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6. 09:05ㆍ영화
영화를 선택할 때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출연배우에 대한 선호도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선택하기도 하고, 그저 영화의 느낌이 좋아 선택하기도 한다.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역시나 해당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가 누구냐다. 해당 배우의 인지도와 스타성에 기댄 측면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에 대한 믿음도 있다. 작품성도 있겠지만 주연배우가 출연한 작품이 지금까지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믿는 측면이 가장 강하다.
특히나 흥행에 성공한 주연 배우에 대한 관심도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 출연한 주인공이 공유와 박보검이다. 이 정도라면 내용이 어떤지는 그다지 관심없고 두 배우만을 믿고 보게 된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괜찮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감. 작품을 보는 눈이 배우에게 있다는 뜻도 되기에 이를 동시에 함께 기대하면서 보게된다. 이번 작품 <서복>도 코로나로 인해 몇 번의 연기를 통해 이제서야 개봉을 했다. 서복(박보검)이 뭔가 특수 능력이 있고 기헌(공유)가 직원이다.
기헌은 아마도 안기부 직원인 듯하다. 현재는 안기부를 은퇴하고 시간을 죽이면서 살고 있다. 암에 걸려 죽을 날을 이미 판정받았다. 남은 것은 그 날이 올 때까지 딱히 삶의 의미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이럴 때 서인이라는 기업에서 서복에 관련된 센터장이 테러로 사망한다. 그동안 서복은 비밀에 둘러쌓여 있었다. 그는 우연히라고 할 수 있는 유전자조작 등으로 탄생한 사람으로 비정상적인 활동력으로 짧은 시간에 성인이 되었고 죽지 않는 영생 DNA를 갖고 있다.
이를 노리는 단체가 있다. 영생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닌 인류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는 이유다. 인간은 죽음이 있기에 오히려 살아가는 데 좋은 것이지 죽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어떻게 보면 다소 말도 안 되는 궤변이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미국 정보국에서 말하고 서복을 제거하려 한다는 점 때문에 그 진정성을 의심할 뿐이다. 서복이 있는 곳은 항공모함처럼 배에서 연구실이 있다. 배가 다음 테러대상이 될 수 있어 서복을 안전한 비밀 벙커로 피산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서복을 제거하려는 단체가 나타난다. 기헌은 서복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임무를 받았다. 뜻하지 않은 기습에 기헌은 기절하지만 곧 탈출한다. 여기서 기헌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외부세계를 보게 된다. 시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음식을 먹는 모습에서 낯섬을 느낀다. 그 이후 컵라면을 먹게 되는데 생전 처음이라 그 자리에서 몇 개를 순삭한다. 이런 장면은 대략 코믹을 넣는 효과도 있었던 듯하다. 그 후에 서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영화는 대략적으로 이런 느낌으로 진행되는데 다소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영화마다 나름대로 장르가 있다. 장르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요소를 넣고 철학을 설명할 수 있다. 장르적 특성이 우선적으로 부각된 후에 철학은 내용 전개에서 자연스럽게 관객이 깨닫게 만들고 쫓아갈 때 좋은 작품인 경우가 많다. <서복>은 다소 과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너무 많은 것을 이 영화에 집어 넣으려고 했다. 초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인상적은 사실이다.
한 때는 한국에서도 이런 VFX를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볼 때도 있었다. 이제는 눈높이가 높아져서 잣대는 미국 헐리우드와 별 차이가 없다. 단순히 비슷한 특수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별 감흥이 이제는 없다. 자연스럽게 내용이 전개되면서 필요한 곳에 특수효과가 보여줘야 긴장감이 넘치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내용전개가 이상하다면 화려한 특수효과는 그저 볼거리에 지나지 않지만 그럴바에는 더 거대자본으로 눈요기를 해주는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된다.
전체적으로 액션은 전부 공유가 담당을 하면서 고생을 한다. 박보검은 초능력을 쓰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액션보다는 공간에서 표정 연기가 더 중요하다. VFX로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주지만 다소 신기하지도 놀랍지도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다소 진부하다. 보여주는 초능력이 다소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다보니 그랬다. 여기에 나름 철학적인 면을 강조한다. 서복과 기헌이 나누는 대화에서는 주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인간에게 죽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존재론적인 철학을 묻는다.
이 부분에 있어서 서복이라는 존재에게 무척 중요할 수 있지만 그걸 그다지 별 고민 없이 영화에서는 보여주는 느낌이다. 거기에 기헌의 과거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굳이 알려줄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화려한 액션과 VFX를 화끈하게 보여줬으면 차라리 좋았을 뻔 했다. 철학으로 들어갔으려면 네러티브가 좀 더 탄탄하게 존재론적인 고민을 제대로 서복과 기헌이 했다면 하는 느낌도 가졌다. 다소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졌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시리즈로 만들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거의 느낌이 영화 전체가 거대한 시리즈의 도입부 같았다. 서복과 기헌의 관계나 시한부 인생이라는 설정 자체가 이번 편을 계기로 화끈하게 변하는 모습도 기대했다. 차라리 철학을 제거하고 솔직히 서복을 통해 기헌도 어느 정도 새로운 능력을 부여받았다면 오히려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한다. 설정 자체가 판타지인데 너무 현실에 기반한 철학으로 넘어가니 재미라는 요소를 놓친 느낌이 강한 영화였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서복의 초능력 마지막 전투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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