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 뮤지컬 영화

2022. 9. 30.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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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렇다 할 뮤지컬 영화는 없다. 뮤지컬 영화는 꽤 힘든 장르다. 헐리우드에서도 뮤지컬 영화가 많지 않은 이유다. 발리우드에선 모든 영화가 춤과 노래가 들어갔다. 어디까지나 발리우드만의 특징으로 뮤지컬 영화는 아니다. 특히나 영화 마지막에는 때춤과 떼창이 나와야 한다. 이런 특수한 걸 제외하면 뮤지컬 영화는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영화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음악이 함께 어울려져야 한다는 사실이 쉽지 않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정확하게 뮤지컬 영화인지는 몰랐다. 영화에서 다양한 가요가 나온다는 사실 정도만 알았다. 예고편을 보니 세연(염정아)가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된다. 이를 알게 된 진봉(류승룡)이 츤데레처럼 대한다. 평소처럼 아이들 뒷바라지했는데 자기 시간도 없고 한 것도 없다는 걸 깨달은 세연은 '죽기 전 할 것 10가지'라는 리스트를 정한다.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정우(옹성우)를 찾아가기로 한다. 정우에게 할 말이 있어 찾로 한다.


진봉은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선다. 목포에서 고등학교까지 자란 세연은 그곳에서부터 시작한다. 모든 곳을 찾아다니며 정우와 추억을 되씹는다. 정우와 세연은 고등학생 때에 서로 썸씽이 있었는데 뜻하지 않은 오해 비슷하게 헤어졌다. 이 부분에서는 마지막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있기는 하다. 영화의 장르상 반전이라고 하면 반전인 내용이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서울극장이 나온다. 서울극장이 현재는 사라졌다. 사라지기 직전에 찍은 듯했다.


괜히 반가웠는데 그 보다 더 반가운 것은 예전의 서울극장을 복원한 점이었다. 과거에는 영화를 보러가면 거의 대부분 서울극장이 있는데 종로 3가를 갔다. 멀티플렉스가 등장하면서 서울 극장을 거의 가지 않게 되었다. 그 이후로 몇 번 가긴 했는데 세월의 흐름과 유행을 따라가지 못해 사라졌다. 저절로 추억을 선사하며 시작한다. 단순히 주연배우만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닌 등장 인물이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이 영화가 뮤지컬 영화라는 걸 명확히 알린다.


내용은 다소 뻔하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핵심이다. 노래를 들려주면서 감정선을 차곡차곡 이어가게 만들어 나름 슬픔을 극대화시킨다. 아쉽다고 하면 아쉬운 것은 뮤지컬 영화라는 점이다. 감독이 순수하게 배우만 보고 뽑은게 아닐까싶다. 뮤지컬 영화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나 노래에 있다. 다음으로는 노래를 부르는 캐릭터에게 공감하기 위해서다. 감독이 가창력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했다. 연기는 나쁠 게 없는데 거기서 좀 아쉬웠다.


뮤지컬 넘버가 하나씩 나오는데 전부 가요다. 이믹 익숙하게 알고 있는 노래들이 나오니 친숙하다. 노래가 나오자마자 흥얼거릴 수 있다. 그게 오히려 문제가 된다. 모르는 노래면 괜찮은데 전부 아는 가요로만 구성했기에 듣자마자 가창이 귀에 쏙 들린다. 이 부분에 있어 두 배우가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특히나 류승룡은 많이 아쉬웠다. 연습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서 그렇다. 그래도 고등학생 시절의 세연을 연기한 박세완과 옹성우가 나올 때는 확실히 달랐다.


옹성우는 기본적으로 아이돌 출신이니 말할 것도 없고 박세완도 춤과 안무가 선도 예쁘고 괜찮았다. 처음에 옹성우가 류승룡 어린 시절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솔직히 옹성우에서 류승룡은 너무 하지 않겠나. 얼굴 크기가 너무 달라서..... 이적 노래가 좀 많이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선곡한 가요가 친숙해서 좋긴 하다. 좋긴 한데 선곡은 아쉬웠다. 편곡을 좀 더 영화 내용에 맞게 했으면 하는 것도 있었고 다소 풍부하지 못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친숙한 노래라 좀 더 까칠한 것도 있을듯 하다.


현재 한국에서 공연으로 무대에 올리는 뮤지컬 수준은 높은 걸로 안다. 다만 그 점은 어디까지나 외국 뮤지컬은 번안했을 때만이다. 창작 뮤지컬의 수준은 아직은 못 따라가는 듯하다.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뮤지컬의 넘버와 전체 구성은 쉽지 않고 투자하는 것도 쉽지 않아 그럴 것이다. 무조건 매진시키는 배우들이 창작뮤지컬에 출연하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든다. 그렇게 여러모로 아쉬운 점은 많지만 영화는 감정선을 잘 이끌어가며 빠져들게 한다.


뒷 부분에 가서 노래가 나오면서 세연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장면은 눈물도 찔끔 나오게 한다. 과연 마지막에 해피엔딩이냐 아니냐 부분에 대해서 궁금했다. 혹시나 오진으로 판명되면서 해프닝으로 말이다. 마지막 피날레 씬이 좀 더 화려하고 역동적이면 좋았을 듯하다. 그 부분만이라도 새롭게 창작곡을 해서 말이다. 중간 휴게소 부분은 아마도 촬영이 힘들어 세트로 만든 듯한데 너무 튄다는 느낌은 들었다. 맥락상 힘들겠지만 옹성우와 박세완의 듀엣이 좀 더 많았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가요를 들으며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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