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 09:00ㆍ영화
지금까지 봤던 넷플릭스에서 나온 한국 영화 중 가장 재미있었네요.
<길복순>이라는 영화제목에서 나오는 것처럼 전도연이 원탑처럼 보이는 영화입니다.
감독이 했던 말처럼 전도연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가 만들어졌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만큼 길복순의 역할이 워낙 중요하고 카리스마가 넘쳐야 했던 영화죠.
단순히 킬러라는 역할말고도 한 아이의 엄마까지도 해내야 해서 아무나 할 수는 없죠.
킬러만 한다면 해낼 배우가 있었을텐데 사춘기 엄마라는 설정에서 더욱 그렇죠.
길복순은 내용 자체는 아주 깔끔하게 군더더기 없이 이어지는데 액션도 결합되어 볼만해요.
전도연은 쎈 역할을 제법 많이 했지만 액션이 많았던 건 아니죠.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 건 다름 아닌 황정민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이 영화에서 황정민은 특별출연으로 나오고 설경구는 주연 배우입니다.
전도연과는 둘 다 젊은 시절에 로맨스 영화에서 서로 커플로 나왔던 사이라는 점이 이채로웠습니다.
왜냐하면 길복순(전도연)과 오다 신이치로(황정민)은 서로 상대방을 죽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찬가지로 막판에 길복순과 차민규(설경구)는 서로 반목을 하며 으르렁 거리게 됩니다.
그렇게 볼 때 애절하거나 다소 풋풋한 로맨스를 했던 사이가 결혼을 한 후에 오래되었죠.
그 이후로 서로 죽고 못사는 사이가 아닌 이제는 서로 헤어지려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재미있게 영화를 색다른 시선으로 해석하자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거죠.
길복순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요.
오다와 1대1 대결할 때 쉽게 안 죽이고 직접 겨루려고 하다보니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닫죠.
잠시 상대방과 다양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니 자신이 불리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러자 즉시 현실에 순응하고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선택하죠.
킬러 세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라 존경까지 한 몸에 받는 인물이 바로 길복순입니다.
현실에서는 사춘기 소녀인 길재영(김시아)의 엄마로 냉정하지 못하고 쩔쩔메는 모습입니다.
영화에서 아빠의 존재는 안 보이고 어떻게 되었는지도 전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다소 평범한 모녀관계지만 A급 작전을 많이 한 덕분인지 길복순은 꽤 부자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인상깊은 건 액션장면입니다.
상당히 공을 많이 들여 찍은 것 같은데 창의력 넘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특히나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한희성(구교환), 현천(최병모), 수근(김기천), 광만(박광재), 윤석(장인섭)
이들과 벌이는 액션 장면은 상당히 공을 많이 들여 합을 잘 맞춘 걸로 보이더라고요.
이 때에 길복순과 한팀이 되는 김영지(이연)와 둘 다 여자입니다.
그러다보니 힘으로 남자를 물리치는 건 결코 쉽지 않으니 간결하고 스피드 있는 액션을 보여줍니다.
힘으로는 계속 밀리지만 정확히 핵심포인트만 노리는 모습과 벽을 사이에 둔 교차 액션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확실히 과거와 달리 한국 액션도 이제는 어디가서도 뒤질 것이 전혀 없어보이네요.
길복순이 보여주는 다소 시니컬하면서도 도도하고 어떤 인물 앞에서도 당당한 모습.
이런 연기는 한국에서는 전도연이 아니면 보여주기 힘들었을 듯하여 저절로 감정이입이 되네요.
막판 액션도 보여줄 건 길복순의 시뮬레이션으로 다 보여주고 진짜 결투는 짧게 보여줘서 차라리 좋더라고요.
액션 영화라서 더욱 시간도 잘 가면서도 군더더기없는 영화라 좋았어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전도연의 연기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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