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4. 09:00ㆍ영화
마블의 세계는 점점 커지고 있다. 그 덕분에 세계관이 확장되고 볼거리는 풍성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정말로 공상과학 영화같은 느낌도 어느 정도 있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나오고 그들이 좀 더 힘과 능력을 얻어 인간을 지킨다는 이야기였다. 이젠 지구인 뿐만 아니라 우주인 - 이런 표현을 해야 맞을 듯하니 - 이 여러 차례 등장을 하는데 그 어떤 존재도 인간보다 약하지 않다. 인간은 자체적으로 능력을 갖고 태어나질 못한다. 평범한 인간이 너무 지극히 당연하다.
그나마 갑자기 어떤 계기를 통해 능력을 얻거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구를 이용해야 가능하다. 이런 상황까지는 어느 정도 친근하게 바라봤는데 서서히 그 단계를 넘어 좀 더 세계를 확장하고 더 강력한 볼거리와 재미를 주려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인간은 그다지 필요없이 지켜줘야 할 존재가 되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여전히 재미는 있지만 예전처럼 친근함이 들지 않는다. <이터널스>는 그런 면에서 거의 끝판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존재들이 나온다.
태초에 지구가 생성 된 후 인류가 탄생된 후부터 함께 존재해왔다. 그들의 존재 이유는 지구를 지키고 사람들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전쟁 등으로 죽고 죽이는 것까지는 관여하지 않는다. 오로지 데비안츠를 제거하기 위해 이터널스는 지구에 왔따. 데비안츠는 지능이 있는 존재인 인류를 숙주로 먹고 산다. 처음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때 도대체 왜 우주인이라 할 수 있는 이터널스가 사람들을 돕는 것인지 설명이 나오지 않아 의아했다.
이 부분은 영화에서 핵심사항이라 설명하진 않겠지만 후반부에 가서 비밀이 밝혀진다. 데비안츠를 제거하기 위해 지구에 온 이터널스는 다음과 같다. 치유의 능력이 있는 리더 에이작(셀라 헤이엑), 유일하게 날아다니고 눈에서 빔이 나오는 가장 막강한 능력자인 이카루스(리처드 매든), 물질을 변환시키는 능력을 가진 세르시(젬마 찬), 최고의 전사인 테나(안젤리나 졸리), 가장 막강한 힘을 소유한 길가메시(마동석), 빛보다 빠른 마카리(로렌 리들로프).
손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발사하면서 발리우드 유명 배우가 된 킨고(쿠마일 닌지아니), 인류 문명의 발전을 돕는 기술을 만들어 낸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인간을 최면으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의 드루이그(배리 케오간), 실체를 숨기거나 착시를 일으키는 능력의 스프라이트(리아 맥휴)가 그들이다. 여기에 킨고의 집사가 코믹 역할을 하며 재미를 준다. 세르시의 남친은 일반인인 데인 휘트먼인데 왕좌의 게임의 키트 해링턴이 맡아 더 영웅같은 느낌도 준다.
영화의 구성은 초반에는 7000년 전에서 시작한다. 아주 잠시 데비안츠를 물리치는 모습을 보여 전 후에는 현재를 보여준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하며 살았는지 그 이유는 모른다. 그저 다들 각자 인간 무리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고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서 분리된 삶을 살고 있기도 하다. 데비안츠를 다 물리치고 편안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이들이 나타났다. 세르시가 있는 런던으로 나타나 공격을 하자 평온한 삶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팀원을 다시 규합한다.
그 후에는 전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보여준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이터널스는 언제나 있었다. 그들은 그들과 함께 존재했을 뿐 관여는 하지 않았다. 그들의 능력을 볼 때 얼마든지 인류 역사를 변경시킬 수 있어도 관망만 했다. 유일하게 드루이그만 그럴 의지를 보였지만 리더인 에이작이 반대하여 은둔 생활을 하게 된다. 단순히 영화를 볼 때 이터널스와 데비안츠의 싸움으로 진행되나 했다. 그러기에는 데비안츠의 능력치가 좀 약했다.
단순히 괴물 이외는 별다른 특징이 없으니 말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비밀이 밝혀지며 이터널스가 지구에서 온 이유도 알려지고 그들의 존재가 무엇인지도 드러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지구를 지키는 존재인지 그 반대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또한 생각지도 못한 과정이 생기면서 보여지는 재미가 있었다. 영화에서 흥미롭게도 그 안에서 커플이 많이 생긴다. 정확하게는 서로 엇갈린 짝대기를 하고 있었다. 그나마 테나와 길가메시가 커플이다.
그들도 커플이긴 해도 어딘지 부녀지간같은 커플처럼 보였다. 워낙 많은 캐릭터가 나오니 이중에서도 주인공 역할을 할 인물이 있게 되는데 안젤리나 졸리가 아닌 세르시와 이카루스였다. 무엇보다 영화를 보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을 어떤 식으로 화면으로 구현하는지가 제일 궁금했다. 원작 만화를 보지 않았으니 영화로만 접하면서 그런 부분이 제일 궁금했다. 여러 명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구현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이런 영화에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니 구현가능하다고 해도 말이다.
마블이 디즈니 영화인데 디즈니 답지 않은 것도 있어 색다르기도 했지만 그만큼 뭔가 보편타당한 것이 변한 것도 있지 않나 싶다. 갈수록 블루스크린 등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많으니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유치한데 이걸 그럴싸하게 보여지는게 핵심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그걸 마블이 잘 했는데 갈수록 인간 아닌 존재가 주인공이 되니 현실감이 - 원래 현실감은 없었지만 - 멀어진다. 무려 2시간 35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잘 봤다. 마블영화는 그래도 재미있으니 계속 볼 듯하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아~~ 갈가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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