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1. 09:00ㆍ영화
오래된 연인에게 제일 좋은 점은 서로에게 이제 익숙하다는 점입니다.
오래된 연인에게 이제 어려운 점은 서로에게 익숙하다는 점입니다.
서로가 많은 경험을 함께 하고 공유할 것이 풍부하지만 새로운 게 갈수록 드물어지죠.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이 어느 정도 예측이 되니 말이죠.
아영(정은채)과 준호(이동휘)는 아주 오래된 연인으로 10년은 된 듯해요.
대학교 때부터 사귀고 현재는 동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니 서로 많은 걸 알고 있겠죠.
둘 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아마도 현실적인 문제로 둘 다 포기를 한 상태로 보입니다.
준호는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고 아영은 준호와 함께하며 생활과 경제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준호보다는 아영이 좀 더 미술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던 듯하지만 준호를 위해 포기한 듯합니다.
준호를 사랑하니 자신이 희생해서라도 둘이 함께 하기를 바랬던 것이 아닐까합니다.
아영은 현재 부동산중개일을 하고 있으니 미술과는 완전히 동 떨어진 일을 한다고 해야겠죠.
우연히 만난 교수님이 아영의 실력을 아까워하는 모습을 볼 때 더욱 그렇죠.
이미 여러 번 시험에 떨어진 준호는 백수와 다름없는 삶을 사는 듯해서 아영은 실망하죠.
다른 건 신경쓰지 말고 공부만 하라는 아영의 마음과 달리 배달 아르바이트도 합니다.
다른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도 스스럼없는 준호와 달리 아영은 숨기려고 하죠.
아영은 최소한 자신의 남자친구가 공부라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던 듯합니다.
함께 살면서 서로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는 것처럼 상대방을 대합니다.
뭔가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기 보다는 자신이 편한대로 대하려고하죠.
함께 동거도 하면서 서로 알건 다 알고 있는 사이니 숨길 것도 없기도 하죠.
아주 사소한 것들로 대부분 연인 관계는 파탄이 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소한 것들이 좋을 때는 매력이나 귀여움으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죠.
사소한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그전부터 차곡차곡 감정이 쌓인 것들이 폭발하는 겁니다.
큰 일이라면 오히려 이해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아주 사소한 것인데도 내가 참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더욱 폭발하는게 아닐까하네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에서 아영보다는 준호가 좀 더 대책없다는 느낌이 들어요.
몇 년 동안이나 시험 준비를 하고 있으면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않거든요.
그런 모습을 아영이 늘 보고 있으니 답답하고 갈수록 마음에 들지 않았겠죠.
반대로 볼 때 준호가 그렇게 하는 건 자신이 이제는 의지를 갖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서 그럴 듯도 해요.
아영이 자신에게 기대를 갖고 공부해서 합격하라며 희생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거죠.
시험을 포기하고 다른 걸 하고 싶어도 아영의 희생 앞에 차마 포기를 할 수 없으니 말이죠.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건 다르지만 평행선을 달릴 뿐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생각은 없던 듯합니다.
상대방에게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니 갈수록 핀트가 어긋나며 관계가 점점 벌어지고 있던거죠.
정작 영화에서 헤어 진 후의 모습이 그다지 슬프거나 어려워하는 모습은 안 보여요.
워낙 오래된 연인이라 이미 마음의 준비를 서로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하네요.
각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 데이트를 하기도 하지만 꽤 쿨한 모습이 보이기도 해요.
제목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관계를 놓지 못하고 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정은채는 다소 부잣집 느낌이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깔끔한 느낌으로 연기를 하더라고요.
아쉽게도 대표작이 아직은 없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영화가 히트했다면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요.
본인의 의지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 좀 더 다작을 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하면 어떨까 하네요.
이동휘는 다소 깐죽이면서도 백수인 느낌과 후반에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잘 해냈네요.
각자의 삶과 생활을 보면서 감정이입이 되면서 행동을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충분히 조금만 더 서로가 서로에게 이야기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영화 후반부에 서로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쿨하게 각자 별 일 없는 듯이 상대방과 이야기해서 더욱 그랬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미련없이 만났고 감정을 다 쏟아부은 거겠죠.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어쩌면이 아닌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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