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 간이역

2021. 9. 16.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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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기적>을 보기로 마음 먹은 건 예고편에서 나온 장면 때문이었다. 라희(임윤아)가 준경(박정민)에게 천재라고 말한다. 그러자 친구가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묻는다. 손바닥을 보여달라고 한다. 그런 후에 손톱을 보여달라고 한다. 그러자 대부분 사람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손톱을 보여주는 준경이 천재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예고편에서 이걸 보고 완전히 빵 터져 웃었다. 그 외에도 예고편을 보면서 웃었던 포인트가 제법 있었다.


그걸 보고나서 이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그 예고편이 아니었다면 안 볼 수도 있었다. 이런 영화가 하는지 정확히 몰랐다. 비록 출연 배우가 윤아와 박정민이라 살짝 끌리긴 했어도 꼭 볼까 부분에 대해서는 결정을 못했을 듯하다. 영화는 실화라고 생각했다. 경상북도 양원역은 국내 최초의 민자역이라고 한다. 이곳은 살고 있는 인원이 많지 않아 역이 생기기에는 힘들다. 그런 곳에 어떻게 민자역이 생겼는지를 알려주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역이 생긴것은 맞다.


그 외는 전부 창작된 듯하다. 영화가 끝난 후에 양원역이 24년 동안 역으로 활용되다 폐역이 되었는데 지금은 관광목적으로 다시 역이 재개 되었다는 설명만 나온다. 이 영화에서 나온 그 외에 대한 설명은 전혀 나오질 않았다. 영화에 나온 내용이 무척이나 감동적이라 실제라기에는 다소 동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두 부분을 나눈다. 윤아가 나오는 부분과 나오지 않는 부분으로. 윤아를 너무 좋아해서 하는 말이 아닌 영화 분위기 자체가 그렇다.


예고편에서도 윤아가 나오는 장면만 편집해서 보여준다. 윤아가 나오는 모든 장면은 샤방샤방하고 재미있고 코믹도 하면서 웃음이 저절로 난다. 준경이 살고 있는 마을은 시내로 나가는 길이 따로 없다. 어쩔 수 없이 유일한 통로가 기찻길이다. 문제는 기찻길이 기차가 실제 다니고 있다. 기차가 다니는 선로를 따라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기차가 언제 올 지 모르기 때문에 무척이나 위험하다. 그나마 정기적인 기차는 사람을 실고 가면서 시간표가 있으니 알 수 있다.


사람이 아닌 화물을 태운 기차는 언제 운행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으니 다들 목숨을 걸고 기찻길을 걷게 된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람도 있다. 이렇게 위험한데 마을에 어떤 기차도 서질 않는다. 기차를 타고 다닐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이 오래도록 지속되었기에 준경은 청와대에 계속 편지를 보내 역을 만들어달라고 한다. 준경의 누나인 보경(이수경)은 가족을 위해 자신이 하는 걸 포기하고 살아간다. 초등학생 때 수학 대회 상을 받은 준경은 고등학생이 되었다.


학교에서 라희를 만난다. 정확히는 만나는 것이 아니고 라희가 준경을 찍는다. 라희가 준경을 보자마자 호감을 갖고 주변을 맴돈다. 무척이나 적극적으로 준경을 살펴보면서 대시를 한다. 준경은 멋도 모르고 신경도 쓰지 않지만 청와대에 편지보내는 걸 라희가 알게 된다. 쓴 편지를 보고서 맞춤법이 엉망인 걸 알고 이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자기 아빠가 국회의원이라는 걸 미끼로 준경을 꼬신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준경과 라희는 친해지고 함께 놀러다닌다.


이런 상황이 이어질 때는 이 영화는 누가 뭐래도 로맨스 영화로 보였다. 아주 풋풋하고 생기 넘치는 로맨스코미디 영화였다. 그게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놀란 건 윤아의 연기였다. 윤아도 박정민도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건 좀 과하다고 할 수 있는데 윤아는 정말로 완전히 고등학생으로 보였다. 사투리와 함께 연기를 하는데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러웠다. 이토록 러블리한 모습이라니. 그동안 윤아가 보여준 모습은 그런 걸 보여주려 했지만 자연스럽지는 못했다.


윤아가 갖고 있는 매력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본다. 본인 스스로도 연기로 제대로 평가 받고 싶어 피한 듯도 하다. 이 영화에서는 윤아가 갖고 있는 매력이 내가 볼 때는 터졌다. 아쉽게도 박정민과 함께 하는 그런 캐미가 후반부에는 사라진다. 영화는 큰 줄기가 준경의 가족사다. 라희가 중간에 서울로 가면서 떠난 후부터는 준경의 가족사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감동코드가 된다. 어쩔 수 없긴 해도 라희가 제거된 상태에서 전개되니 나는 좀 많이 아쉬웠다.


지금까지와 달리 이수경의 연기는 이번에는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다소 개성적인 연기 위주였는데 이번 역할은 그럴 수밖에 없어 그런지 무척 사랑스러웠다. 영화의 주요 내역이 이수경과 관련되어 자세한 이야기는 못하지만 뒷부분은 이를 해결하는 것에 모든 걸 할애한다. 준경과 아빠 태윤(이성민)의 갈등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전개라 더욱 그렇다. 영화는 가볍게 볼 수 있지만 내용도 괜찮다. 다소 전반부와 후반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전개다. 나는 전반부만으로도 재미있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윤아 때문에 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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