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세상에서 달짝지근해: 7510에서 보는 따뜻한 마음

2023. 8. 17.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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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가 끌려 보는 경우가 있죠.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빠져드는 영화도 있고요. 압도적인 스케일로 보는 영화도 있고요. 이런 것들은 대부분 극장에서 볼 때 좀 더 좋습니다. 집에서 편안히 보는 것보다는 극장에서 볼 때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이런 이유와 달리 로맨틱 코메디 장르는 꼭 극장에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서 TV로 본다고 다를 건 없으니까요. 굳이 꼭 큰 화면으로 봐야 할 이유가 없죠.


신기하게도 집에서 볼 때보다 극장에서 봐야 훨씬 재미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건 바로 모든 사람이 함께 호흡하며 웃고, 울면서 보기 때문입니다. 혼자 있을 때는 느낄 수 없는 걸 극장에서 봐야 공감할 때도 많습니다. <달짝 지근해>는 아마도 이번 여름 개봉작 중에 가장 고나심이 떨어지지 않을까합니다. 다른 작품이 전부 큰 자본이 들어가고 광고도 많이 하니까요. 그에 반해 <달짝 지근해>는 다소 소소하게 극장에서 개봉한 느낌입니다. 이렇다할 볼거리도 주지 않고요.


알려진 것이라고는 유해진과 김희선이 주인공이라는 거. 추가로 로맨틱 코메디 장르라는 거죠. 영화 예고편에도 나오는 게 무척이나 썰렁한 개그를 합니다. '착한 김밥이 죽으면 가는 곳은 어디일까요?'라는 질문에 대답은 '김밥 천국'입니다. 이 대화를 김밥 천국에서 김밥 먹으며 이야기합니다. 분명히 에고편 볼 때 그저 그렇게 봤습니다. 영화볼 때 여러 명이 함께 본다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유해진이 어디일까요라는 질문을 끝내자 마자 누군가 먼저 '김밥 천국'이라고 외칩니다.


이렇게 누군가 외쳤는데도 불구하고 유해진이 '김밥 천국'이라고 하자 다들 웃습니다. 극장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미 그 전에 유해진이 연기하는 치호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치호의 캐릭터에 대해 나옵니다. 눈을 떴을 때 많은 자명종 시계가 책상에 있습니다. 정각에 일어나자마자 씻기 시작합니다. 구석 구석 깨끗하게 딲는데 처음 봤습니다. 칫솔을 갖고 발가락 사이를 딲는 모습은 비록 영화지만 처음 봤습니다.


시간이 되면 칼처럼 차를 타고 출근합니다. 회사에 가는 길에 드라이브 맥도널에서 구입합니다. 점심 시간에 식사는 혼자 합니다. 5시가 되면 또 역시나 칼처럼 퇴근 합니다. 6시면 자리에 앉아 드라마를 봅니다. 하루 일과가 이렇게 흘러갑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루틴대로 살아갑니다. 회사 내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과자 회사인데 두부로 만든 과자가 히트해서 회사 내에서도 꼭 필요한 인재고요. 뭐 하나 부족함이 전혀 없이 살아가고 있는 걸로 보이죠.


일영(김희선)은 현재 빚이 있습니다. 갚고 싶지만 일을 못하죠. 빚을 졌던 캐피털 회사에 취직합니다. 얼마나 유쾌 발랄하면서 솔직하고 적극적인지 자신이 먼저 제안합니다. 솔직히 돈이 없다. 갚고 싶다. 여기 지금 직원 구한다. 내가 여기서 일하겠다. 이렇게 자연스러우면서도 떳떳하게 이야기하니 그러라고 합니다. 치호에게는 형이 있습니다. 석호(차인표)인데 딱히 하는 일도 없이 도박장이나 돌아다니면서 돈씁니다. 도박도 못하니 돈을 빌리고 캐피털에서도 빌립니다.


그때마다 동생인 치호가 갚아주고요. 이번에 연체가 되어 석호에게 전화하니 동생에게 갚아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일영과 치호가 만나게 됩니다. 치호가 기다리면서 옆에 있는 아이에게 즐거운 표정을 짓습니다. 아이를 웃게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일영이 마음에 듭니다. 일영은 현재 딸인 진주(정다은)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없는데 정식 결혼한 것도 아니고 미혼모로 살고 있습니다. 4년마다 올림픽처럼 나타나지만 그때마다 폭행 등을 해서 죽었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사실 치호는 똑똑하지만 너무 순박합니다. 순박한 이유는 어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가 조금 이상합니다. 살아가는데 전혀 지장은 없습니다. 이제부터 둘의 사랑이 시작됩니다. 영화 내용 자체는 아주 단순합니다. 치호가 마음에 든 일영이 먼저 다가갑니다. 치호는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일영여게 마음을 열고요. 둘은 밥을 혼자 먹으니 함께 먹으면서 친구로 지내자고 하고요. 치호의 행동을 볼 때 나쁜 사람같지 않으니 일영이 집으로 초대해서 함께 밥도 먹고요.


영화는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됩니다. 웃으면서 볼 수 있게 하는 영화입니다. 어떤 영화는 보면서 마음이 선해질 때가 있습니다. 영화가 갖고 있는 힘으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착해집니다. 이 영화 <달짝 지근해>가 바로 그렇습니다. 둘 다 너무 착하고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갑니다. 현실에서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찾기 힘들뿐이죠. 영화에서는 아재개그가 엄청 많이 나옵니다. 함께 본 관객이 주로 장년층이 많아 그런가 봅니다.


다들 아주 큰 소리로 웃습니다. 그들의 웃는 소리에 저도 따라 웃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마음을 열고 이 둘을 응원하게 됩니다. 아재 개극에 적응되어 저도 웃게 됩니다. 함께 보는 관객 중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큰 소리로 이야기도 합니다. 그 소리에 얼굴이 찡그려지지 않고 오히려 저도 공감하며 영화에 빠져들게 됩니다. 20대도 아니고 영화에서는 40대로 설정되었습니다. 그렇게 볼 때 이미 많은 경험이 있을텐데도 둘 다 무척이나 순박하고 순수합니다.


어쩌면 올 여름 조용히 흥행몰이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저 편안하게 웃으면서 스트레스 풀고 싶은 분들에게는 완전히 딱인 영화입니다. 정우성의 카메오 활용도 아주 영리하고요. 임시완과 고아성이 나오는 장면은 영화의 흐름을 더욱 유쾌하고 일영과 치호의 감정을 대신해주면서 즐겁습니다. 이 영화를 동화라고 봐도 좋을 듯합니다. 영화를 보는 이유 중 하나가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거 아닐까해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겁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우리 모두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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