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8. 09:09ㆍ영화
딱히 액션 배우나 연기파 배우라는 구분은 이상하지만 현실적으로 분명히 그런 배우가 있다. 과거에는 이런 구분이 좀 더 확실했다. 액션배우는 대체로 주인공이긴 하지만 연기력보다는 화끈한 액션을 얼마나 잘 보여주느냐에 달려있었다. 배우의 다리 높이 등을 볼 때 엄청나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영역은 또 아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액션배우라는 구분이 살짝 애매해지긴 했다. 여전히 액션배우가 따로 있긴 하더라도 말이다. 그만큼 액션을 보강하는 것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과거에는 액션이 다소 현실에 동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보기에는 시원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싸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여기에 <본 아이덴티티>영화세부터 액션이 간결해졌다. 정확히 급소만 노리면서 화려한 액션보다는 좀 더 냉정하고 정확한 타이밍이 좀 더 사실적인 액션처럼 그려졌다. 여전히 화려한 액션 영화도 있지만. 그로 인해 다소 액션이 어울리지 않는 배우들도 이제는 액션 영화에 출연하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뜻하지 않게 리암 니슨이 그런 배우가 되었다. 주로 연기력이 필요한 영화에 많이 출연했던 배우였다. 액션이라고는 전혀 보여주지도 않던 배우가 어느 순간 액션 배우가 되었다. 액션이 중요한 영화가 아닌 내용에서 액션이 들어가는 영화에 주로 출연했다. 엄청난 액션보다는 간결한 동작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머리를 쓰면서 물리친다. 뜻하지 않게 젊은 나이도 아닌 할아버지라고 해야 할 나이에 액션배우가 되었다. 이제는 오히려 액션 영화만 출연하는 배우가 되었다.
연기를 선보이는 영화에서는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1년에 꼬박꼬박 액션 영화 하나는 최소한 나오는 듯하다. 그동안 그런 액션 영화에 많이 출연한 리암 니슨의 영화를 보지 못했다. 이상하게 기회가 닿지 않아 못 봤다. 거기에 뭔가 시리즈처럼 영화가 나오다보니 보질 않았다. 가끔 케이블에서 나올 때 얼핏 보기는 했다. 보면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캐릭터였다.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었고.
상황에 주어져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이나 가족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을 뿐이다. 이번 영화 <마크맨>은 정말로 평범한 아저씨도 아닌 할아버지도 한국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마초맨같은 할아버지다. 배경은 애리조나 주이다. 국경선에서 목장을 갖고 있지만 아내가 사망하면서 돈을 많이 쓰는 바람에 경매로 넘어가게 생겼다. 국경선이라 멕시코를 통해 불법으로 미국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전부 신고하면서 지냈다.
어느날 멕시코 카르텔에 쫓기는 모자를 도와주게 되었다. 카르텔이 쫓아오면서 엄마는 죽고 미겔(제이콥 페레즈)만 살아남았다. 짐(리암 니슨)이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미겔을 엄마의 소원대로 시카고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두목인 마우리시오(후안 파블로 라바) 동생이 죽어 복수를 위해 짐을 쫓는다. 짐은 해병대 출신으로 목장에서도 자신의 소를 죽이는 늑대를 먼거리에서 라이플 총으로 쏴서 한 방에 죽일 정도로 사격실력은 꽤 있는 편이었다.
시카고로 가는 과정에서 별 생각없이 카드를 쓰면서 주유도 하고 밥도 먹는다. 카르텔에서는 해킹을 통해 카드 쓴 지역을 좁혀가며 추격을 한다. 처음에는 도대체 짐이 도망가는 걸 카르텔이 어떤 식으로 추격할것인지 상상이 안 되었다. 카르텔이 국가 기관도 아니라서 그랬다. 그 덕분에 추격하는 과정이 긴장감 넘치기 보다는 서서히 옥죄여 가는 느낌이 강했다. 오히려 그런 점이 다소 현실적이었다. 어지간한 영화에서 척척 쫓아가며 즉시 잡는 것이 다소 말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면에서 거의 맨 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카르텔이 조금씩 조금씩 압박하며 범위를 좁혀가며 쫓는 과정이 현실에 기반했다. 다만 중간에 짐과 미겔이 지폐를 태우는 장면이 있다. 짐은 그 돈으로 부채를 탕감하려 했지만 미겔이 자신의 엄마를 죽인 카르텔의 돈이라고 쓰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자 짐도 자신도 필요없다며 불태운다. 돈에 주인이 갖고 있는 사람의 것이라 생각하는데 말이다. 다소 멋있게 보일지는 몰라도 너무 무대책인 결정이고 행동이라 난 멋지게 보이진 않았다.
액션 영화지만 시종일관 몰아치기보다는 주인공의 나이답게 템포는 좀 느리게 움직이지만 그럴 때마다 적절하게 긴장 넘치는 사건이나 액션이 벌어지긴 한다. 마지막 액션을 비롯해서 거의 대부분 상당히 현실감 넘치는 액션이 많은 점은 좋았다. 과장되지 않고 싸우는 것도 개싸움은 아니지만 화려한 동작없이 실제 싸움과 비슷하다. 리암 니슨이 영화 상에서도 아예 대놓고 할아버지라고 나오니 너무 엄청난 액션이 나올리는 없으니 말이다. 영화를 보면 확실히 미국이 넓은 국가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리암 니슨은 머리를 쓰는 액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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