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7. 09:11ㆍ영화
큰 기대를 갖고 기다리던 신작이다. 2020년 여름 개봉하려던 작품이 코로나로 인해 연기되었다. 겨울에 개봉하려던 작품마저도 연기될 지 넷플릭스에서 개봉할 지 설왕설래가 오고가다 결국에는 넷플릭스에서 개봉되었다. 여름에 개봉하려던 작품이니 분명히 후반작업은 충분히 공들여 만들었을 것이라 예측이 된다. 무엇보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한국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니 엄청나게 놀라운 일이 분명하다. 한국 영화가 발전했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CG는 이제 거의 일상처럼 쓰이고 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쓰였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한국에 의뢰를 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우주 영화라는 건 언감생심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헐리우드에서도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SF영화를 찍었지만 그럴싸하긴 해도 어디까지나 현실과는 달랐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결국에는 자본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느냐다.
미국은 거대 자본을 갖고 만들었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그 정도의 자본을 투입하기는 부족했다.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워낙에 영화 산업이 발달하면서 무엇보다 규모의 경제를 어느 정도 해결 한 것도 있지만 자본대비 효율성이 기가 막히다. 한편으로 이런 점은 사람을 갈아 넣는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부분은 산업이 발달하면 차차 개선될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만든 첫 SF영화가 드디어 세상에 선을 보였다.
무엇보다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 얼마나 퀄리티 있게 만드냐가 관심이기도 했다. SF영화는 헐리우드만 만드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최근에 본 러시아 영화를 보더라도 그다지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에는 자본의 유무가 관건이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상상력을 얼마나 화면으로 잘 구현해 해느냐다. 이건 자본으로 때려박아야 가능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천재적인 아이디어도 되겠지만 그럼에도 촌스러울 수 있다. 그마저도 SF영화를 많이 찍어야 갖고 있는 경험치로 커버할 수 있다.
실제로 SF영화인데도 CG등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영화들도 많다. 초반에만 우주를 보여주고 나머지는 우주선 내부만 보여주는 식으로 말이다. 얼마나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영화를 보면서 전부 해결되었다. 퀄리티라는 표현을 굳이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헐리우드에 비해 경험치가 적어 이를 구사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다소 아쉬울 수는 있어도 그 외에는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어차피 CG는 보완 역할을 할 뿐이다. 다소 투박하더라도 내용이 좋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는 신기하다면 신기하게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 헐리우드 영화가 대부분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승리호>는 다들 사연이 하나씩 있고 숨겨진 능력도 있지만 영웅이라고 하긴 부족하다. 더구나 뛰어난 액션 실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평범한다면 평범한 사람들의 SF영화다.
태호(송중기)는 승리호 조종사고, 장선장(김태리)과 타이거 박(진선규)와 함께 업동이(유해진) 로봇이 우주에 떠도는 쓰레기를 모아 살고 있다. 2093년인 현재 UTS가 지구에서 화성으로 모든 것을 넘어가게 했다. 지구는 점점 살기 힘들어 부자나 능력자들은 화성으로 넘어가 살고 있다. 이를 UTS 회사에서 맡아 하고 있는데 수장(리차드 아미티지)는 음흉한 인물이다. 도로시라는 로봇이 살상무기로 테러의 위협이 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마침 승리호에서 이를 발견한다.
도로시는 꽃님이라는 한국 이름이 있는데 발견해서 신고하라는 뉴스가 나온다. 이와 연결된 검은 사막에서 제보하면 상금을 준다고 한다. 늘 돈이 궁핍했던 승리호의 태호는 무조건 하려한다. 딸을 우주에서 잃어버려 찾으려면 돈이 필요하기에 언제나 이를 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런 내용으로 전개되는데 내용상 꽤 깔끔했다. 유일하게 UTS의 수장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개연성과 타당성에 대한 서사가 다소 부족한 점이 유일하게 옥의 티라고 할까.
그 외에는 너무 자연스럽게 사건이 연결된다. 억지스럽지 않게 승리호 인물이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데 오히려 꽃님이 역할이 이 영화에서 핵심이었따. 정작 출연자 소개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아니러니하다. 꽃님이 없다면 이 영화는 단 1도 전개될 수 없었는데 말이다. 아역 배우가 워낙 잘하기도 했고. 업등이가 로봇인데 결국에는 전부 CG다. 몰랐는데 듣다보니 유해진이 목소리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씽크로율을 높인 캐릭터가 나왔다는 사실도 좋았다.
무엇보다 뒤에 가서 로봇의 이미지를 달리해서 유쾌하게 웃게 만드는 포인트가 괜찮았다. 우주를 묘사하는 것이나 우주선의 레이싱 씬, 거기에 UTS의 군인들도 인조인간같은 이미지가 잘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영화가 촌스럽지 않고 한국에서도 이제 SF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얻었다. 향후에 이 영화는 시리즈로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처음이 힘들 뿐 한 번 하면 그 다음부터는 다들 하게 된다. 한국 영화의 소재와 스펙트럼이 이렇게 넓어졌다는 것도 참 기쁘다. 한국 영화를 아주 즐겨보는 팬으로.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꽃님이로 유혹해서 탈출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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