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주는 여자

jtbc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는 엄청난 모험이었을 겁니다.
장르는 로코 드라마인데요.
지금까지 확실히 검증이 되었다고 할 수 없는 엄태구와 한선화.
이 둘이 로코 주인공이라는 건 제작진에게 엄청난 모험이었겠죠.

둘 다 밑바닥에서부터 차곡차곡 하나씩 올라온 건 맞습니다.
단역부터 시작해서 조연을 거쳐 이제 주인공까지요.
그렇다고 해도 로코는 또 다른 장르이고 주인공이 진짜 중요합니다.
로코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어떤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엄태구를 주인공을 했다는 건 엄청난 모험입니다.
엄태구는 지금까지 주인공을 한 적이 있지만 흥행에 성공한 적은 없습니다.
주인공을 했어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건 엄청난 아킬레스 건입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눈길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 되니까요.

더구나 엄태구는 지금까지 캐릭터가 무척이나 과묵했습니다.
유쾌한 캐릭터보다는 대부분 과묵하고 조용할 수밖에 없었죠.
워낙 저음에 실제 성격도 말없이 가끔 한마디 할 것같은 이미지가 강하니까요.
그나마 액션 장르에서는 괜찮은 데 로코라니 모험일 수밖에 없겠죠.

그나마 이번 놀아주는 여자에서는 전직 깡패였기 때문에 녹여낼 수는 있겠죠.
그렇다고 해도 꼭 엄태구일 필요는 전혀 없으니까요.
결론적으로 볼 때 엄태구는 진짜 최선을 다해 서지환 역할을 한 듯해요.
가벼울 때는 가벼우면서 나도 코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했죠.

한선화도 마찬가지로 모험이었죠.
지금까지 통통 튀는 캐릭터로 사랑을 받기는 했지만요.
대부분 조연이었고 어느 정도 한계는 느껴지는 캐릭터였습니다.
로코 주인공은 퉁퉁튀는 것만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진 못하니까요.

한선화가 그런 캐릭터만 한 건 아니고 진지한 연기도 분명히 하긴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 그렇죠.
이번 놀아주는 여자에서는 로코 주인공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평소보다 덜 밝았지만 강약조절을 잘 했다고 할 수 있었죠.

그 덕분인지 놀아주는 여자는 생각보다 꽤 화제가 되었습니다.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검색 등을 하더라고요.
원래 깡패였지만 어엿한 기업 사장으로 조직 사람들과 보여주는 캐미도 재미있었고요.
함께 연기했던 조연들과 캐미가 잘 맞아서 그걸 보는 재미도 있었거든요.

드라마는 웹소설이 원작인데요.
22년 10월 엄태구와 한선화가 이미 캐스팅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볼 때 꽤 긴 시간동안 드라마 제작 준비를 했다고 보이네요.
드라마가 유치하지 않게 재미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폭발적인 인기나 흥미진지한 요소는 많지는 않았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데 있어 적당한 로맨스와 액션, 갈등을 잘 엮은 듯해요.
무엇보다 이 작품으로 인해 엄태구와 한선화는 확실히 주연 배우가 된 듯하네요.
엄태구는 유퀴즈출연까지 하는 걸 보면 이 작품 인기가 있었다는 걸 입증하는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