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7. 09:00ㆍ영화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얼핏 볼 때 데이트 폭력이 소재인가 했습니다. 출연자를 볼 때 신혜선과 이 엘인데 지금까지 출연작을 볼 때 두 사람이 데이트 폭력을 당할 캐릭터는 아니긴 합니다. 영화를 보니 역시나 데이트 폭력은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초반에 너무 유쾌 발랄해서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하도 밝아서 현재 눈 앞에 펼쳐지는 내용이 잘못된 것이라는 느낌조차 없을 정도였습니다. 제목만 놓고 볼 때는 분명히 음울하고 스릴러 장르라는게 느껴지는데 말이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제목에서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냥 제목이구나할 수 있지만 다 보고 제목을 다시 보면 다릅니다. 더구나 분명히 여자 주인공이 신혜선인데 초반에는 별로 두드러진 활약이 없습니다. 신혜선보다는 변요한이 모든 걸 전부 이끌어가고 있어 조연인가 할 정도였죠. 심지어 출연분량도 중반까지는 살짝 적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변오한이 초반에 활기발랄하게 내레이션으로 영화를 시작합니다. 굳이 왜 내레이션을 넣었을까요.
우리는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영화는 새로운 세계관이 나오면서 우리가 현실이라 생각하며 보게 되죠. 내레이션이 있을 때는 대부분 과거를 회상할 때 나오죠. 또는 누군가에게 자신이 겪은 걸 설명할 때 나옵니다. 이 영화에서는 딱히 그런 건 아닙니다. 나래이션이 나오긴 하는데 굳이 말하면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에게 하는 말입니다. 왜 관객에게 변요한이 말을 하는지는 꽤 언발란스합니다. 초반에는 자신이 즐거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인데요.
후반으로 가면 자신의 억울함을 외치는 설정이 됩니다. 자기 상황과 마음을 알아달라고 하는거죠. 마지막에 변요한이 아닌 이엘이 하는 말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쁜 놈'이라고 하거든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분명히 이건 나쁜 짓인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변요한이 너무 유쾌하게 이야기를 하니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요. 어쩌면 그게 바로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진실인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반복하면 무감각해집니다.
자신이 한 행동이 나쁜 짓인지 여부에 대해 스스로 판단이 무뎌지죠. 변요한의 직업은 공인 중개사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집을 보여주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일이죠. 언제 집을 보러 올 지 알 수 없습니다. 특히나 1인 가구일 때는 더욱 그렇죠. 이럴 때는 동네에서 영업을 하는 중개업이니 믿고 자기 집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비밀 번호를 알려주고 자신이 없을 때 보라고 하는거죠. 서로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건데 이를 변요한이 이용합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훔쳐보는 거죠. 본인은 호기심이 많고 궁금해서 그런다고 나래이션이 나옵니다. 실제로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 줍니다. 전등을 갈아주기도 하니까요. 여기에 그 집에서 없어져도 신경쓰지 않을 물건을 전리품처럼 갖고 와서 비밀창고에 전시합니다. 분명히 나쁜 짓인데도 남에게 피해를 전혀 끼치지 않습니다. 불편한 상황도 해결해 주니 자기 자신은 꽤 떳떳합니다. 그러던 중에 완전히 미지 인물인 신혜선을 보면서 영화가 급격하게 돌변합니다.
신혜선은 동네에 살고 있는 여성인데 인플루언서입니다.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죠. 명품 등을 자랑하던 삶에서 어느날부터 갑자기 애견이나 길고양이 등을 보살핍니다. 이런 모습을 변요한이 몰래 쫓아다니면서 보게 되죠. 변요한은 좀 더 신혜선을 알고 싶어 살고 있는 집을 들어가려 하죠. 노력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분명히 이건 나쁜 짓이죠. 행운이 찾아온다고 신혜선이 집을 내놓겠다고 변요한이 있는 중개업소에 찾아옵니다.
심지어 자신이 없을 때 집을 보여주라며 출입문 키까지 줍니다. 변요한은 너무 좋아하며 몰래 집에 가서 막힌 세면대도 뚫어주며 자기 입장에서는 도와줍니다. 여기까지 볼 때는 영화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 지 전혀 예상이 안 되는데요. 갑자기 신혜선에게 큰 일이 생기면서 반전이 일어나고요. 그때부터 중간까지는 꽤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변요한이 거의 혼자 이끌어 갑니다. 신혜선은 아예 나오지도 않고요. 그 후 중간부터는 또다시 신혜선이 극을 이끌어가는 형식으로 영화가 구성됩니다.
영화 제목처럼 그녀가 죽었으니 포스터만 볼 때 이엘과 신혜선 둘 중에 한 명이죠. 이엘은 형사입니다. 신혜선이 죽으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고 하고요. 신혜선은 드라마에서는 늘 유쾌 발랄하고 왈가닥까지 보여주는 캐릭터를 많이 하는데요. 영화에서는 거의 대부분 차분하고 정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데요. 이번 영화에서도 유쾌한 모습은 나오질 않습니다. 드라마와 영화를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보여주니 그거 자체가 컨셉처럼 느껴질 정도로 교차로 출연하네요.
겉으로 멀쩡한 사람들이 속으로 어떤 인간일지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영화는 그런 걸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비중이 있는 사람 중에 제대로 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더구나 멀쩡함을 넘어 사람들에게 인기까지 얻을 정도니까요. 누구나 살기 위해서 남이 아닌 내가 먼저라는 걸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고요. 영화가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중간까지는 내용 예측은 되어도 집중하며 보게 되더라고요. 스릴러 장르라는 게 끝가지 보면 이해되는 영화였습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은근히 집중하면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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