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는 인류 멸망을 앞당긴걸까?

2023. 8. 16.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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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는 핵폭탄을 만든 총 책임자였죠. 이 사실을 영화로 알았습니다. 오펜하이머가 유명한 물리학자라는 사실은 알았죠. 그가 핵폭탄에 관련했다는 사실도 알았고요. 그 외에는 잘 몰랐습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책 표지가 너무 인상적이라 기억합니다. 오펜하이머 본인의 상반신인데 정면을 보고 담배를 물고 있는 사진이었죠. 책 제목이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였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에게 불을 선사했죠. 불을 선사한 댓가로 평생 바위를 굴려야 하는 굴레에 빠졌습니다.


인류 역사 발전에 큰 역할을 했지만 그로 인해 끼친 해악도 존재합니다. 그러니 프로메테우스만큼 오펜하이머를 제대로 설명하는 단어도 없을 듯합니다. 이번 <오펜하이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죠. 한국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인기가 좋습니다. 보통 외국 감독이 유명한 경우에 작품성인 경우가 많고 흥행은 다소 적죠. 놀란 감독은 그렇게 볼 때 흥행까지 보증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에서 유독 지적 유희를 만족시킨다고 할까?


<인터스텔라>같은 경우도 미국보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죠. 당시에도 양자역학니 블랙홀, 웜홀 등 생소한 개념이 널리 퍼졌죠. 과학을 배우기 위해 해당 영화를 본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것 말고도 집요하게 수작업으로 영화만드는 걸로 유명하죠. 지속적으로 과학과 접목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과학자의 이야기입니다. 물리학자였던 오펜하이머에 대한 내용입니다. 일대기는 아니고 핵폭탄을 만들던 과정에 대해 보여줍니다. 그 이후 벌어진 고뇌에 대해서도요.


영화에서 어지간한 유명 물리학자는 다 나오는 듯합니다. 닐스 보어부터 시작해서 아인슈타인도 나오니까요. 아주 잠시 파인만도 등장하고요. 물리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반가웠을 듯도 하네요. 오펜하이머는 처음에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이론과 실험 중에서 이론쪽으로 빠지죠. 그로부터 오펜하이머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물리 학계에서 유명해집니다. 다만 오펜하이머가 물리학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물리 학자가 자신만의 이론 등을 정립해서 남겼지만요. 오펜하이머는 핵폭탄을 만드는 데 있어 총책임자라는 사실은 확실하거든요. 그렇게 볼 때 핵폭탄을 만들지 않았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에 대해 궁금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핵폭탄은 한 두명이 만들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여러 명이 전부 달려들어 분업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전부 컨트롤하고 적재적소에 중요한 인물을 투입한 건 훌륭하죠.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판단 내리는 것도요.


영화는 단순히 핵폭탄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오펜 하이머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오펜하이머는 열린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 특정 사상에 편향되지 않았다는거죠. 과학자의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는 다양한 면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 나온 팩트만 보여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오펜하이머가 살던 시대에 이제 막 태동한 개념은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은 살짝 다른 개념이지만 비슷하게 써도 되긴 하죠.


오펜하이머는 자신의 호기심에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도 읽은 듯합니다.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사상을 알아보려 한 거죠. 이렇게 열린 사고는 오히려 오펜하이머를 나중에 궁지에 몰게되죠. 열린 사고 덕분에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오펜하이머에게는 계속 공산주의와 관련이 됩니다. 그가 친했던 인물이 대부분 공산당에 가입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동생도 그렇고, 첫번째 부인이었던 진(플로렌스 퓨)도 그렇고 두번째 부인인 키티(에밀리 블런트)도 마찬가지고요.


어떤 사상에 치중되어 있지 않았기에 유연하게 만났다고 봅니다. 오펜하이머는 유대인이지만 미국이 자신의 고국으로 배신할 생각을 일체 하지 않죠. 오펜하이머가 만든 핵폭탄은 그 전까지 없던 신기술입니다. 소련도 개발했다는 증거가 있긴 했지만 파급력이 부족했고요. 오펜하이머 팀의 누군가 소련에게 기밀을 넘긴다는 의심도 끊임없이 있었죠. 오펜하이머는 이런 사실에 대해 부정하지 않지만 팀을 믿지 못하고 일을 할 수 없었을 거빈다. 더구나 그걸 알린다고 당장 할 수 있는 기술도 아니었고요.


오펜하이머는 자신들이 만든 무기가 어떤 파급력이 있을지 정확히 몰랐던 듯합니다. 대략적으로 예상은 했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기에 승리를 위해 노력했을 뿐입니다. 전쟁은 그런 면에서 인류 역사의 최대 불행이지만 발전에도 기여합니다.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고 발명하기 위해 노력하니 말이죠. 핵폭탄은 만들고 나서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된거죠. 오펜하이머는 그렇기에 그 이후 폭탄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에 대해 거부합니다.


순수하게 이론적인 연구와 발전은 허락하지만 이를 무기로 만들려는 시도는 거부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오펜하이머가 모든 영광을 본인 혼자 다 가지려한다는 의심과 시기를 불러일으키죠. 영화는 사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조합한 듯합니다. 오펜하이머가 해낸 사실은 기본적으로 사실이죠. 오펜하이머 역의 킬리언 머피는 비슷한 모습을 가지려 상당한 노력을 한 듯보입니다. 살도 많이 뺀 듯하고요. 무엇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진정한 페르소나다웠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에 가장 많이 출연한 배우니까요. 지금까지 주연을 한 적은 없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염두에 뒀다고 하네요. 맷 데이먼이 연기한 그르브스도 괜찮았는데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스트라우스는 뒤로 갈수록 영화의 키포인트였는데 아주 연기를 잘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내용 자체로 볼 때 대단한 게 없는 듯한데 음악이 전부 다 했습니다. 음악이 시종일관 감정선을 쫓아 강약조절하며 관객에게 긴장을 선사합니다. 거짓말 안 보태고 음악 없이 본다면 지루했을 듯도 합니다. 물론, 3시간이 금방 갈 정도로 집중했지만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펜하이머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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