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탈주

2024. 7. 4.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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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항상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꽤 흥행요소를 갖춘 장르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한국에서 볼 때 미지의 대상입니다.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잘 모르는 대상이죠. 과거에 비해서는 좀 더 많이 알려졌다고 해도요. 여전히 어떻게 그들이 살아가는지 등에 대해 아는 걸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북한이 나올 때는 뭔가 신비감이 존재하죠. 그보다 더 흥미로운 건 따로 있습니다. 항상 북한은 대부분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오죠. 남자는 거의 군인이고요.

분명히 남남북녀인데도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늘 반대죠. 북한은 군인이 나오니 항상 남자입니다. 한국에서 잘 나가는 남자 주인공이 북한 군 역할을 맡죠. 이러다보니 오히려 한국 남자보다 북한 남자가 훨씬 잘 생겼습니다. 아무리봐도 북한 남자보다 한국 남자가 훨씬 잘 생겼는데 말이죠.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오면 늘 반복됩니다. 영화 <탈주>도 똑같습니다. 북한 군인으로 이제훈이 주인공입니다. 그나마 한국인이 나오질 않죠.

오로지 북한 군이 한국으로 귀순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한국에서 만든 영화인데 북한군이 근무하다 남북한 경계선을 넘어 내려오는 내용입니다. 이제훈이 연기한 규남은 북한에서 아무런 기대가 없습니다. 10년 동안 군 복무를 한 후 제대가 얼마 남지 않았죠. 군을 나간 후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지만 딱히 대답을 못합니다. 아무런 계획이 없으니까요. 북한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고요. 자신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군을 나간 후 당에서 시키는 게 있으면 그걸 해야 합니다. 규남은 남한에 대한 전보를 라디오를 통해 접한 듯합니다. 영화에서는 한국에서 유명한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나오더군요. 자이언트 T가 부른 양화대교도 나옵니다. 노래 가사에 아버지가 택시 드라이브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초반에는 몰랐는데 의미가 있더라고요. 규남은 아버지가 운전사였습니다. 군 복무 중에 엄마도 역시나. 북한에서는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는 상태라 미련도 없던 게 아닐까합니다.

규남은 철저하게 오래도록 남한으로 내려갈 준비를 합니다. 매일같이 어떤 루트를 통해 남한으로 내려갈 수 있는 지 시뮬레이션을 하죠. 문제는 곳곳에 있는 지뢰입니다. 지뢰가 어디에 있는지 매일같이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며 파악하죠. 모든 루트를 전부 파악하고 이제 실행할 일만 남았는데요. 실행하기로 한 전 날 폭우가 예상됩니다. 폭우가 오면 파악해 놓은 지뢰 위치가 변경됩니다. 그 전에 규남은 북한에서 남으로 경계선을 뚫고 내려갈 마음을 먹죠.

이런 과정이 상당히 스피드있게 전개됩니다. 여기서 뜻하지 않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홍사빈이 맡은 동혁인데요. 동혁 엄마와 여동생이 남한에 현재 내려가 있죠. 전부 북한군인만 나오는데 제가 볼 때는 홍사빈이 가장 북한 말투와 북한 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연기자는 어느 정도 남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는데 말이죠. 살짝 어눌하고 남 눈치도 보는 듯한 연기를 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괜히 북한 사람이 너무 당당한 건 좀 어색하게 느껴져서요.

동혁은 규남이 밤마다 하는 행동을 눈치 챕니다. 엄마가 있는 한국으로 함께 가기를 원하죠. 규남은 시치미 떼고 그런 일은 없다고 하죠. 그러자 동혁이 혼자 스스로 행동을 해 버립니다. 규남이 오래도록 준비한 루트를 동혁이 하려니 제대로 될 리가 없죠. 무엇보다 제대로 된 루트를 지도가 있다고 찾아가는 건 밤 중에 쉽지 않죠. 동혁이 한 행동은 금방 들키고 말아 규남이 도와주려고 하지만 실패합니다. 규남이 숨기기도 전에 발각되어 둘이 함께 탈주하는 걸로 됩니다.

그 때에 탈주군인을 처벌하기 위해 구교환이 연기한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는 달립니다. 이전까지는 워밍업이라고 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규남은 탈주병을 잡으려는 영웅으로 현상이 지시합니다. 탈주병이 2명이 아닌 탈주병 1명과 잡은 영웅적인 병사 1명으로요. 알고보니 현상은 규남과 아는 사이였습니다. 어릴 적 현상 집엣 운전사로 현상 아버지가 일을 했죠. 나름 동생을 생각한다며 규남을 믿고 도와주려 했던 걸로 보이더라고요.

규남에게 그곳에 있지 말고 사단장 비서 역할을 하라고 하죠. 규남은 이제 제대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다시 군인으로 복무를 해야 하는데요. 현상은 군 제대해도 할 게 없으니 자신의 말을 따르라고 합니다. 규남에게는 그게 운명이라고 하고요.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했는데요. 얼핏 그것도 이런 상황에서 나쁘지 않다고 저는 생각했는데요. 규남은 이미 북한에 있을 마음이 1도 없었나 봅니다. 더구나 자신이 만든 루트만 생각하고요.

폭우가 오기 전 자신이 만든 루트로 남한으로 내려 갈 생각만 있는거죠. 실제로 그 루트가 아니면 북한에서 나갈 방법은 전혀 없고요. 이때부터 도망가려는 규남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쫓는 현상 이야기가 영화 주 내용입니다. 규남이 한국으로 가려는 이유가 인상적인데요. 실패할 수 있는 자유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건 북한에서는 갖기 힘든 자유인데요. 실패하는 것도 자유라는 거죠. 실패를 해도 또 할 수 있는 자유. 한국에서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겠지만.

영화는 상당히 스피드있게 추척씬이 펼쳐집니다. 여러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국으로 가려는 규남. 지도를 엄청나게 잘 보는 현상은 기막히게 추척 루트를 찾아 내더라고요. 상당히 긴장감 있게 내용이 전개되는데요. 마지막 결말이 살짝 아쉽기는 합니다. 너무 극적인데 조금 덜 극적이면 훨씬 현실적이지 않았을까합니다. 구교환은 드라마 DP에서는 한국 탈영병을 쫓더니 영화 탈주에서는 북한 탈주병을 쫓네요. 시간순삭으로 집중하며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실패할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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