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밤 - 엔딩만 있다(스포 포함)

2021. 4. 13. 09:2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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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갖고 보게 만드는 감독이다. 전작인 <신세계>와 <마녀>를 볼 때 이번 영화 <낙원의 밤>도 기대를 선사한다. 지금까지 만든 영화가 대부분 큰 흥행을 했다. 내용 면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탄을 자아냈다. 더구나 더 대단한 특징은 다음 후속작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소문만 무성하고 결국에는 아직까지 후속편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신기하다. 감독도 다소 소문만 낼 뿐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감독이 계속 새로운 작품을 찍고 싶어하는.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감독인데 이번 작품도 어떨지 기대를 했다. 전작들이 전부 계속 긴장을 자아내며 뭔가 터질 듯 터지지 않으면서 에너지가 축적된 후에 마지막에 가서 모든 긴장이 터진다. 그 에너지가 폭발하며 화면가득히 풍겨져 나는 힘이 상당한 작품을 찍었다. 이번 작품은 초반에는 아주 느릿하면서 소소한 행복으로 시작한다. 태구(엄태구)는 조직의 2인자다. 그는 누나가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는데 조카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이것은 라이벌 조직의 북성파가 저지른 짓으로 보인다. 이에 태구는 북성파 조직을 혈혈단신으로 제거한다. 이에 피할 수 없는 조직간 싸움이 벌어지고 태구는 제주도로 피한다. 북성파를 제거했어야 했지만 2인자인 마이사(차승원)이 피신하면서 작전은 실패한다. 작전 실패와 상관없이 태구는 사대팀 보스를 제거했기에 제주도에서 러시아로 도피를 하기로 했다. 태구는 실패 사실은 모른체 날짜가 되어 러시아로 가기 전 재연(전여빈) 집에 머물기로 한다.

재연의 삼촌은 총기를 팔고 있는데 재연이 큰 병에 걸려 빨리 돈을 모아 미국으로 가려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작전을 실패한 태구 조직의 보스(박호산)은 마이사에게 쫓기게 되고 형사과장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맺는 대신에 태구를 넘기기로 한다. 이에 제주도에 숨어있는 태구를 직접 조직이 가서 보는 앞에서 제거하려고 한다. 총을 거래하는 삼촌 덕분에 재연은 총에 대한 두려움이 덜하고 수시로 사격연습을 하며 실력이 장난 아닐 정도로 출중하다.

영화는 시종일관 우울하고 그다지 유머코드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전작에는 어느 정도 그런 코드도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는 없었다. 물회를 먹는 장면이나 '괜찮아'라는 안부를 묻는 장면에서 서로 상황이 바뀐 상태에서 물어보며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긴 한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전작과 달리 딱히 이렇다 할 임팩트 있는 캐릭터가 없다. 뭔가 터질 듯하면서 전혀 터지지 않는 느낌이 강했다. 좀 더 에너지를 발산해야 할 것 같은데 적당한 선에서 멈춘다.

엄태구 같은 경우는 늘 심각한 역할을 주로 한다. 무겁고 착 가라앉은 역할이 대부분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자기 이름과 같은 태구 캐릭터도 그렇다. 더구나 모든 감독들이 그런 역할을 원하는 것인지 딱히 뛰어난 재능과 능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없다. 뭔가 비밀을 간직하고 꽤 무게감있는 역할은 맞는데 그걸 남에게 폭발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 영화에서도 주인공이고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데도 마지막에 뭔가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기도 하다. 조직에 속한 건달인데 싸움을 잘 하긴 해도 모두를 물리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현실적으로 태구가 이 영화에서 보여준 것은 거꾸로 볼 때 안타까움이다. 태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거의 없다. 전여빈이 연기한 재연은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기에 다소 막가는 스타일이다. 아무에게나 반말을 하고 자기 주장을 강력히 펼친다. 마지막 엔딩을 장식한다는 면에서 인상적이긴 해도 그 이전까지는 억지로 감독이 역할을 숨긴 느낌도 강하다.

차승원은 <독전>의 느낌을 다시 들고 나오긴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게감 있지만 살짝 중후한 느낌은 뺀 듯했다. 2인자면서도 일처리를 위해 제주도까지 날라온 어딘지 생활인으로 조직을 다스리는 캐릭터같기도 했다. 역시나 마이사 캐릭터도 뭔가 터질 듯하지만 끝내 터지지 않고 머뭇거리는 느낌이 강했다. 제일 나쁘다면 나쁘다고 할 수 있는 태구 조직 보스 역할을 한 박호산으 초반에만 나오는지 알았는데 마이사가 외친 것처럼 가장 양아치스러운 짓을 많이 한다.

전작이 계속 흥행이 잘 되고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것이 부담되었는지 이 영화에서는 그런 싹을 완전히 없애버린다. 영화는 시종일관 무겁고 우울하면서도 탈출구가 그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어딘지 주인공이 모든 해결을 하면서 끝나는 엔딩도 아니다. 해결을 하긴 하지만 그마저도 통쾌한 느낌보다는 서글픈 느낌이 들고 액션이 다소 약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살짝 무엇을 이야기하고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재연의 총격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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