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그녀

2023. 10. 16.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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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을 주연 배우로 참여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영화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TV와 달리 영화는 관람객이 돈을 지불하고 보게 됩니다. 채널을 틀면 볼 수 있는 드라마와 다르죠. TV에서 유명하고 인기도 좋은 배우가 영화 출연이 힘든 이유기도 합니다. 단순히 인기가 좋다고 영화 주연을 맡을 수는 없습니다. 냉정한 관객은 인기 있다고 선택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기에 제작진도 함부로 아무 연기자나 주연배우로 선택하지 않습니다.

인기 있을 때 조연 정도는 할 수 있겠죠. 인기만 있다고 주연 배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연기는 기본 중 기본이죠. 연기가 되지 않는 배우가 주연을 한다는 건 망하자는 이야기와 똑같죠. 여기에 해당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저 배우가 나오는 작품은 내가 보고 싶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돈을 내고 봐도 된다. 이런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습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요. 남자 배우에 비해 여자 배우는 더욱 심하죠.

무엇보다 나이 있는 여자 배우가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가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여자 배우가 원탑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건 더욱 어렵습니다. 그 어려운 걸 해내는 배우 중 한 명이 엄정화입니다. 비슷한 나이 대에 여자 배우 중 홀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 맡은 경우는 드물죠. 당장 생각나는 건 전도연 정도인 듯합니다. 자주 출연하진 않았지만 엄정화는 나름 출연한 작품마다 괜찮은 흥행을 했습니다. 진지한 작품보다는 살짝 코믹한 작품 쪽이 대부분이고요.

이번에 나온 <화사한 그녀>도 역시나 그런 면에서 코믹 장르입니다. 예전에는 다소 심각한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에 출연한 작품은 전부 코믹하면서 엄정화 본인이 원탑인 경우입니다. <미쓰 와이프>와 <오케이 마담>이 전부 그런 경우입니다. 둘 다 흥행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습니다. 이번 <화사한 그녀>도 본다면 전적으로 엄정화 한 명을 보고 선택했습니다. 함께 출연한 배우 중 주연급은 송새벽과 방민아입니다. 둘 다 솔직히 선택할 수 있는 배우는 아닙니다.

해당 작품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주연급 조연이라고 할 수 있죠. 당연히 <화사한 그녀>에서도 주연급 조연입니다. 엄정화가 영화 전부를 끌고 가면서 내용을 하드캐리 하는 영화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별로였습니다. 영화 포스터를 봐도 코믹 장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심각한 내용이 아니고요. 코믹 장르라는 건 일부러 웃기려 하는 게 아니죠. 상황을 잘 만들어 보면서 웃어야 합니다. 일부러 웃기려고 개그를 하면 오히려 재미없고 유치해지고요.

최근 개봉한 <30일>이 100만 명을 넘겼습니다. 저는 정말로 재미있게 봤는데요. 일부러 웃기는 건 없습니다. 상황을 잘 만들고 배우가 그에 맞는 연기를 했기에 보면서 웃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화사한 그녀>는 그런 장면이 거의 없었습니다. 분명히 저 장면은 관객이 웃으라고 한 거 같은데 없습니다. 저 말고도 웃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보통 혼자 집에서 볼 때는 잘 안 웃게 됩니다. 웃음은 감염되고 전파되죠. 극장에서 볼 때 나도 모르게 웃게 되는 이유입니다.

돈을 내고 영화를 보는 거라 마음을 오픈한 상태로 봅니다. 얼마든지 웃을 준비가 된 상태라는 거죠. 웃는 사람이 없다면 실패한 영화죠. 코믹 장르를 표방한 거 같은데 웃지 않았다면 실패한 거죠. 감독이 누군가 봤습니다. 이승준 감독입니다. 첫 작품인 <스파이>는 코믹 장르로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두 번째 작품인 <리미트>는 다소 심각한 작품인데 흥행은 안 좋았지만 그다지 전 나쁘게 보진 않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다시 코믹 장르였네요.

전체 내용은 엄정화가 사기꾼이고 방민아가 딸입니다. 송새벽이 문화 밀수를 하는 아버지 아들로 엄청난 부자고요. 집에 있는 보물을 사기 쳐서 훔쳐 오는 것이 전체 맥락입니다. 과정도 약간 매끄럽지 못합니다. 영화는 쓸데없는 내용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드라마와 달리 짧은 시간에 핵심만 보여줘야 하니까요. 방민아 에피소드는 살짝 쓸데없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걸스데이에서 혜리 다음으로 연기자로 뛰어든 걸로 아는데요. 정작 연기하는 모습을 보긴 힘들었습니다.

대중 작품보다 다소 독립 작품 같은 작품성 위주로 출연한 걸로 알아요. 이번에 볼 수 있어 반가웠고요. 분명히 사기꾼 모녀인데요. 심지어 경찰에서 엄정화는 잡아야 하는 인물이었고요. 막판에 이상하게 착한 일을 합니다. 영화가 나쁜 악행을 저지르고 끝나면 이상하다 생각했던 거겠죠. 사실 엄정화는 먹고살기 위해 했던 사기였는데요. 막판에 좀 뜬금없이 중간에 아무런 뉘앙스도 없었는데 개과천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엄정화만 믿고 본 영화였는데 이번에는 실패였네요.

현재 평점이 다음은 8.2, 네이버는 9.03인데 직접 보고 평점 매기면 좋겠네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코믹 장르인데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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