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2024. 10. 17. 09:27영화

728x90
반응형

출연배우만으로도 관심이 저절로 가는 <보통의 가족>입니다.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출연하니까요. 이런 배우들이 모였는데 보통의 가족이라는 표현 자체가 어울리지 않죠. 이 중에 한 명만 가족이라도 보통이나 평범은 아닐듯합니다. 어쩌면 역설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캐스팅한 게 아닐까도 한데요. 그보다는 현실적으로 영화를 만든 제작진 입장에서는 흥행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죠. 아무리 좋은 영화를 만들어도 관객이 보지 않으면 안 되죠.

작품성 있는 영화라고 할 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흥행을 생각하면서 하는거죠. 상업 영화에서 작품성을 위해 흥행은 생각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되죠. 이번 영화에서 장동건이 간만에 작품이 나옵니다. 영화는 진짜 오래간만인데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도 궁금했는데요. 연기 등에 있어 아주 무난했습니다. 장동건은 의사역할이었는데요. 의사가 머리를 저런 식으로 멋지게 한다는 게 조금은 안 맞는다는 느낌 정도는 들었습니다.

종합병원 소아과 의사라 수술도 할텐데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첫 장면은 보복운전입니다. 외제차를 탄 청년이 갑자기 끼워들죠. 신호등에 막히자 해당 차주가 화가 나서 외제차를 막아서며 사과를 하지 않자 야구 방망이를 들고 차를 칩니다. 이에 외제차는 후진을 한 후 다시 전진하며 상대 차주를 치어 죽게 만듭니다. 옆에 어린 딸도 함께 사고를 당하는데요. 사실 어린 딸이 옆에서 계속 하지 말라고 했는데요. 그런 경우 보통 아빠라면 참았을텐데.

꼭 그렇지는 않을 수 있어도 딸이 보고 있는데 방망이까지 꺼내들어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옆에 애인이 타고 있었다면 분명히 다릅니다. 가오가 있지 그렇게 쪽팔리게 물러서지 않거든요. 딸 아이 아빠는 그렇게 저는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이 사건을 설경구가 맡게 됩니다. 않하려 했지만 외제차 차주가 대기업 사장 아들이라서요. 돈이 되니 맡게 됩니다. 법적인 논리로 잘못은 했지만 최소한으로 죄를 낮추려고 하는 변호사인데 이럴 경우 법을 이용하는거죠.

해당 아이는 장동건이 수술을 하게 되어 살렸는데요. 장동건 아내는 김희애로 NGO활동하는 듯합니다. 외국 아이가 힘들어하고 가난한 영상을 보면서 펑펑 울정도로 측은지심이 강하죠. 수현은 설경구 아내인데 재혼을 했습니다. 현재 갓난아이가 태어나 키우고 있는데 설경구에게는 홍예지가 있었습니다. 장동건과 김희애 사이에는 김정철이 연기하는 아들이 있는데 왕따로 학폭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괴롭히는 친구들이 있는 걸로 초반에 묘사되고요.

여기까지 본다면 장동건 부부는 다소 정의롭고 사회 문제에 관심있는 듯하고요. 설경구 부부는 오로지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하는 아주 속물적인 걸로 묘사됩니다. 김희애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고급은 아닌 듯하지만 치매가 된 시어머니를 모시니 느낌상 50평형인 듯하고요. 수현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한강이 제대로 보이는 고급 주상복합이고요. 이 영화 원제는 이탈리아 영화인 <더 디너>입니다. 원작인 소설도 있고요. 그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하다고 할 수 있죠.

영화에서는 4번 정도 두 부부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합니다. 아주 고급 식당에서 설경구가 초대해서 식사하고요. 사건이 터지면서 설경구 집에서 식사를 하는 장면입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일탈이 나옵니다. 여기서 좀 아쉬웠습니다. 저는 보통 성인이 되기 전 아이들의 일탈은 대부분 부모에게서 온다고 봅니다. 부모의 태도와 행동, 말투 등을 자녀는 보고 배운다고 봅니다. 그렇게 볼 때 두 자녀의 일탈이 왜 그랬는지 사실 그다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일탈이 너무 갑자기 이뤄집니다. 충동적으로 했다고 보기도 힘들더라고요. 충동적으로 한다면 그 이후 행동을 통해 알 수 있는데요. 일탈을 하기 전과 후에 자녀들이 한 행동은 너무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누군가 죽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합니다. 더구나 너무 뻔뻔하게 아무 일도 없다는듯이 행동하고 합격했다면서 자동차를 사달라는 요구도 하는데요. 이런 부분에 있어 설득력이 적었다고 봅니다.

영화는 사실 자녀들이 일탈을 한 후에 부모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가 핵심이긴 합니다. 그러니 자녀들의 그런 변모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아도 될 지모르지만요. 저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부모들이 하는 행동도 어느 정도 예측이 되고 이해가 되니까요. 여기서 그나마 수현은 가족이지만 한 발 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계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딸이지만 새엄마라 김희애가 가족이 아닌 사람은 빠지라는 말까지 수현에게 하죠. 대신에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봅니다.

차마 객관적인 자신의 의견을 감히 꺼내지 못하긴 합니다. 마지막에 가서야 이게 맞냐는 말을 합니다. 전반부와 후반부에서 설경구와 장동건이 하는 행동이 달라집니다. 유일하게 김희애만 일관성있게 모든 걸 자녀에게 집중합니다. 어떤 짓을 저질러도 내 자녀는 지켜야 한다는 모성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반부 김희애가 보여준 따뜻한 공감을 보면 반전인데요. 아무리 엄마라도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 가장 강력하게 자기 아들을 감싸야 한다는 쪽이니까요.

솔직히 영화에서 마지막 20분 정도까지는 흥미롭고 집중하며 봤는데요. 파국으로 가는 과정이 너무 급발진이더라고요. 설경구가 처음과 달라진 건 이해가 되었습니다. 자기 딸이 한 행동에 대한 진실과 말을 들은 후 결심한 거니까요. 반면에 장동건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계속 가장 정의를 주장하던 인물이었는데요. 갑자기 오로지 아들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신념마저 변합니다. 그 과정이 그다지 설득력있게 그려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마지막 장동건 행동을 볼 때는 더욱이요.

정작 영화는 각본상을 받았으니 제가 삐뚫어진거겠죠. 연기는 아주 좋습니다. 장동건도 아빠 연기가 좋았고요. 김희애는 그동안 너무 힘을 줘야하는 캐릭터였는데요. 이번에는 힘을 빼는 연기라 괜찮았습니다. 수현은 최근 연기가 놀라울 정도고요. 설경구는 뭐 설경구 했다고 보고요.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덕분에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클래식이 좀 더 집중감을 올려주더라고요. 흥행은 몰라도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자녀 사랑이 절대선은 아니다.

728x90
반응형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놈 라스트 댄스  (4) 2024.10.24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6) 2024.10.18
조커 폴리 아 되  (3) 2024.10.03
대도시의 사랑법  (1) 2024.10.02
청춘적니  (8) 2024.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