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뒤바뀐 왕자와 의적의 대환장 로맨스! KBS 야심작 '은애하는 도적님아'

2026. 1. 6. 14:04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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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사극의 실종, 그 빈자리를 채운 상상력의 산물 '퓨전 팩션 사극' KBS가 주말 안방극장을 공략하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새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첫 포문을 열었습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퓨전 사극'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거 대하드라마로 대표되던 묵직하고 고증에 철저한 정통 사극은 이제 찾아보기 힘든 희귀 장르가 되었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역사의 한 줄 기록에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을 덧입힌 팩션(Faction) 혹은 퓨전 사극들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엄격한 고증의 잣대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창작자들의 니즈와, 무겁고 딱딱한 역사보다는 가볍고 트렌디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의 취향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은애하는 도적님아>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타고, 조선시대라는 배경 위에 판타지와 로맨스를 과감하게 섞어낸 작품입니다.

고증의 족쇄를 풀고 자유를 얻다, 왜곡 논란을 피하는 영리한 선택 사극을 제작할 때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바로 역사 왜곡 논란입니다. 실존 인물을 다룰 때 조금이라도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을 넣으면, 후손들의 항의는 물론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 일쑤입니다. 이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최근 사극들은 '가상의 왕', '가상의 시대'를 설정하거나, 실존 역사를 배경으로 하되 인물들은 허구로 창조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이 드라마 역시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주인공과 주변 인물, 사건들은 철저히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작진은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마음껏 판타지적 설정을 펼쳐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왕자님은 필수 요소? 뻔하지만 통하는 '궁궐 로맨스'의 법칙 퓨전 사극 로맨스물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불문율이 있다면, 남자 주인공은 십중팔구 '왕자' 혹은 '세자'라는 점입니다. 신분제 사회인 조선에서 왕자보다 더 높은 권력과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설정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일 것입니다. <은애하는 도적님아> 역시 이 공식을 충실히 따릅니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궁궐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할 왕자가 너무나 자유롭게 궐 밖을 활보한다는 점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극적인 만남과 사건 전개를 위해 이러한 개연성은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용인됩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남자와 가장 낮은 곳(혹은 음지)에 있는 여자의 만남은 그 자체로 극적인 긴장감을 유발하는 치트키와도 같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KBS의 이례적인 만남, 검증된 대본의 힘 이 작품이 방영 전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제작사와 방송사의 독특한 협업 구조 때문입니다. CJ ENM의 자회사이자 드라마 제작의 명가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주최한 드라마 극본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 tvN이 아닌 지상파 KBS에서 방영된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는 두 회사가 전략적 업무 협약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보다 폭넓은 시청층에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공모전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이미 대본의 완성도와 재미가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기에 KBS의 주말 드라마 편성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대중적인 플랫폼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낮에는 의녀, 밤에는 도적? 남지현이 그리는 조선판 원더우먼 배우 남지현이 연기하는 여주인공 '홍은조'는 그야말로 조선판 히어로라 불릴 만합니다. 낮에는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는 자애로운 의녀로 살아가지만, 밤이 되면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털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의적, 즉 '여자 홍길동'으로 변신합니다. 남지현은 전작 <백일의 낭군님> 등에서 보여주었던 당차고 생활력 강한 이미지를 이번에도 십분 활용하여, 정의감 넘치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해 냅니다. 이중생활을 하는 캐릭터가 주는 긴장감과, 남지현 특유의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가 만나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총명함을 숨긴 왕자, 문상민의 반전 매력 떠오르는 신예 문상민이 연기하는 '이열'은 겉보기엔 한량 같아 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총명하고 예리한 통찰력을 가진 왕자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살벌한 궁중 암투 속에서, 그는 철저히 자신을 감추고 살아갑니다. 문상민은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로 왕자 역할에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남지현과의 설레는 키 차이로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천민 복장을 하고 잠행을 나왔다가 홍은조와 얽히며 보여주는 허당기 넘치는 모습과, 결정적인 순간에 보여주는 카리스마의 간극이 이열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합니다.

악연으로 시작된 인연, 그리고 돌발 키스 모든 로맨틱 코미디가 그렇듯,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 않은 악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은조는 시장에서 허름한 옷을 입은 이열을 평범한 천민으로 착각하고, 이열은 밤마다 출몰하는 도적의 정체를 의심하며 은조를 주시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와중,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은조가 이열에게 기습적으로 입맞춤을 하는 장면은 초반부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은조에게는 그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미안한 행동이었지만, 이열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겪는 충격이자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이 돌발 행동을 계기로 이열은 은조를 마음에 품게 되고, 정체를 모르는 은조는 그의 행동을 오해하며 벌어지는 티키타카가 극의 재미를 견인합니다.

클리셰지만 언제나 옳은 선택, '영혼 체인지'의 시작 드라마의 핵심 설정이자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바로 '영혼 교체'입니다. 예고된 바에 따르면, 아마도 3회 즈음 두 사람의 영혼이 뒤바뀌는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녀의 영혼이 바뀌는 설정은 <시크릿 가든>부터 <철인왕후>까지 수많은 드라마에서 사용된 익숙한 클리셰입니다. 하지만 뻔하다고 해서 재미없는 것은 아닙니다. 고귀한 왕자가 천한 신분의 의적 체험을 하고, 거친 의적이 궁궐의 엄격한 법도를 겪으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상상만으로도 웃음을 유발합니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며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합심하여 진짜 적을 물리치는 과정은 진부함을 넘어선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줄 것입니다.

치열한 주말 전쟁터, 시청률 상승세가 의미하는 것 주말 밤 시간대는 그야말로 시청률 전쟁터입니다. 다양한 장르물과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이 시간대에서,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1회 4.3%에서 2회 4.5%로 소폭이지만 의미 있는 시청률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퓨전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요가 여전하며, 초반 캐릭터 빌드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방증합니다. 최근 드라마들이 12부작으로 짧아지는 추세 속에서 총 16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풀어낼 이야기가 많고 서사가 깊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것입니다. 이제 막 도입부를 지난 시점인 만큼, 영혼 체인지가 본격화되면 시청률 상승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드라마에서 웹툰으로, IP 확장의 새로운 모델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드라마 방영과 동시에 네이버 웹툰으로도 연재된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식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드라마 오리지널 IP를 웹툰으로 확장하는 '노블코믹스'의 반대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드라마의 세계관을 웹툰이라는 다른 매체를 통해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팬덤을 확장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나 감정선을 웹툰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팬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도적과 왕자의 영혼이 바뀌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과연 사극 로맨스의 새로운 흥행 공식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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