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30. 09:00ㆍ영화
영화 역사상 가장 긴 시리즈물이 아마도 007 시리즈다. 40년은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어릴때부터 시리즈가 있었으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시리즈가 아직도 여전히 이어진다는 것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뜻이다. 흥행이 안 되면 시리즈를 접을텐데 그렇지 않고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이어지고 있는 보면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극장에서 보는데 평일 오후 첫 상영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사람이 많은 마블시리즈만큼 많았다.
차이점이라면 마블은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면 007 시리즈인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나이 있는 분들이 제법 많았다. 내 근처에 있는 분은 2년 동안 이 영화를 기다렸다는 말까지 했었다. 진작에 만들어졌는데 코로나로 인해 계속 개봉이 연기되어 아마도 그런 표현을 한 것이 아닐까한다. 누가 뭐래도 007 시리즈에서는 영화 초반에 나오는 타이틀 롤과 함께 깔리는 음악이 유명하다. 예전에는 좀 더 익사이팅했는데 최근 유행은 다소 서정적이라 조금 아쉽기도 하다.
최근 영화들은 그다지 타이틀 롤을 따라 만들지 않고 곧장 영화가 시작되는데 여전히 전통을 유지하는 영화다.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런닝타임이 무려 163분이다. 거의 3시간이 되는 시간 동안 영화를 봐야한다. 이럴 때 좀 지루할 수 있다.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영화를 봤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지루할 틈이 없이 계속 내용이 전개되고 액션이 나오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007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제임스본드다 주인공은 시간이 지나 변해도.
변함없이 007은 교체할 수 없는 캐릭터다. 가장 오래도록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은 게 누구인지는 몰라도 숀 코너리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나이가 상당히 많은 것이고 지금은 누가 뭐래도 제임스 본드하면 무조건 다니엘 크레이그다. 나이를 먹었다는 점이 오히려 서글프다고 할 정도다. 더이상 하는 것은 무리기 때문에 이번 작품이 마지막으로 알고 있다. 액션을 하는 것이 힘들기도 할테고 여러가지를 감안했을 때 내린 결론으로 보인다.
영화가 시작하면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와 스완(레아 세두)가 함께 모든 것을 버리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기로 한다. 이탈리아에서 둘은 밀회를 즐기면서 미래를 그리려 한다. 갑자기 제임스 본드에게 뜻하지 않은 저격으로 살해하려는 인물들이 나타난다. 이럴 때 자동차 씬이 나온다. 예전에 007 시리즈를 보면 자동차를 보는게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자동체 모델과 브랜드여서 더욱 신기했다. 특수 장치까지 함께 나오면 더욱 그랬다.
여전히 차가 참 멋지다는 생각은 들지만 확실히 과거와 달리 이제는 한국도 어지간한 자동차 모델과 브랜드는 다 있다. 과거처럼 신기한 느낌으로 보진 않게 된다. 예전에는 이런 카액션과 총격씬은 물론이고 최첨단 무기 등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른 영화에서는 왜 그런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는지 다소 의아하다. 지금은 모든 영화에서 다 보여주고 있어 딱히 007 시리즈만의 특별함은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이번 영화를 보면서 보여주는 눈요기를 통한 즐거움이 있다.
제임스 본드와 스완은 오해로 서로 헤어지게 된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통보를 스완에게 하고 5년이 흐른다. 아마도 전작에서 시간이 흐른지 5년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함같은데 그만 6년이 되어 개봉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전작을 보면 훨씬 더 내용을 재미있게 쫓아갈 수 있다. 007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로케이션이었다. 극의 배경이 되는 국가의 도시를 보는 재미가 컸다. 전혀 보지 못했던 장소와 아름다운 곳. 액션을 위해서도 멋졌지만 그저 보기만 해도 좋은 장소.
에피소드 중에 쿠바 내용이 나올 때 출연하는 팔로마역의 아나 드 아르마스는 나오자마자 시선을 빼앗겼는데 완전히 씬스틸러였다. 제임스본드와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액션씬과 존재감을 보였다. 알고보니 <나이브스 아웃>의 도우미였다. 아쉽게도 딱 그 장면에만 나오고 그 다음에는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제임스 본드는 은퇴한 상태라 이미 다른 007이 있었는데 흑인 여자였다. 내 생각에는 다음 007 시리즈가 나와 여성을 주인공을 한다면 아나 드 아르마스를 적극적으로 밀겠다.
세월이 흘러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다소 바람둥이 이미지가 있다면 이제는 지고지순으로 변한 듯하다. 더구나 나이도 먹은 걸로 나오다보니 이번 편에는 더욱 그런 점이 강조되었다. 무엇보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무척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봤다. 007 시리즈는 또 나올런지 잘 모르겠다. 신기하게도 누가 감독을 해도 무조건 퀄리티를 유지하는 걸 보면 007만큼은 제작진의 노력이 대단한 듯하다. 자신을 복제해도 충분한 재미있는 영화가 바로 007이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니엘 크레이그 굿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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