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일은 웃으면서 볼 수 있다

2023. 10. 4.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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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은 지금까지 여러 작품에서 주연을 했죠. 심각하고 무거운 작품보다는 가볍고 부담없는 작품에서 대체적으로 성공했습니다. 강하늘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선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보다는 어느 정도 코믹한 작품일 때 더 연기가 좋은 듯합니다. 코믹 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코믹 연기는 타이밍과 호흡을 잘 전달해야 합니다. 더구나 다양한 표정으로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해야 성공할 수 있죠. <30일>은 그게 딱인 영화입니다.


최근 강하늘은 출연한 작품에서 인기가 그렇게 크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반면에 정소민은 차근차근 필모그래프를 쌓아가며 착실했죠. 최근 작품인 <환혼>에서 너무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보여줬죠. TV와 달리 영화에서는 비중있는 역할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이번 <30일>이 첫번째로 본인 이름을 확실히 각인할 수 있는 영화일겁니다. 두 사람은 이미 영화 <스물>에서 만난 적이 있죠. 둘이 커플이었는데 이번에도 또 다시 사랑하는 사이로 나옵니다.


일단 영화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보통 이런 영화가 아쉬운 건 초반과 후반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초반에 웃기게 시작하지만 후반에 가서 감동 코드를 넣으면서 유머 코드가 다 사라지거든요. 결말 부분이 크게 동감하기 어렵게 끝을 맺거나요. 그런 점에서 아주 뚝심있게 끝까지 유머코드를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감동 코드마저도 굳이 넣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감동할 것이야라는 생각을 들지 않도록 합니다. 더욱 재미있고 내용이 좋았던 이유라고 봅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정소민이 결혼하려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강하늘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강하늘은 호프집에서 투덜대면서 불만에 차 있습니다. 당연히 결혼에 대한 추억이라 생각했는데 둘 다 현재더라고요. 알고보니 정소민은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 했는데 포기하고 강하늘에게 찾아온 겁니다. 강하늘이 지금이라도 정소민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찾아가려고 할 때말이죠. 뭔가 타이밍이 좀 늦다고 타박하면서 정소민이 강하늘과 함께 합니다.


정소민은 영화 일을 하면서 집이 빵빵합니다. 강하늘은 변호사 준비를 하는데 시골에 집이 있습니다. 강하늘은 갖고 있는 돈이 없지만 정소민이 결혼식에 뛰쳐나와 강하늘과 결혼하려 하죠. 영화는 전체적으로 기존에 있는 이미지를 깨며 진행됩니다. 정소민이 그냥 아줌마라고 하며 강하늘에게 자기 엄마를 만나라고 하죠. 여기서 조민수가 나오는데 너무 세련된 부잣집 마나님입니다. 어떤 내용이 나올지 너무 뻔하잖아요. 실제로 조민수는 강하늘에게 봉투를 던집니다.


강하늘은 예상했다는 듯이 단호히 아니라고 하려는데 조민수가 말합니다. 이 돈으로 혼수 장만하라고요. 정소민에게 준 아파트가 있으니 그 안에 들어갈 혼수를 준 돈으로 준비하라고요. 자기 딸이 사랑하는 남자니 반대하지 않는다면서요. 이때부터 진작에 영화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 지 눈치 챘어야 합니다. 이후로 계속 영화 전개가 이런 식이거든요. 그동안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이미지를 전부 비틀어서 보여줍니다. 그때마다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오고요.


둘이 결혼하는 과정은 아주 빨리 보여줍니다. 그 이후 둘이 살면서 생기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강하늘은 여전히 변호사 시험을 위해 공부하니 실질적으로 백수죠. 학원 선배 동생 결혼 축의금을 내야 한다니 백수가 그런 것까지 하냐고 타박하죠. 그때부터 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자존심에 상처받았다고 생각한 강하늘은 그때부터 삐뚫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때마다 돈없는 백수가 뭘 하겠냐며 정소민에게 시위 아닌 시위를 합니다.


강하늘이 드디어 변호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합니다. 그 과정에서 정소민이 전혀 도와주지 못한 걸로 나옵니다. 심지어 변호사 시험 보는 날에 집에 불이 날 뻔한 일을 저질러 떨어질 뻔하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청소나 음식 등에 대해서 정소민은 거의 하기 싫어하는 걸로 나오는데요. 이 부분은 정소민 입장에서는 달리 볼 수도 있긴 합니다. 둘은 서로 그렇게 함께 살면서 좋은 측면보다는 나쁜 면에 더 들어오며 상대방에게 실망합니다. 결국에 둘은 이혼하기로 하죠.


영화 제목인 '30일'은 이혼 하기 전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이 타이밍에 둘이 함께 가다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둘 다 공교롭게도 기억상실증에 걸리고요. 의사가 나와 계속 드라마를 이야기하면서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알려주죠. 드라마에 나온 장면을 그렇게 계속 비틀면서 웃음을 선사합니다. 여기에 강하늘 선배인 윤경호와 친구로 이상진이 나옵니다. 친구 1명이 더 있는데 코인에 빠진 걸로 나오죠. 한마디도 안하고 폰만 들여다보는 걸로 나오는 친구입니다.


존재감이 없었는데 막판에는 존재하는 걸로 웃음을 선사하는 씬스틸러가 됩니다. 특히나 윤경호가 대놓고 '너 대사가 있었구나?'라고 하는데 완전히 빵~ 터뜨리며 웃게 됩니다. 둘이 기억을 잃고 다시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이 뻔하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특히나 막판에 강하늘은 기억을 되찾고 정소민을 여전히 상실인 상태거든요. 여기서 감동으로 결말맺지 않고 영화 톤을 그대로 살리면서 재미를 줍니다. 그런 점이 너무 좋더라고요. 진짜로 웃으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로맨틱코미디 영화입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지루하지 않게 웃으면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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