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실이는 복도 많지 - 웃어요

2021. 5. 7. 09:09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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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예고편을 봤을 때 장국영으로 나온 김영민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어떤 영화인지는 몰라도 뭔가 느낌있고 재미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팍팍 풍겼다.
이 영화 자체가 나오지 못할 뻔 했는데 윤여정의 도움으로 제작된걸로 알고 있다.
영화를 보니 기본적으로 감독의 약간 자전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는 듯하다.

이찬실(강말금)은 영화 PD로 늘 함께하던 지감독(서상원)이 갑작스럽게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그로 인해 평생 영화를 만들면서 살 것이라 생각했던 찬실은 뜻하지 않게 백수 비슷하게 되어버린다.
다른 감독과 작업해 본적이 없었고 오로지 평생 지감독과 함께 작업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그로 인해 모든 걸 포기하고 백수가 되어 아주 저렴한 산등성에 있는 주택으로 이사한다.

그곳에는 할머니(윤여정)이 살고 있는데 한글을 아직 몰라 배우는 중이다.
친하게 지내는 배우 소피(윤승아)가 집안 일 할 사람을 찾는다고 하여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소피 집에서 불어를 가르치던 김영(배유람)을 만나 관심을 갖게 된다.
찬실은 집에서 장국영(김영민)이라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는데 언데웨어 차림이다.


아무래도 이상하여 당신은 귀신이 아니냐고 하니 순수하게 귀신이 맞다고 장국영은 말한다.
평생 영화를 하면서 살 것이라고 믿었는데 목표도 삶의 의지도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나마 유일하게 관심을 갖게된 김영에게 썸을 타려고 노력한다.
그마저도 김영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그저 약간 겉돌면서 맴돈다.

영화는 초반에 살짝 이게 뭔가하는 느낌으로 시작한다.
어찌보면 영화 내용 중에 오즈 야스자로에 대한 느낌을 할 때 성격을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한다.
오즈 야스자로의 작품은 아무 내용도 없고 너무 평범해서 지루하다고 말하니 찬실은 결코 아니라고 한다.
그 안에 죽는 사람도 나오고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졌는데 그걸 모르냐며 화까지 내는 부분말이다.

대놓고 내세우지 않지만 그 안에 벌어지는 많은 소소하지만 일에 대해 작품을 보는 없느냐는 항변이었다.
<찬실은 복도 많지>의 감독은 거의 대부분 홍상수 감독의 PD를 했었다.
영화를 볼 때는 전혀 몰랐는데 본 후에 알아보니 이 영화의 전반적인 웃음코드를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 초반에 살짝 뭥미라는 분위기에서 장국영이 나오면서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전혀 아니다.

분명히 귀신이라고 표현하고 실체가 없는 존재지만 시치미 뚝떼고 사람처럼 사물도 옮긴다.
거의 러닝차림이지만 촬영 당시에 좀 춥다보니 야외에서 옷을 입었는데 그걸 말하는게 나혼자 웃었다.
그 장면을 제외하면 또 다시 러닝으로만 출연하기 때문에 그런 추측을 하니 그랬다.
장국영은 찬실이 만든 가상의 인물이지만 자신 내부에 있는 영혼의 또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역할을 한 강말금은 그동안 출연한 작품이 거의 대부분 냉정하고 날카롭고 표정이 적었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이미지는 있지만 무척이나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면서 다채로웠다.
주인공답게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힘도 있었고 다양한 모습으로 보는 사람을 공감하게 만들었다.
영화에서 나온 내용처럼 나도 놀란 감독의 영화가 훨씬 더 좋기때문에 이 영화 내용은 엄청 재미있지는 않다.

소소한 이야기가 연속적으로 나오고 찬실이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찾는 영화다.
왜 영화만 했냐고 하지만 그로 인해 또 다시 영화를 다시 해야한다는 자기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
영화에 나오는 어른들은 전부 성인이라는 기준에서 이상할 수 있지만 누구나 그렇다.
어른의 기준에서 한참 지난 나도 그게 잘 모르겠는데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찬실이에게 복은 다시 계속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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