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14. 09:00ㆍ영화
명품을 잘 모르고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나도 알고 있는 브랜드 구찌. 구찌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니 관심이 갔다. 여기에 감독은 리들리 스콧이니 더욱 땡기는데 할아버지가 되었는데 더욱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에 임하는 듯하다. 얼마전 감독한 작품이 있었는데 몇 달 안 되어 또 다시 영화가 나오는 걸 보면 말이다. 영화 자체는 구찌의 탄생 배경에 대해 알려주는 영화인지 알았다. 위대한 구찌가 어떻게 세상에 나와 지금의 거대한 브랜드가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처음 서두를 봤을 때 그런가했다. 곧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이미 구찌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이탈리아 기업이고 지금과 달리 예전 기업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가족 기업이라 어떻게 보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 형인 알도 구찌(알 파치노)는 경영을 하고 있고, 동생인 로돌포 구찌(제레미 아이언스)는 디자인을 맡아 서로 지분을 50대 50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었다. 알도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로돌포는 이탈리아에서 디자인에 전념했다.
파트라치아(레이디 가가)는 운송업을 하는 아빠를 도와 경리 일을 하고 있던 중에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마우리치오(아담 드리이버)를 만나게 된다. 그때에 구찌라는 이름을 듣고 후계자라는 걸 알았는지 여부를 영화상으로는 모르겠지만 일단 첫눈에 반해서 마우리치오가 있는 근처를 배회하면서 친해진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지만 명문 구찌 가문의 며느리로 로돌포는 탐탐치 않게 여기고 돈을 보고 접근했다면 연애만 하고 결혼은 안 된다고 한다.
이에 마우리치오는 집을 나와 파트라치아 집으로 들어가 그 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결혼을 한다. 장인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즐겁게 지내던 어느 날 결혼 사실을 알게 된 알도가 둘을 초청한다. 알도의 아들인 파올로 구찌(자레드 레토)는 아빠에게 인정 받지도 못하고 딱히 디자인 재능도 없지만 스스로에 대해 과대망상 비슷하게 자신감을 갖고 있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해 스스로 독립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고 그저 알도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한다.
마우리치오는 변호사 자격증을 딸 정도로 재원이라 유일하게 구찌 가문의 대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압박감과 무언의 압력이 있었지만 본인은 피하려고 했다. 파트리치아는 그와 달리 욕망이 가득했다. 자신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구찌에서 활동하고 마우리치오를 통해 경영도 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이때부터 다소 산만하고 방만하면서 가족 기업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한다. 대체적으로 이런 과정으로 영화는 진행되면서 구찌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자막으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분명히 밝힌다. 보통 관계 없다면서 자막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했다는 표현도 아니고 실화라고 말한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구찌는 훨씬 더 지금 잘 나가고 있다. 갖고 기업에서 이제는 제대로된 기업의 모습을 갖추고 주식회사로 탈바꿈했다. 다소 올드한 느낌을 버리고 유행을 이끌어가면서 앞서나가고 있다. 인데 이 부분은 내가 패션 쪽을 몰라 정확하진 않다.
마우리치오에게 1억 5천 만 달러를 제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억만장자가 이탈리아에서 평범하게 걸어다니고 자전거를 타고 커피숍에서 가볍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니 뭔가 한국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가문이라는 점을 무척이나 중시하는 건 이탈리아 영화를 보면 많이 알게 된다. 그토록 가족에 목메달 필요가 있을까 할정도였다. 가족 이외는 배타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파트리치아는 자신이 구찌의 일원이라고 믿으며 산다.
러닝 타임이 158분이 될 정도로 길다. 솔직히 한 30분 정도는 편집으로 짤라도 큰 문제는 없을 듯도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시간이 더디 간다는 느낌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 지금의 구찌를 있게 만든 장본인이 어떻게 보면 파트리치아라는 점이 영화를 보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그는 자신의 욕망때문에 구찌를 마우리치오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구찌는 가족 기업으로 머물렀을 지도 모른다. 파트라치오는 구찌가문에게는 명암을 함께 선사한 인물로 보인다.
영화에서 파올로 역할을 한 자레드 레토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좀 덜 떨어진 느낌이고 도저히 자레드 레토라는 걸 느끼지 못했다. 꽤 연기를 잘하고 변신도 잘한 덕분에 어떤 영화에 나와도 그게.. 너 였어..하게 만든다. 구찌 기업으로 보면 큰 발전의 과정을 그린 영화가 되었지만 구찌 가문으로 보면 몰락하는 과정을 그렸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구찌는 이름만 남은 하나의 브랜드 가치만 있을 뿐으로 보였다. 물론 남은 가족들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보긴 하지만.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구찌 가문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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