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6. 09:00ㆍ영화
처음에 <롱디>가 뭔지 전혀 몰랐어요. 영화를 보면서 무슨 뜻인지 알게되었죠. 영화에서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는데 아마도 많이 쓰는 용어라 그런 듯해요. 영화 시작하자마자 폴더에 제목을 넣을 때 '나랑 결혼해 줄래'라고 했다가 'long D'라고 입력하더라고요. D가 distance라는 걸 깨닫게 되었죠. 장거리 연애하는 걸 롱디라고 하나봐요. 장거리라 함은 아무래도 만나고 싶다고 당장 찾아갈 수없는 거리를 의미하겠죠. 그 정도 거리에 살아도 서로 사랑한다면 가능하겠죠.
영화는 명백하게 영화 <서치>가 떠올라요. 실제로 '서치'의 제작진과 <연애 빠진 로맨스>제작진이 함께 만들었다고 하네요. 여기에 맥북으로 이용을 해서 초반에 효과음 등이 너무 똑같았어요. 제가 맥북을 전혀 이용해 본 적이 없다보니 실제로 그 소리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요. 도하(장동윤)는 맥북에서 폴더를 정리 하는 중입니다. 거기서 처음에 태인(박유나)를 만나게 된 영상부터 나와요. 도하가 직접 촬영한 영상이죠. 폰으로 찍은 것인데 우연히 길거리에서 찍은 겁니다.
버스킹을 하고 있는 태인이 속한 '연신굽신'팀을 발견하게 된 거죠. 보자마자 도하는 팬이 됩니다. 늘 공연을 하는 곳이면 쫓아다니죠. 그렇게 팬이 되어 매니저까지 자청하게 됩니다. 연신굽신 팀은 아쉽게도 팀에 있던 기타리스트가 오디션 참여하면서 탈퇴하고 와해가 되어 버려요. 일편단심으로 도하는 태인과 함께 있고요. 태인이 더욱 좋은 음악인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죠. 둘은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연인 관계로 발전합니다. 20대 중반에 만났지만 후반이 되었어요.
태인도 광고 음악도 찍었지만 그다지 잘 풀리진 않았어요. 어쩔 수 없이 경제적인 문제로 부모님 집으로 내려가게 되죠. 도하는 외국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취직해서 노력하고요. 둘 다 현재는 각자 할 일이 있어 서로 떨어지게 되는거죠. 그 과정이 전부 도하가 찍은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전개됩니다. 도하가 폴더에서 영상파일을 하나씩 클릭할 때마다 영상이 나옵니다. 그럴 때 초반에 도하가 보는 영상을 함께 보다 화면 가득히 나와 보게 해 주면서 좀 더 감정이입하게 해줘요.
도하도 열심히 영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태인도 부모님 집에서 일을 좀 도와주면서 서로 자주 만나진 못합니다. 서로 카톡으로 연락하고 영상 통하를 합니다. 한국에서 찍은 작품이지만 외국과 협업을 해서 그런지 또는 서치가 떠올라 그럴까요. 영상 통화가 어딘지 한국 만의 카톡 느낌보다는 페이스북의 영상통화 느낌이더라고요. 카톡 페이스톡이면 특유의 소리가 있으니 말이죠. 그럴 때마다 도하는 열심히 영상통화를 하고 싶어하지만 태인은 살짝 아닌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영상 통화 후 도하는 '사랑해'라고 끝내거든요. 그럴 때 태인은 그렇게 끝내지 않습니다. '안녕'하는 식으로 끝내요. 이런 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사귀는 사이에게는 상당히 민감하다면 민감할 수 있죠. 다소 무신경한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도하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살짝 서운해하죠. 사랑해라고 말했으니 사랑해라는 말을 받고 싶었을테니 말이죠. 그렇다고 사랑이 식은 건 아니고 음악이 제대로 안 되어 답답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죠.
무엇보다 도하는 그동안 사귀었던 태인과는 헤어질 생각이 전혀 없거든요. 팬으로 시작했으니 태인에 대해선 무조건 좋습니다. 그러던 도하에게 잘 풀리는 일이 있습니다. 현재 영업이 아주 잘 되고 있어요. 제임스 한(고건한)을 만났는데 알고보니 초등학교 동창이었요. 현재는 인플루언서로 유튜브 구독자도 엄청 많고 하는 것마다 화제가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익이 되는 거죠. 꼭 그게 아니더라도 잘사는 부자인 듯해요. 도하에게 차를 사고 잘해주죠.
제임스 덕분에 여러 사람을 소개받아 차 영업이 잘 될 듯하거든요. 제임스도 동창이라 그런지 도하를 챙겨주고요. 그러던 사이에 엄청나게 큰 일이 생깁니다. 일단 도하는 태인에게 청혼을 하려고 합니다. 온갖 준비를 다하고 태인이 서울로 올라온 날 만나 고백하려고 했죠. 그 날 태인이 다른 약속이 있어 살짝 늦을 수 있었죠. 눈치도 없는 제임스는 도하에게 파티를 오라고 합니다. 도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이 아주 많다면서요. 끝까지 거절하지만 태인의 말을 듣고 참여합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는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일편단심인 도하는 변치 않는 마음을 의심받게 되요. 태인은 태인대로 오해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상처받는 말을 하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되요. 그런 걸 볼 때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했던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가 있어요. 차라리 서로 솔직하게 말했으면 될텐데 말이죠. 상대방이 내 이야기 듣고 힘들어할까봐. 바쁜데 괜히 이야기 꺼내지 않는게 배려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인데 오히려 오해가 쌓이게 되죠.
진행 내용은 계속해서 SNS를 통해 보여줘요. 그걸 보는 재미가 있어요. 더구나 이런 식으로 '롱디'하는 사람들은 사귀고 연애하는구나를 알 수있게 해주고요. 후반에 가서는 살짝 애련해지면서 눈물도 찔끔 나오게 합니다. 영화를 보니 유튜브로 성공한다는 것도 참 의미있고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자신이 뭔가를 할 때 큰 힘이 되니 말이죠. 서로 오해를 하게 된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관객이 너무 적은게 속상할 정도로요.
제 리뷰로 인해 영화를 보는 관객이 10만, 20만 더 늘어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영향력이 있으면 참 좋겠네요. 그럴려면 유튜브가 역시나 큰 힘이 되려나요. 주인공인 장동윤이 거의 혼자 다한다고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0) | 2023.05.21 |
---|---|
분노의 질주 : 라이드 오어 다이 (0) | 2023.05.20 |
가이드 투 러브로 베트남을 보다 (0) | 2023.05.14 |
왕초보, 부동산 어떻게 투자할까요? (0) | 2023.05.09 |
에이전트 AKA는 프랑스 액션 영화 (0) | 2023.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