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5. 09:00ㆍ영화
한국이 싫어서라는 노골적인 제목으로 개봉한 영화입니다. 한국이 싫다고 이렇게까지 제목으로 나온 영화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헬조선이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죠. 그런 표현이 한국에만 있겠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비슷한 표현이 있을 겁니다. 누구나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해 욕합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에 대해 그다지 좋아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언제나 내가 갖고 있는 건 작게 느껴지고 갖지 못한 건 아주 크게 느껴지니까요.
한국과 비교하는 건 언제나 한국보다 잘 사는 국가입니다. 어떤 국가나 막상 살아보면 장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항상 다른 국가 예를 들 때는 여러 국가가 등장합니다. 한국과 비교할 때 무조건 딱 한 국가만 나오는 건 아니라는거죠. 이러다보니 억울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에게 없는 걸 갖고 있는 국가를 그때마다 끌어들이니까요. 더구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정작 해당 국가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등판하는 경우는 드물죠.
그러니 정확한 팩트를 확인하기도 힘듭니다. 숫자나 통계 등을 갖고 이야기하는 건 큰 의미가 없죠. 진짜 해당 국가에서 오랜 시간동안 살아야 정확히 느낄 수 있는 거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해외에 가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각자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 결정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걸 뭐라고 할 이유는 없겠죠. 최근에는 부자들도 외국으로 떠난다는 이야기도 많은데요. 막상 돈이 있다면 진짜 외국으로 가서 살고 싶은지 궁금하긴 합니다.
한국이나 외국이나 돈이 있으면 얼마나 차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신에 영화에서는 꽤 중요한 점을 알려주더군요. 계나는 뉴질랜드에 가서 살기로 합니다.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판단했죠. 무엇보다 추위가 싫다고 말합니다. 한국은 배경이 거의 대부분 겨울입니다. 춥다는 의미가 날씨도 포함되지만요. 마음도 포함되죠. 계나가 한국에서 경험하는 건 좋은 건 그다지 없습니다. 회사내에서도 부조리한 일이 벌어지는데 이걸 참아야 합니다.
계나는 원칙대로 결정했는데 윗선에서 압력이 들어오죠. 심지어 자격 조건이 미달이라 탈락한 기업을 포함하라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과 동시에 계사는 집안 형편이 어렵습니다. 자신이 번 돈도 부모님이 보태서 아파트 구입하는데 달라고 할 정도죠. 남친도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부모님 만났을 때는 알게 모르게 표현하긴 합니다. 최대한 조심하지만 역시나 부모님이 한 행동을 보고 계나는 실망하고 자격지심까지 보이면서 남친과 싸우기도 하고요.
계나는 따뜻한 나라로 가고 싶어 뉴질랜드를 택합니다. 호주도 있는데 왜 뉴질랜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고 하죠. 마음과 달리 그곳에서 정착하려면 여러가지 조건이 필요하죠. 영주권을 얻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그곳에 있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직하며 영주권을 신청하죠. 정 힘들면 뉴질랜드 사는 남자와 만나 결혼하라는 조언까지 받고요. 그때 만났던 인물이 주종혁이 연기한 재인인데요. 다소 똘아이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계나와 만난 첫날부터 와인을 갖고 다니면서 마시고요. 뭔가 절박하게 뉴질랜드에 온 계나와 달리 여유도 느껴지고요. 사람은 겉만 보면 안 되는 게 그게 전부는 아니었더라고요. 나중에 몇 년이 지나 수업도 빠진 재인에게 뭐라고 했었는데요. 술마시고 놀아 그런 걸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돈이 없어 빌딩 유리 청소하느라 그랬다고 합니다. 가장 돈을 많이 받을 수 있어 했던 알바였죠. 지금은 요리를 하려고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굳이 서류보는 대학졸업장이 필요없다며 때려치고요. 누구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이었던거죠. 오히려 절박한 계나가 한가하게 살았던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요. 인도네시아 남친을 만나는데요. 그가 한 말이 크게 와 닿더라고요. 뉴질랜드에 오는 일본인과 한국인이 있습니다. 동남아에서 오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동남아시아에서 오는 청년들은 대부분 부잣집입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오는 청년들은 대체적으로 가난하고요.
뉴질랜드에 있는 아시아 청년은 완전히 반대인거죠. 서양인들이 보는 관점에서는 다 똑같은 동양인이고요. 그러니 서양에서 만나는 동남아시아 청년은 대부분 부자라는 거. 계나가 한국에 있을 때와 뉴질랜드에 있을 때 계속 비교를 합니다. 뉴질랜드보다 한국에서 상황이 좀 더 많이 나오는 듯해요. 계나는 뉴질랜드에 정착하려 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융화되는 건 쉽지 않죠. 그런 건 아주 잠시만 보여주고요. 오히려 한국에서 있었던 다양한 일을 보여주는 분량이 더 큽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도 외국에서 살아보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지금 제가 하는 건 어느 국가에서 살더라도 지장은 사실 없긴 하거든요. 대신에 영화에서도 나온 좀 재미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듭니다. 다소 힘들더라도 편하게 이곳에서 마음대로 말할 수 있고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는 한국이 저에게는 맞는 듯해요. 대신에 한달이나 1년 살기 같은 건 해볼만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 힘들다는게 문제지만요.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였네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어디서든 살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