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 미국 한국 영화

2021. 3. 10. 09:28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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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부터 화제가 들어온 영화가 <미나리>다. 화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배우가 출연한 미국 영화라 그렇다. 여기에 미국 영화인데도 정작 미국에서 외국 영화상 후보가 되었다. 감독과 제작진은 미국인이다. 심지어 브래드 피트가 제작에 참여했다. 이런데도 외국 영화로 취급한다는 점이 너무 이상하다. 수많은 영화제에서 카드챕터가 아닌 수상챕터를 했다. 더욱 화제가 된 이유다. 이번에도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아카데미도 유력한 상황이다.



뉴스를 보면 지극히 미국적인 영화인데 단순히 한국어로 대사를 한다는 이유로 외국어영화상 후보는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영화를 보니 지극히 미국 영화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미국 사람이 아니라 그렇다. 거기에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인 정이삭이 만들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영화를 만든 적이 없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표현처럼 미국인이다. 한국인이 아니다. 한국계라는 표현처럼 부모님이 한국인이라 한국적인 정서가 어느 정도 내재화 된 것 맞을 듯하다.



한국처럼 이런 점을 중요시하는 국가는 드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이 미국인으로 살고 있고 미국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굳이 한국계라 하여 한국을 갖다 붙이려고 하는 건 난 다소 어색하다. 이 영화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계라는 분들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선을 말한다. 그들 자신이 자신이 한국계라는 걸 인식할 뿐이지 한국인이라는 자각은 없을텐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를 감독하고 시나리오까지 쓴 정이삭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른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태어나 살아 왔기에 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잘 모른다. 아무리 미국의 다민족 국가라 해도 주류가 있을테니 그 안에서 동양인이자 소수인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도 잘 모른다. 그저 각종 언론이나 작품 등을 통해 어렴풋이 느낄 뿐이다. 이 영화에 대해 지극히 미국적이라는 설명에 대해 영화를 보고나서 솔직히 의아하다는 느낌마저 가졌다. 지극히 한국적이라 해도 별 상관이 없으니 말이다.



실제로 영화의 배경은 아칸소라 하는데 미국인이 나온다는 점을 제외하면 꼭 미국에서 찍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한국과 미국의 농경 생활이 다르다는 걸 인식하더라도 어느 곳이나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고 할까. 워낙 땅 덩어리가 큰 국가가 스케일이 다소 크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한국은 농촌이 나와도 다소 아기자기하다면 확실히 미국이라 그런지 좀 더 넓은 느낌이 화면을 통해 있었다. 중반에 도시가 나오지만 그마저도 철저히 건물 등은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가 시작하면 제이콥(스티브 연), 모니카(한예리)부부가 데이빗(앨런S.김), 앤(노엘 조)와 함께 다소 허허벌판에 컨테이너 집으로 이사를 온다. 미국에는 그런 집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로 안다. 집 내부를 보니 괜찮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곳에서 거주한다는 다운되는 감정은 생길 듯하다. 제이콥은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10년 동안 병아리 감별사로 모은 돈으로 성공하자는 의지가 강하다. 한 때 한국에서 그렇게 병아리감별사로 많이 이민 간걸로 안다.



초반에 데이빗이 뛰려하면 항상 뛰지말라고 말을 한다. 데이빗은 심장이 안 좋아 격한 행동은 위험하다. 그곳에서도 병아리 감별을 하면서 호기롭게 미국이 아닌 한국의 농작물을 키워 한국인 상대로 팔려고한다. 그걸 볼 때 틈새시장일 수 있어도 너무 규모가 적은 시장이 아닌가하는 생각은 들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이니 무엇보다 물이 필요한데 미국인이 도와주겠다고 하니 다소 샤머니즘같은 시도라 무시한다. 오히려 상식적인 상황으로 적절한 곳을 발견해서 시작한다.



재미있는 것이 보통 우리는 미국은 가장 선진적이고 과학적이면서 서양이니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한다. 한국인이 오히려 다소 비합리적이고 과학보다는 감을 중시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그런 부분은 완전히 반대다. 미국인들이 오히려 더 샤머니즘을 신봉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려 하고 한국 가족은 철저하게 과학이나 합리적으로 살려고 한다. 그게 한국적인가라고 묻는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 영화 배경이 정확히 모르겠지만 1970년대나 80년대로 보인다.



그곳에서 큰 꿈을 안고 농사와 감별사를 하려니 아이들이 걸려 모니카의 엄마를 미국으로 초청한다. 순자(윤여정)은 또 재미있는 게 한국적이면서도 다소 독특하다. 먹을 걸 입에 넣었다 주는 건 한국적이지만 그 외에 음식하는 걸 싫어한다는 점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는 아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이걸 한국적으로 표현하는게 이상하다. 개별적으로 사람마다 다른데말이다. 데이빗이 항상 할머니 같지 않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경계선에 있는 아이의 혼돈이지 않을까도 싶다.



분명히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온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름 미국에서 성공을 위해서 왔을텐데 현 상황에서는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제이콥은 농사로 성공을 하려 한 듯하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보여주고 싶었던 듯하다. 그런 점에서 뭔가 부딪치고 갈등구조가 생기는 게 영화의 가장 큰 축이기도 하다. 다소 낯선 이질적인 존재처럼 순자가 들어와서 뭔가 질서를 깨는 듯도 했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미나리 씨를 갖고 와서 심는다. 그곳은 제이콥이 정한 땅과는 다른 곳이다.



미나리는 생명력이 강하고 잘 잘 자란다. 아마도 그만큼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미국에 정착한 한국인이 그런 걸로 안다. 영화 초반에 철저하게 자신의 주장대로 모든 것을 하려던 제이콥이 나중에 미국적인 요소를 받아들인다. 이런 내용이 가장 미국적이라 한 것이 아닐까도 한다. 또한 이민자들의 세운 국가의 정체성과도 부합된다. 영화 3분의 2 지점이 지난 후에 윤여정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영화는 꽤 여러가지 생각을 던져주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한국인이라 그럴 듯하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순자가 쓰레기 태우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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