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 자발적 고백

2022. 10. 30.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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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자백>은 원작 영화가 따로 있었다. 스페인 감독인 오리올 파올로의 <인비저블 게스트(invisible guest)>다. 어딘지 원작 영화가 띠로 있다는 건 어느 정도 검증도 된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이런 식으로 리메이크를 한 작품은 OTT용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단 며칠 극장에 걸리고 곧장 OTT로 직행하는 경우가 넷플릭스가 있다. 그것과 상관없이 영화를 보니 OTT 전용 영화는 아닌 듯하다. 무엇보다 밀도가 아주 높은 영화라서 집중하며 보게 된다.


무척이나 정적인 영화인데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유민호(소지섭)가 법정에서 구속되지 않고 풀리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살인사건으로 잡혔는데 일단 증거 불충분으로 풀린 듯했다. 유민호가 어느 별장으로 가는데 꽤 신기했다. 배경 자체가 한 겨울이다. 한 겨울에 눈이 좀 내리고 산도 눈발이 휘날리며 어느 별장으로 들어간다. 그런 장면이 한국에서 신선했다. 한국에도 저런 곳에 있는 별장이 있구나. 미국 영화나 유럽 영화에서나 보던 별장같은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유민호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변호사를 초대한다. 양신애(김윤진) 변호사가 들어와서 다소 도발적이면서도 냉랭하게 사실을 알려달라고 한다. 영화는 거의 대부분 플래시백으로 이뤄진다. 유민호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면 실제 화면으로 구성되어 보여주는 전개였다. 어떤 식으로 자신이 누명을 썼는지 알려주는 회상 씬이 나올 때 완전히 깜짝 놀랐다. 유민호는 아내가 있지만 따로 김세희(나나)와 만나고 있었다. 둘의 사이를 협박하겠다는 연락이 온다.


이에 특정 호텔과 호실로 가라는 연락을 받고 가니 이미 그곳에는 김세희가 있었다. 김세희와는 이미 관계를 끝낸 상태였다. 둘이 함께 호텔에서 1시간 정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호텔에 오는 걸 보게 된다. 뭔가 직감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된 유민호는 김세희에게 빨리 이곳을 나가자고 말한다. 그런 후에 갑자기 퍽 소리와 함께 잠시 암전이 된 후 유민호가 쓰러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장면이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전개라서 꽤 놀라면서 봤다.


영화 자체가 스릴러 장르가 아니라서 누군가를 놀래키는 게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못했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잘못하면 먹고 있던 팝콘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 후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문 밖에서 경찰이 문을 열어달라고 두들기고 있었다. 유민호는 이에 겨우 일어나 김세희가 어디있는지 찾아보니 시체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김세희를 감싸안으며 경찰에게 도와달라면서 진술을 마친다. 이게 유민호가 주장하는 사건의 과정이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양세진이 김세희에게 진실을 말하라며 압박을 한다. 자신이 진실을 알아야만 사건을 수임할지 결정할 수 있다면서 알려달라고 한다. 김세희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유민호가 진술한다. 하나씩 생각지도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말한다. 뭔가 의심스러울 때마다 양신애는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며 윽박지른다. 이렇게 진술되는 이야기가 영화가 전개되면서 2번에 걸쳐 따로 따로 나오면서 이번에 본 장면을 다른 각도로 보여준다.


정확하게는 유민호의 입장에서 벌어진 사건을 구성해서 보여준다. 그 다음에는 반대로 김세희 입장에서 사건이 어떻게 된 것인지를 재구성해서 보여준다. 둘 사이에 벌어진 일은 CCTV도 없었기에 오로지 둘 만이 알 수 있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영화답지 않고 연극처럼 전개된다. 화려한 장면구성이나 씬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긴박하게 전개되는 건 아닌데 영화의 흐름을 쫓다보면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된다. 무엇보다 사건이 벌어진 현장은 철저하게 밀실 살인 사건이다.


워낙 이런 전개는 추리 소설에서는 고전이라 할 수 있을만큼 흔하다. 아무도 나갈수도 들어갈 수도 없는 곳에서 살인 사건이 났다. 다들 자신이 범이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영화에서는 유민호와 김세희만 방에 있었다. 유민호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인물이 방에 있었다. 그 인물에 대해서 유민호에게 벌어진 일을 듣다보면 아주 그럴싸해서 너무 확실하다. 막판에 가서 영화는 반전에 또 다시 반전을 주면서 끝난다. 김세희가 죽은 사진은 화면 구성상 첫 모습이다. 그 모습 이후 유민호가 감싸안았는데 요건 좀 미스처럼 보였다.


사진으로 볼 때는 꽤 멋있게 보이지만 사건의 전개로 볼 때 그 사진이 나올 수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소지섭과 김윤진의 연기가 좁은 방에서 팽팽하게 불꽃튄다. 이상하게 김윤진의 연기는 초반에는 다소 어색하다는 느낌인데 최근 그런 논란이 좀 있는 걸로 안다. 계속 회상씬이 나와 김윤진은 조연인가 했지만 뒤로 갈수록 실제적으로 비중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영화 배경이 겨울이고 눈이 내린다는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집중하면서 추리하며 본다면 훨씬 재미있을 듯하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범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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