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소년단 - 유쾌한 드라마

 

모든 힘을 다 빼고 부담없이 만든 작품이 대박나는 경우가 있다.

<라켓 소년단>이 아마도 그런 드라마가 아닐까싶다.

예고편을 봤을 때 코믹한 드라마라는 점과 배드민턴을 갖고 만들었다는 점만 알았다.

특별히 스타 배우가 나오지 않기에 어떤 배우때문에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그저 아무 부담없이 어떤 드라마인가 하고 보는 것이 전부였다.

마침 운(?)이 좋게도 타이밍상 그 시간대에 다른 드라마가 전혀 없는 시간대였다.

저절로 보게 되었고 의외로 재미있고 순수한 내용이 이어져서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주요 출연진이 전부 신인이었고 중학생이 주인공인 점은 다소 특이했다.

 

보통 학생을 주인공으로 하면 우리가 이미 익숙한 청춘 학교 드라마가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학생이라는 점이 있긴 해도 일반적인 학교 드라마와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무엇보다 스포츠 드라마라는 점 때문에 더욱 쉽지 않은 분야기도 했다.

대부분 스포츠를 소재로 쓸 뿐 중심에 놓고 내용이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스포츠를 제대로 묘사하는 것이 드라마에서 생각보다 힘들다는 점이 첫번째 아닐까한다.

이 드라마는 그런 면에서 배우들이 꽤 연습을 많이 했는지 실제 배드민트선수처럼 움직였다.

CG를 많이 썼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움직임에서 사실감이 넘쳤다.

배역 자체가 배드민턴 학생 선수라 신선함이 생명이었을텐데 그 점이 아주 적중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 딱히 배드민턴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로 보이지도 않았다.

해남이라는 지역에서 몇 명 되지도 않는 배드민턴 선수가 있는 중학교가 나온다.

여기에 윤해강(탕준상)가족이 뜻하지 않게 피신 비슷하게 이 지역으로 왔다.

원래 야구 투수였던 그곳에서 배드민턴부가 있어 자연스럽게 아빠가 코치로 있는 곳으로 들어간다.

 

 

나우찬(최현욱), 이용태(김강훈), 방윤담(손상연)이 있지만 전남에서도 딱히 두드러지진 않았다.

알고보니 해강은 초등학생 때 전국적으로 천재라고 불리던 선수였다.

잠시 하기로 했지만 막상 배드민턴을 시작하니 승부욕이 강한 해강은 예전의 실력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3명 뿐이던 부서에 해강은 물론이고 원래 공부를 잘 하던 정인솔(김민기)까지 합류하면 제대로 된 팀이 된다.

 

해강의 아빠인 윤현종(김상경)은 코치로 아이들과 함께 다소 여린 듯하지만 잘 가르친다.

해강의 엄마인 라영자(오나라)도 배드민턴 코치로 여자 배드민턴을 가르친다.

그곳에는 천재소녀 한세윤(이재인), 이한솔(이지원)이 우승을 밥 먹듯이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해강의 집에서 함께 숙식을 하며 우정을 나눈다.

 

여기에 해강이 머물고 있는 동네에서 마을 어른들과 함께 부대끼며 여러 에피소드가 양념으로 곁들인다.

자살을 생각하고 시골로 온 커플은 더럽게 맛이 없어 아무도 안 먹는 해강이 만든 카레를 받고 정을 느끼고 살기로 한다.

그 외에도 동네 사람들이 다소 배타적으로 보이지만 깊은 정을 갖고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곳에서 해강은 뜻하지 않게 마음을 열고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

 

배드민턴 드라마답게 시합 경기가 꽤 자주 나오는데 연습을 많이 한 티가 나서 좋았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의 합이 무척이나 좋고 늘 활기발랄해서 보는내내 웃음이 났다.

구김살이 전혀 없는 세상 긍정 캐릭터인 윤해강이 외치는 '나 윤해강이야!!'는 힐링마저 될 정도였다.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실력도 실력이지만 누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그랬다.

 

이 드라마를 다 보고 확인하니 <슬기로운 감빵 생활>쓴 작가라고 한다.

따뜻한 드라마가 다 이유가 있었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SBS의 편성에는 큰 불만이다.

월화드라마로 시작했는데 어떤 날은 11시 30분까지 방영을 하고 나중에는 월요드라마로 변경되었다.

드라마가 꽤 인기와 화제가 되었는데 이따위로 하다니 시청자가 알아서 챙겨봐야 했던 다소 힘든 드라마였다.

 

그래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볼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