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폴리 아 되

2024. 10. 3.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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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히어로물은 액션이 가장 볼만한 요소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히어로물은 영화를 주로 말합니다. 미국에서 히어로물은 DC코믹스나 마블에서 만든 만화죠. 역사도 오래되었고요. 한국과 달리 저작권이 회사에 속해있죠. 작가는 회사에서 요청한 걸 만들어주기 때문에 캐릭터는 살아 남습니다. 시간이 지나 작가가 교체되어도 캐릭터는 유지되죠. 시대에 따라 내용이 변화되기도 하고요. 영화와 달리 만화는 사회적 분위기나 철학 등이 함께 담겨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히어로 자체를 놓고 볼 때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액션이 강조됩니다. 그나마 DC 코믹에서 나온 영화는 철학 등이 강조된 경우는 있어도요. 조커는 빌런으로 유명하죠. 조커가 메인 주인공으로 나온 경우는 악당입니다. 정확하게는 주인공을 괴롭히는 역할이고요. 조커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는 뜻밖에도 액션이 없었습니다. 액션은 배제되고 철학과 시대와 사회 문제가 전면에 대두되었습니다. 더 놀랍게도 흥행에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조커를 빌런으로 할 수 없는 영화였습니다.

조커라는 정체성이 아닌 아서 플렉이라는 인간에 대해 좀 더 방점을 찍었죠.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는 과정에 집중했습니다. 단순히 개인 일탈이냐, 사회가 빚어낸 괴물이냐. 이런 점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집중하게 만들었죠. 너무 내성적인 성격인데 스탠딩 코미디를 합니다.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직업이죠. 부끄럽고 민망한 순간에 오히려 남들이 들을 때 기분 나쁜 웃음을 짓고요.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없는 웃음으로 인해 사람들은 오해하고 싫어하죠.

<조커 폴리 아 되>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 이야기입니다. 폴리 아 되는 프랑스어입니다. 한국 말로 하면 두 사람의 광기라고 번역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바로 레이디 가가가 할리 퀸으로 나옵니다. 영화에서는 할리 퀸이라기에는 화장 등이 맞지 않지만요. 기존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조커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보이는 건 아니더라고요. 당연히 엄청나게 쾌활하게 대책없는 캐릭터도 아닌걸로 나옵니다. 대신에 좀 복잡해서 살짝 이해는 안 된더라고요.

아서 플렉은 이미 전편부터 그가 왜 그런 캐릭터가 되었는지 충분한 서사가 있었습니다. 리 퀸젤은 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 후 퇴원하는 캐릭터인데요. 아서 플렉이 아닌 조커를 만나기 위한 행동입니다. 리 퀸젤이 흠모하고 좋아하는 건 아서 플렉이 아닌 조커입니다. 아서 플렉으로 살아가는 건 리 퀸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녀가 바라는 건 조커죠. 문제는 아서 플렋은 교도소에 갇혀 재판을 기다리며 조커가 사라졌습니다. 평범한 죄수일 뿐이죠.

교도소 밖에서는 조커를 추앙하고 있습니다. 조커가 보여준 광기는 사람들이 억눌려 있던 뭔가를 꺼집어냈죠. 조커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어떤 사단이 생깁니다. 신기한 건 조커가 직접적으로 뭔가를 지시하거나 명령하진 않습니다. 본인 의지로 되는 건 아닙니다. 그렇게 볼 때는 빌런이지만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죠. 사람들은 조커를 보면서 마음 속 내재되어 있는 감정이 솟구칩니다. 비록, 그 감정이 긍정적인 분출이 아닌 부정적인 행동으로 나오지만요.

아서 플렉은 아무런 의지도 보이질 않고 교도소에서 시키는 걸 따를 뿐이었습니다. 아서가 리 퀸젤을 만나며 변합니다. 리 퀸젤이 의도적으로 아서를 만나 변화시킨 것인지도 모르고요. 아서는 전작에서는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했죠. 이상과 현실이 분리되어 자아가 이그러지면서 조커가 나오게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바로 리가 엄마를 대신한 듯합니다. 아서는 바로 리를 사랑하며 그가 원하는 걸 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조커가 되는거죠.

리가 의도한 건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아서가 조커가 되어 세상에 있는 불의에 맞서길 원했던 건지. 어차피 망가질 대로 망가진 세상에서 조커와 가은 인물이 있어주길 바란 것인지. 아서는 다시 조커가 됩니다. 자아를 분리했다고 할 수 있죠. 가면이란 그런 겁니다. 멀쩡한 사람이 실명 노출되지 않는 익명성 인터넷에서 평소와 다른 자아가 나옵니다. 악플러를 잡으니 판사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는 걸 보면요. 아서가 화장으로 조커가 되면 다른 인물이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남들이 알지 못하는 자아를 갖고 있습니다. 그걸 평소에 꺼내지 않고 묻어버렸을 뿐이죠. 아마도 특정 상황이라면 숨겨놓은 자아가 나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계속 그걸 보여주고 살 수 없는 대부분 사람들은 숨기고 살죠. 조커는 그렇게 나온 인물입니다. 영화는 재판과정을 그리는데 솔직히 전편보다 재미없습니다. 좀 더 철학적으로 들어갔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뮤지컬로 풀어냅니다. 노래부르는 대다수가 조커와 할리 퀸이 상상하는 장면입니다.

마지막에 할리 퀸이 노래할 때 조커가 이제는 싫다고 하죠. 뮤지컬로 한다고 하여 궁금했는데요. 막상 영화를 보니 저는 별로네요. 몇 몇 장면에서 대사보다 뮤지컬이 더 감정과 상황을 보여줄 수 있겠지만. 뮤지컬 영화는 아니라서 저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전작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과욕을 부린 게 아닐까합니다. 어느 정도는 강박관념도 있었겠죠. 조커와 같은 빌런이 잘 되면 안 된다는. 조커 폴리 아 되는 아서 개인에게 좀 더 집중하는데 이게 좀 애매합니다.

할리 퀸과 조커가 끔찍하게 사랑하는 사이라는 건 알려졌는데요. 이 영화에서는 꼭 그렇게 보이질 않습니다. 마지막 결말을 볼 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아킨 피닉스와 레이디 가가의 연기는 정말로 훌륭합니다. 영화를 집중해서 볼 수 있던 건 전적으로 두사람의 연기 덕분입니다. 2편을 만들지 않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네요. 제가 볼 때는 제작진이 더 훌륭한 작품성 있는 영화를 만들려 과욕을 부린 듯해서 오히려 참사가 된 듯합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정말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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