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13. 09:00ㆍ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이 참 신기했다. 신기함을 넘어 온갖 개념과 정리를 했었죠. 심리학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이 떠들었고요. 인간 감정을 너무 단순하게 만드는 건 있었죠. 그래도 주인공 나이가 어려 가능했습니다. 아직 사춘기다 되기 전 아이가 갖고 있는 감정은 그다지 복잡하진 않으니까요.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선사했고 사람들은 좋아했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자기 감정을 알게 되었다고 할 정도였죠.
상당히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인사이드 아웃2가 나왔습니다. 2015년에 1편이 나왔으니 무려 10년 만에 나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인사이드 아웃은 엄청나게 성공해서 여전히 외화 순위에 남아있을 정도인데요. 이번 인사이드 아웃2는 아쉽게도 그 정도 흥행은 하지 못할 듯합니다. 다양한 감정이 나오는 건 좋은데 너무 번잡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주인공인 라일리가 이제 사춘기가 되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 이전과 다른 감정이 생기면서 더욱 복잡해지는데요.
그러다보니 훨씬 더 다양한 감정이 라일리에게 생깁니다. 기존에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추가로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새롭게 등장합니다. 이런 감정은 사춘기라고 새롭게 생긴건 아니라고 할 수 있죠. 사춘기가 되자 이런 감정들이 좀 더 다른 감정보다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풀어낼 것인지가 관건인데요. 그 부분에 있어 아쉽게도 인사이드 아웃2는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너무 복잡해서 혼란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관객이 일목요연하게 이해하는 건 제가 볼 때 실패했는데요. 사춘기가 복잡하다는 걸 생각하면 성공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사춘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네요. 사춘기가 힘든 건 본인 스스로도 감정을 잘 모른다는 겁니다.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스스로도 납득을 못하니까요. 그런 사춘기를 표현하려니 너무 복잡했던 건 아닐까하는데요. 기존에는 감정이 단순하게 몇 가지 없다보니 보는 데 큰 지장이 없었죠. 이번에는 4개가 새롭게 생겼습니다.
기존 감정 5개에 추가로 4개까지 생기다보니 저는 좀 몰입이 잘 안 되더라고요. 차라리 심플하게 불안만 추가했으면 어땠을까하네요. 어차피 이번 사춘기에서는 가장 중요한 감정이 불안이거든요. 한편으로는 불안보다는 혼잡이 더 낫지 않았을까싶기도 하고요. 주인공 라일라는 이제 가족보다는 친구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죠. 중학생때부터 시작한 아이스하키는 에이스가 되었고요. 친구와 함께 고등학교에 미리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요.
그곳에는 라일리가 제일 좋아하는 선배가 있는데요. 다함께 아이스하키가 있는 고등학교로 갈지 알았던 친구들은 그만두려 합니다. 라일리 혼자만 아이스하키있는 학교로 가게 되는데요. 자기 혼자 가게되니 선배들에게 잘 보이려 한다는 내용인데요. 이게 너무 단순하게 내용을 전개하니 재미가 덜하더라고요. 핵심은 라일리 머릿속에 있는 감정인 건 맞는데요. 그러기 위해서 라일리가 겪는 감정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여주는 게 핵심일텐데요.
그 과정에서 라일리가 혼자 패스도 안 하고 드리블 하고 골도 넣으면서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데요. 이게 좀 저는 갑자기 그렇게 행동하는 게 납득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된 이유는 바로 불안이 갑자기 폭주했기 때문입니다. 라일리가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머릿속이 공사를 하더니 더 복잡해진 도구가 생기죠. 그러면서 새로운 감정이 나타나고요. 처음에는 기쁨에게 협조를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불안이 모든 걸 전부 지배하게 됩니다. 오로지 라일리를 위한다는 점에서요.
한편으로 그런 감정이 생기는 건 오로지 인정을 받고 싶어서고요. 소외되지 않으려 해서인데요. 그러다보니 불안이 라일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또 다른 점은 기쁨도 실수를 하죠. 라일리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했으니까요. 극단적이었던거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만 생각하게 되고요. 기쁨을 유지하기 위해 나쁜 감정 등은 전부 없애려 하죠.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 모든 감정을 다 받아들여야하죠. 나쁜 것이든, 좋은 것이든 전부 다 바로 나입니다.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바로 그겁니다. 내 안에 있는 모든 감정은 나를 성장시킵니다. 내 정체성을 나타내게 됩니다. 어떤 것도 무가치하고 없어도 되는 감정은 하나도 없는거죠. 당시에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피하면 안 되는 감정입니다. 인사이드 아웃2에 있는 모든 감정이 서로 반목하기도 하지만 인정하게 되죠. 각자 라일리를 위한다고 했지만 그게 아니라는걸요. 모든 감정을 전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라일리는 어려운 사춘기를 벗어나게 되는거죠.
영화 마지막에는 라일리 엄마와 아빠에게도 불안 등이 나타납니다. 평소에는 인사이드 아웃 1에 나온 주요 감정이 지배하는데요. 성인이 된 후에는 사춘기 때 생긴 감정이 순간 나온다는거죠. 그런 점은 꽤 괜찮다고 보이더라고요. 영화 마지막에 자막과 함께 쿠키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영상이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10년만에 나온 후속편치고는 아쉽더라고요. 충분히 고민해서 잘 풀어낼 수 있었을텐데요. 아마도 인사이드 아웃 1편만큼 흥행이나 평가는 좋지 못할 듯하네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