가 되는 캐릭터인데 당시에 그다지 좋지 못했거든요. 그런 식으로 20세기 폭스에서 망한 캐릭터가 줄줄이 진짜 그 캐릭터를 맡은 배우가 출연해서 연기합니다. 히어로물을 꾸준히 본 사람이라면 아주 좋아했을 듯합니다.
보면서 기억이 나니까요. 이번 데드풀3는 그렇게 볼 때 추억 영화기도 하지만요. 대대적으로 마블 유니버스를 본격적으로 할 예고가 아닐까합니다. 계속 새로운 히어로가 나오면서 마블이 오히려 재미가 없어지고 번잡해진 측면이 있거든요. 실사 영화 문제는 배우가 늙는다는 거죠. 이를 위해 20세기 폭스에서도 리부트하며 새로운 배우에게 캐릭터를 맡기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사람들은 좀 더 유명한 배우가 했을 때 더 기억하기 마련이죠. 울버린은 대체불가능하게 되었고요.
해서 마지막 작품인 로건에서는 로라가 계승자로 나왔지만 그 이후로 어떤 작품도 찍지 못했고요. 대놓고 데드풀이 90살까지 잭휴먼에게 울버린 역할을 하라고 할 정도입니다. 다른 히어로 영화와 달리 빌런이 애매합니다. 마지막에 시간을 자신이 직접 통제하려고 카산드라가 보이드에서 나오는데요. 멀티버스를 이제는 안 하겠다는 듯이 결말을 내버립니다. 제가 봐도 이제 멀티버스 없이 마블 유니버스정도만 확장해도 이야기꺼리는 넘칠 듯한데 말이죠.
이번에도 역시나 잔인한 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쿠키도 굳이 말하면 2개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마지막에 자막이 나오면서 지금까지 20세기 폭스에서 만든 히어로를 전부 보여주더라고요. 제작 과정을 보여주고요. 이제 20세기 폭스는 사라졌으니 데드풀과 울버린은 헌정 영화가 되었네요. 아쉬운 건 X맨 출연진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데드풀도 어벤져스보다 X맨에 가까우니까요. 가장 지극히 헐리우드같으면서도 B급 정서가 풍성한 데드풀과 울버린이었네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데드풀다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